“유희야, 네가 김영에게 말했니? 그래?”원수정은 침착하지 못하고 다급하게 물었다.“지금 김영이 와서 나에게 이전에 아이를 낳은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는데, 네가 말한 거야? 허영휘는 돈을 줘서 말하지 않을 텐데!”“저 아니에요.” 원유희는 더 이상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끊어요.”핸드폰을 옆에 두고 젓가락을 들고 다시 밥을 먹는다.김신걸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원유희는 그가 이미 모든 것을 간파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네가 김씨 일가에 말했어?” 원유희가 물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 김신걸이 반문했다. 손을 뻗어 원유희의 턱을 쥐고 들어 올리며 천천히 말했다.“내가 기다린 것이 바로 오늘이야. 그 늙은이가 애써 들인 것이 도대체 어떤 년인지 보여주는 날.”원유희는 매와도 같은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고, 무서워 살짝 떨렸다.“미워?” 김신걸은 그녀를 쏘아보았고, 얼굴의 흉악한 웃음은 악마와 같았다. 원유희가 말하기도 전에 말했다.“원유희, 탓하려면 자신이 재수가 없는 걸 탓해!”턱을 풀어주었다.그의 손에 꽉 잡힌 느낌과 거칢은 여전히 피부에 남아 있다.“반년 아직도 유효해?” 원유희가 물었다.김신걸은 얼굴을 살짝 돌려 말했다.“당연하지.”원유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답안만 얻으면 충분했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여채아를 죽인 범인을 찾은 후에 미리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속임수였다.그녀는 김신걸의 곁에 있는 매 순간마다 고통스럽다, 항상 알 수 없는 위험에 처해있다.이곳의 모든 시비에 그녀는 더 이상 참여하고 싶지 않다.애들을 데리고 그들만 잘 키우면 된다.원유희는 집에 돌아와 문을 열자마자 방에 앉아 있는 원수정을 보았다.눈을 보아하니 방금 울었던 것 같다.“김영이 나와 이혼하려고 한다.”원수정이 슬퍼하며 말했다.“제가 말한 게 아니에요.”“알아, 김신걸이 말했어, 그는 내가 버림받기를 간절히 바랬어!” 원수정의 표정은 눈 깜짝
원수정이 밖에서 그녀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를 때마다 그녀의 감정을 더욱 불안하고 더욱 가라앉을 뿐이다.아마도 원유희가 더 이상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원수정도 지쳐서 떠났다.원유희는 문에 기대어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이 혼란 속에서 그녀는 지금 초래될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생각했다.바로 김영과 이혼한 원수정이 그녀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세 아이를 숨긴 원유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이다.원유희는 생각할수록 당황스러웠다.그래서 원수정은 김영과 이혼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어떡하라고? 설마 정말 김신걸을 찾아가서 자기 아버지를 설득시키라고?’‘이건 너무 기상천외한 일이지?’김영 부자가 같은 성씨만 아니었다면 이미 물과 불인지 오래었다.그리고 이번에 김영 부부의 이혼을 초래한 것도 그의 수단인데, 그가 어떻게 포기를 할 수 있겠는가?원유희는 머리를 문에 기대어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아무런 확률도 없지만 아이들을 숨기기 위해 해볼 수 밖에 없었다.고건은 사무실에 들어가 심사에 필요한 중요한 서류들을 제출했다.김신걸이 확인하면서 말했다.“김영이 원수정과 이혼하려고 하나 원수정이 동의하지 않고 냉전 중이야. 김영은 이미 집에서 나왔고.”“아무도 내 계획에서 빠져나갈 수 없어.” 김신걸의 표정은 음산했다.“그렇습니다.” 고건은 원유희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서류 확인할 때 김신걸의 손가락에 난 상처를 보고 멍해졌다.“대표님 손가락 다치셨어요?”김신걸은 손을 들어 검지의 이빨 자국의 선명한 붉은 점들을 그윽하게 쳐다보았다.“고양이가 물었어.”고건은 표정관리를 다시 하고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원수정의 일은 원유희에게 영향 주지 않은 것 같다.몸에 있는 핸드폰이 진동해서 꺼내 보았는데, 카운터에서 전화가 왔다. 고건은 전화를 받고 끊었다.“대표님, 윤설씨가 찾으십니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잠시 놀랐다.전용 엘리베이터는 곧장 아래로 내려오고, 김신걸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접객 실로 향
"원래는 김신걸을 찾아 원수정의 일을 말하려고 했는데, 보아하니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떠날 수밖에 없었다.고급 레스토랑에서의 만찬.윤설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면서 얼굴에는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출국해서도 내내 잊지 못했다.몇 년이 지난 오늘 그는 이전보다 더 매력적이었다.다행히 그녀도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네가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 나는 하나도 놀라지 않았다.”윤설이 말했다.“내 마음속의 너는 줄곧 훌륭했거든.”김신걸의 눈빛은 살짝 집중하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너는 하나도 안 변했네.”윤설은 우아하게 웃었다.“왜?”김신걸은 웃기만 하고 말은 하지 않았다. 술잔을 들어 그녀와 부딪히고 얇은 입술로 와인잔을 들어 컵을 적셨다.윤설은 술잔을 내려놓고 물었다.“너는 지금 이렇게 성공했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없어.”윤설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두 사람 사이에는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원유희는 방에서 삼둥이와 놀고 있다.옆에 있는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확인하니 라인의 전화였다. “여보세요?”“저예요, 내일 퍼펙트 성형외과에 계세요? 제 친구가 상담하러 가고 싶어 해서요. 그녀는 사각 턱이에요, 수술 가능하죠?” “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의사에게 물어봐야 합니다.”“알고 있어요, 그때 가면 저의 소개로 커미션을 챙겨가세요.”“감사합니다!” 원유희는 흥분을 참았다.“아니에요, 소개만 해줬어요, 지난번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요.”“그건 괜찮아요, 다들 일도 많고 바쁘시잖아요?”라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만약 이 주문이 성사되면, 그녀는 적지 않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정말 잘 됐다!이렇게 기쁜 순간에도 김신걸의 위치를 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오랜만이다, 드래곤 그룹이 아니었다.낮에 김신걸과 그 여자의 같이 걸어가던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 분명히 함께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 어렵지 않았다.개의치 않
“뭐라고요?” 원유희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심각해요?”“엄지손가락만 한 물집이에요, 이미 의무실에서 처리를 했어요. 제가 학교를 대표해서 사과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조심하지 못했어요..”표원식은 진심으로 사과했다.“지금 제 사무실에서 놀고 있는데, 언제쯤 오실 건가요?”원유희는 자신의 이마를 만졌는데 너무 놀라서 차가워졌다.“괜찮으시다면, 제가 밥을 먹고 갈게요. 제가 지금 손님에게 밖에서 식사대접을 하고 있거든요.”“네.”엿듣던 라인은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몸을 돌려 자리로 돌아왔다.전화를 마친 원유희가 돌아왔다.라인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동료가 저를 찾네요, 아무 일도 없어요.”원유희와 라인은 밥을 먹고 떠나려 했다.라인이 데려다 준다고 하자 원유희는 거절했다.그녀는 퍼펙트 성형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택시를 타고 바로 학교로 가야 했다.그러나 그녀는 가는 길 내내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라인의 차는 학교에서 멀지 않은 커브길에서 멈추고 원유희가 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의심스러워했다.‘설마 그 교장을 만나러 온 건 아니겠지?’하지만 원유희가 전화할 때의 말투로는 아닌 것 같았다. 아무래도 다른 일을 위한 것 같았다.그렇다면 어떤 일이 원유희를 이렇게 당황하게 했을까?원유희는 표원식의 사무실에 도착했고 유담이 소파에 앉아 앞에 작은 책상 위의 유니콘을 들고 '달리기'를 하며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엄마!” 유담은 엄마를 보고 큰 눈을 반짝였다.원유희는 다가가 유담이의 통통한 다리 종아리 위치에 있는 물집에 물약이 발린 것을 보았다.표원식이 말했듯이 엄지손가락 크기이다.“규정에 따라 학교는 배상을 해야 합니다.”표원식이 말했다.원유희는 바삐 일어섰다.“아니에요, 물집이 크지도 않아요.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이것은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에요. 학교가 잘못했으니 당연히 배상을 해야 해요.”그는 박학다식해 보이는 안경을 밀면서 고집했다. 모르는 사
원유희는 아이들을 저녁에 학교에 묵게 하고 어전원으로 갔다.대문 앞에 들어서자 멀리서 김신걸의 차가 보였고, 그녀는 마음이 불안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낼 수밖에 없다.그녀는 홀까지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들어갔다.고개를 들어 홀 안의 한 장면을 보고 선 발걸음이 갑자기 멈추었다.소파에는 김신걸이 앉아 있었는데, 그가 안고 있는 여자가 바로 드래곤 그룹에서 봤던 그 여자었다.김신걸은 그녀를 보고 검은 눈동자가 잠시 놀랐지만 품속의 여자를 놓지 않고 계속 안고 있었다.윤설은 이상함을 깨닫고 얼굴을 돌려 홀 입구에 나타난 청아한 모습의 소녀를 보고 몸을 곧게 펴고 앉았다. 얼굴에는 별로 어색함이 없었다. 정상적이고 자주 있는 일인 것 같았다.원유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 들어 있었다, 왜 여기에 다른 여자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였다.“미…… 미안해…….”원유희는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의 금지구역에 침입한 경망스러운 사람처럼 느껴져 사과한 후 몸을 돌려 급하게 도망쳤다.어전원을 뛰쳐나오고 심장이 계속 미친 듯 쿵쾅쿵쾅 뛰고 있다.그 여자가 여기에 있을 줄을 미처 생각지도 못 했다. 어떻게 알았겠는가?원유희는 앞으로 몇 걸음 걸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조금씩 계획을 세웠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김신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렇게 쉽게 받지 못할 줄 알았는데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받았다.상대방은 나지막하고 위압적인 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야?”“내가 일부러 방해하려고 한 것은 아니야, 그냥 네가 사정을 봐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엄마 일인데 한 번 도와주면 안 되겠어…… 엄마 이혼에 관한 일?” 원유는 말했다.“지금 조건 거는 거야?” 김신걸의 목소리는 휴대폰을 사이에 두고도 짙은 냉기를 느낄 수 있었다.“숨긴 것은 확실히 그녀의 잘못이지만 네가 뒤에서 김씨에게 힘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김영도 이혼하지는 않았을 거야. 만약 네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전원에 계속 눌어붙어서 안 떠날 거야 그렇게 알아.
이전에 휴대폰에 저장했던 김명화의 번호를 삭제하지 않았다. 원유희는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였다.게다가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두 사람은 당연히 연락을 하지 않는 게 맞았다.지금 김명화가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것일까?“엄마, 나쁜 사람이에요?” 상우가 물었다.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그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아니야.”아이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아무렇지 않게 베란다에 가서 받았다.“무슨 일로 왔어?”“아파트 앞이야, 내려와 잠깐 얘기해.” 김명화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의도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어떻게 그럴 필요가 없겠어? 너한테 공유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이 있는데.”원유희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김명화와 공유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난 관심 없어.”김명화는 그녀가 전화를 끊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만약 네가 내려오지 않는다면, 나는 올라가서 네 집 문을 두드릴 거야.”원유희는 안색이 불쾌했다, 역시 같은 피가 흐르는 김씨 사람들이다, 김신걸과 하는 짓이 똑같았다!그녀는 김명화가 올라와 아이들을 발견하게 할 수는 없으니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전화를 끊고 원유희는 삼둥이에게 말했다.“엄마 내려갔다가 바로 올라올게, 나가지 마?”“알겠떠요!”삼둥이는 이구동성으로 귀엽게 답했다, 엄마의 말을 항상 잘 들었고 사고 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그들은 머리를 맞대어 상의했다.“엄마 내려가서 뭐해?” “걸려온 전화 때문이야!” “나쁜 사람일까?” “아니면 아빵?” 유담은 눈을 번쩍 떴다.조환은 작고 통통한 손을 유담의 손등에 올려 엄숙하게 말했다. 두 통통한 손이 겹쳐져 마치 찐빵처럼 귀엽기 그지없었다.“아빠는 이제 우리 아빠가 아니야!”“우리는 꽁꽁 숨어서 나중에 아빠에게 깜짝 선물을 줘야 해!” 상우.“우린 놀자!” 유담은 땋은 머리가 대롱대롱한 채 말했다.원유희가 아파트를 나서자 도로 옆에 은색 아우디 A8이 밤하늘 아래 고
“응!” 원유희는 불편해서 눈살을 찌푸렸다.“그렇게 두려워하지 마. 나는 김신걸에게 말하지 않을 거야.” 김명화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솔직하게 말해서 정말 의외였어. 둘이 그렇게 일찍부터 함께 한 줄은 몰랐어. 제일 중요한 건 김신걸이 아직 모르고 있다는 거지?”원유희는 더 이상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아무리 무서워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적어도 알게 된 사람이 김신걸이 아니니 만회할 여지가 있다.그녀는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눈동자를 진정시켜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으건데? 날 이걸로 위협하려고?”“아니 우리 함께 김신걸을 상대하는 게 어때?”김명화의 눈빛은 웃는 듯 아닌 듯했다.“뭐라고요?” 원유희는 의아해했다.“둘…… 형제 잖아?”“정확하게는 사촌 형제지.” 김명화는 그녀의 말을 바로잡았다.말의 뜻은 결코 친하지 않다는 것이다.원유희의 첫 반응은 거절이었다, 김신걸과 맞서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다만 그녀는 이것이 김명화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뭐…… 그래서 어떻게 상대할 건데?”“아직 생각은 하지 못 했어. 차라리 내일 데이트부터 시작하자. 걱정하지 마. 지금 김신걸의 곁에 다른 여자가 있어.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야.”원유희는 그 여자를 떠올리며 많은 정보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생각하며 물어보았다.“김신걸이 좋아한다 여자를 말하는 거야?”“알아봤어? 우리 형과는 오래전에 만났고 윤설이라고 해. 우리 큰어머니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후부터 그녀의 가족이 외국으로 이민을 갈 때까지 줄곧 우리 형 곁에 있어줬다.”‘역시 중요한 사람이었어.’윤설에 대한 김신걸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었다.“내일 점심에 퍼펙트 성형으로 데리러 갈게.” 김명화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만지고 차를 향해 돌아섰다.원유희는 도로 옆에 서서 김명화의 차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혼란스럽고 두려웠다.그녀는 김명화에게 들킬 줄은 전혀 생각지
.김신걸이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옆에는 아름답고 어여쁜 윤설이 있었다.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검은 눈동자가 쓸어오는데 마치 서리가 끼얹은 것처럼 사람을 섬뜩하게 한다.원유희는 놀라서 시선을 거두고 척추를 꼿꼿이 하고 똑바로 앉았다.“갔어, 너무 신경 쓰지 마. 내가 말했지, 그의 눈에는 지금 윤설밖에 안 보인다고, 너의 자리는 없어.” 김명화는 별로 개의치 않고 떠난 사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원유희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고의로 한 거지!”김명화는 자신의 목적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너도 김신걸이 어떤 반응인지 보고 싶지 않아? 네가 원하는 것은 또 어떤 반응인지?”원유희는 눈빛을 거두고 생각에 잠겼다.확실하다.그녀가 뭘 하든 김신걸이 다 무시를 하면 그녀는 자유로운 몸이 될 때까지 얼마나 더 필요할까?반년 기한을 채울 필요가 전혀 없다.더 정확히 말하면 제성에 있어도 안전하다.물론 아이가 있다는 이 비밀 감추기 위해서는,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그녀는 김신걸이 있는 도시에 남지는 않을 것이다!밥을 먹은 후, 김명화는 직접 그녀를 퍼펙트 성형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다, 신사적인 모습이 마치 그들 사이의 관계가 아주 가까운 것 같았다.하지만 원유희는 좋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차에서 내려 바로 떠났다.김명화도 개의치 않았다.“퇴근하면 데리러 올게.”“??” 앞으로 걸어가던 원유희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뒤돌아보니, 그 아우디 A8은 이미 차량들 사이로 들어갔고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만 의문스러웠다.‘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가 있어?’오후 내내 원유희는 불안 속에서 지냈다.김신걸이 갑자기 튀어나올까 봐.한 시간 한 시간이 지나가자 그제야 원유희는 마음을 놓았다.김신걸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걸 보면 이제 더는 나타나지 않겠지?5시에 단골 고객이 지방 흡입한다고 해서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고 모두 야근을 했다.퇴근하고 나왔을 때는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