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운희는 미간을 구기더니 몸을 돌리며 말했다.“어쨌든 당장 사람을 놓아주세요!”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언니는 시집을 갔고 그녀의 어머니마저 앓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와 싸우고 싶지는 않았으나 서송원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둘 다 얻고 싶었다.그러나 저낙은 그녀와 서송원이 인연이 아니라고 했다.그래서 낙운희는 좋은 일을 하고 착한 일을 해서 자신의 나쁜 점을 고치려 했다. 어쩌면 하늘이 그녀를 동정해 서송원과 인연을 만들어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낙월영은 낙운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빛이 차가워졌고 어조 또한 평온해졌다.“그래. 사람을 놓아주마. 대신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거라.”낙월영은 뒤에 있는 사내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낙월영은 신난 얼굴로 말하면서 몸을 돌렸고 그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손날로 그녀를 내리쳤다. 낙운희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져서 그대로 쓰러졌다.사내가 물었다.“이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당신의 계획을 모두 알았는데.”낙월영은 고개를 숙여 낙운희를 보며 안타까운 듯 얘기했다.“죽이거라. 어차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앞으로 천천히 태부부의 사람들을 사이좋게 저승으로 보낼 생각이었다.낙월영은 방을 나서면서 느긋하게 말했다.“너희들은 충분히 즐기거라. 느지막하게 사람들을 불러들일 테니.”“알겠습니다.”방문을 닫은 뒤 두 사내는 다시 침상 곁으로 가서 누가 먼저 할 것인지 의논했다.“그럼 사양하지 않겠소.”사내는 그 말과 함께 침상을 향해 몸을 날렸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낙청연은 눈을 번쩍 뜨더니 발길질했고 그 남자는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두 사람은 깜짝 놀랐고 다른 사내는 낙청연을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낙청연은 그의 손목을 잡고 몸을 피하더니 내친김에 공격해 그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 사내는 침상에 세게 부딪혔다.낙청연은 몸이 가벼워 그대로 바닥을 박차고 뛰었다.두 사람은 아픔을 참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셋째 형님,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낙월영처럼 여리여리한 여자가 부설 낭자께 무슨 짓을 하겠습니까? 형님 혼자 낯짝 두껍게 상무원에 오면 될 것을 왜 굳이 절 데리고 온 것입니까? 전 관리들과 왕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꾸 저와 엮이려고 하신다면 조정에서 형님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절 노리면 어찌합니까? 제 조용한 일상을 망치려고 하시는군요.”부경리와 부진환은 현재 상무원 대문 밖에 서 있었다.“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리 많냐?”부진환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부진환은 낙월영이 낙청연에게 무슨 짓을 할까 두렵지는 않았다. 낙청연은 절대 손해 볼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낙월영이 낙청연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될까 두려웠다.게다가 낙월영이 특별히 부설을 상무원에 데려왔으니 절대 단순히 먹고 놀려는 것이 아닐 터였다. 낙월영은 반드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혹시라도 일이 크게 번지면 낙청연의 신분이 발각될까 두려웠다.두 사람이 대문을 지나 들어섰을 때 부경리는 이미 핑계까지 다 생각해 두었다. 그런데 대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었고 마당도 텅 비어서 아주 조용했다.“여기에 왜 사람이 한 명도 없답니까?”부경리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부진환은 후원 쪽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았다. 그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부진환은 곧바로 후원으로 향했고 부경리는 그의 뒤를 따랐다.짙은 연기와 거센 불길 때문에 모든 출구가 가로막혔다. 큰불이 옷깃을 태웠고 찌는 듯한 열기에 델 것 같았다.낙청연은 이불을 끌어 내려 주전자 안에 담긴 물을 전부 그 위에 쏟고는 그것을 낙운희의 몸에 씌워줬다.그리고 그녀는 세게 방문을 걷어찼다.그런데 바로 그때 밖에서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불을 끄세요! 불을 끄세요!”물이 한 바가지 한 바가지 쏟아졌지만 낙청연은 오늘 상무원에 모인 사람들이 전부 공자나 영애들이라 소용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불을 끄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다시 한번 문을 걷어찼으나
도망쳤다고?그럴 리가!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낙월영을 부경리의 품속으로 밀치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박찼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불길이 방문까지 옮겨붙으면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통째로 뜯겨 나갔다.온몸이 시커멓고 치맛자락에 불이 붙은 사람이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낙운희를 반쯤 업고 반쯤 끌면서 문을 박차고 나왔다.그러나 충격이 너무 컸는지 방문이 뜯겨나가는 순간 위쪽에 있던 대들보가 위에서 떨어졌고 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순간, 억센 힘이 그녀를 붙잡았고 발이 허공에 떴다.그 순간, 큰 불길이 밖으로 터져 나왔고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듯하더니 낙청연은 부드러운 몸 위로 쓰러졌다.눈을 떠보니 그녀의 아래에 부진환이 깔려 있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방 안에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부경리는 재빨리 낙운희를 일으켰고 그녀를 옆에 뉜 뒤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그는 곧 화가 난 얼굴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누가 안에 사람이 없다고 했소?”사람들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들도 안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낙월영은 안색이 아주 좋지 않았고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했다.부설이 도망치다니!게다가 낙운희까지 살리다니!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낙청연은 부진환의 가슴팍에 기댄 채로 오래도록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녀는 몸 군데군데에 화상을 입었고 대량의 연기를 흡입한 터라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그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그녀의 호흡 소리를 듣자 부진환은 마음이 아렸다.그런데 바로 그때 낙월영이 어깨의 상처를 누르며 걸어왔고 걱정스레 물었다.“부설 낭자, 괜찮소? 왜 방 안에 있던 것이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져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녀는 낙월영의 어깨에 입은 상처를 보더니 냉소를 흘렸다.그녀는 이내 손을 들어 낙월
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이자를 감싸시려는 겁니까?”낙청연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으면서 굳이 물었다.그리고 그녀가 얻은 답은 부진환의 따귀였다.갑작스러운 따귀에 낙청연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아 들더니 미간을 구기며 낙월영을 보았다.“얼른 의원을 부르거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왕야!”낙월영은 마음이 급했는지 다리에 힘이 빠졌고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그래도 정신을 잃었다.옆에 있던 사람이 그녀를 다급히 부축했고 연신 놀란 소리를 했다.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그 장면을 보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낙월영을 구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으나 그는 자신의 이성에 기대어 품 안에 안긴 낙청연을 보았다.그녀의 가면에는 금이 나 있었다. 만약 지금 그녀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그녀의 신분이 발각될 것이었다!부진환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지만 이내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부경리는 그 모습을 보더니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낙운희를 안아 들었다.관청의 사람들이 왔고 빠른 속도로 마당으로 향해 불을 끄고 있었다.부진환은 마차에 오른 뒤 말했다.“난 우선 부설을 데리고 돌아갈 것이다. 넌 운희 낭자를 태부부로 보내거라.”“알겠습니다.”부경리는 대답을 마친 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품 안에 안긴 사람을 보았다.낙청연은 부설루의 방 안에 정신을 차렸고 미약한 약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간질였다.“낭자, 일어나셨군요!”진 어멈은 흥분한 얼굴로 다급히 그녀를 부축했다.“낭자, 얼른 약을 드세요.”낙청연은 아픈 목을 어루만지면서 쓰러지기 전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렸다. 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누가 날 데려온 것이오?”“섭정왕입니다!”진 어멈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것 같았다.“왕야께서 아주 초조한 얼굴로 오셔서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저희는 손도 못 대게 하더군요.”그 말에 낙청연의 안색이 흐려졌다.“옷을 갈아입히다니?”낙청연은 고개를 숙인 뒤 자신이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음을
바로 그때, 안에서 아역(衙役) 한 명이 시체 두 구를 들고나왔다. 흰 천이 바람에 휘날리자 안에 까맣게 탄 시체가 보였다.아마도 낙청연에게 맞아서 기절한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인 듯했다.“어머나, 세상에. 내 집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이냐? 내 상무원이!”다급하면서도 허둥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화려한 의복을 입은 사내 한 명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엉망진창이 된 상무원을 보는 순간 그 사내는 바닥에 주저앉더니 통곡하기 시작했고 주위 사람들은 그를 위로했다.“휴, 류 장궤는 운이 정말 좋지 않소.”“류 장궤, 다시 새로 고쳐보시오. 원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낙청연은 주위 사람들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이 상무원의 주인인 류흥화(劉興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상무원은 그가 18명의 수재를 모셔서 설계도를 만들고 3년에 걸쳐 지은 것이었다. 그 안의 크고 작은 경치에 그는 자신의 모든 심혈을 기울였다.상무원은 신분이 높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만 빌려줬었다. 평범한 백성들이 들어간다면 그 경치를 아낄 줄 모를까 걱정되어서 말이다.그런데 상무원은 이번에 처참히 파괴됐다. 류흥화는 큰 충격을 받고 바닥에 주저앉았고 낙청연은 그에게 상무원을 빌린 것이 낙월영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후원의 방에 어쩌다가 불이 붙게 됐는지 물을 생각이었다.그러나 많은 사람이 류흥화를 둘러싸고 그를 위로하고 있었기에 낙청연은 기회를 찾지 못했다.어쩔 수 없이 그녀는 류흥화가 주동적으로 상무원을 떠날 때 몰래 그의 뒤를 쫓았다.그러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눈물을 질질 짜던 류흥화는 돌아서자마자 표정이 달라졌다. 그는 전혀 슬퍼 보이지 않았다.낙청연은 곧장 그에게 다가갔다.“류 장궤.”류흥화는 살짝 당황하더니 몸을 돌렸다.“날 찾은 것이오?”낙청연이 물었다.“류 장궤는 이 불이 어쩌다 붙은 것인지 알고 계십니까?”류흥화는 그 말에 손을 내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 얘기는 듣고 싶지 않소. 더는 내 앞에서 상무원 얘기를 꺼내지 마시오.”말을 마
그 말에 낙청연은 놀랐다.“낙월영입니까?”그녀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낙월영뿐이었다. 낙월영이 오히려 억울하다고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하 대인이 말했다.“가면 알게 될 것이오.”낙청연과 하 대인의 관계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을 게 없었다. 그렇기에 낙청연은 관청으로 끌려갔다.관청에 도착하니 많은 행인이 둘러싸고 있었고 인기척이 아주 컸다.공무를 보는 곳에 들어서자 낙월영이 보였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한 초췌한 얼굴로 의자 위에 앉아있었다. 얼마나 허약한지 사람들은 큰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러나 놀라운 것은 낙월영을 제외하고 다른 한 사람이 있었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낙운희였다.낙운희는 이미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하지만 그녀의 미간에 검은 기운이 있었고 마치 칼처럼 날카로웠다.하 대인은 자신의 위치에 앉아 위엄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누가 관청에 고한 것이오?”낙청연의 시선은 줄곧 낙월영에게 멈춰있었다. 낙월영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그러나 날카로운 소리는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저입니다! 오늘 상무원에 큰불이 붙어 저는 하마터면 상무원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부설이 살인하려 했다고 고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린 그녀는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낙운희를 바라보았다.하 대인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증거는 있소?”낙월영은 원수를 보듯 증오 가득한 얼굴로 낙청연을 쏘아보며 화를 냈다.“오늘 전 상무원에서 부설이 남몰래 낙월영을 해치려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설은 절 발견하고는 절 기절시켰습니다. 비록 불을 지른 것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아마도 부설일 겁니다! 그녀는 저와 월영 낭자를 같이 죽이려 했습니다!”낙청연은 속으로 충격을 받았다.낙운희는 미친 것일까? 낙운희를 해치려 했던 사람은 낙월영이었는데 왜 낙월영을 위해 진실을 감추고 부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일까?하 대인은 곤혹스러웠다. 그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불에 갇힌 사람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 대인을 보며 말했다.“대인, 오늘 제가 겪은 일은 그와 완전히 상반됩니다.”낙청연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전부 얘기했고 낙운희는 불같이 화를 냈다.“말도 안 되오! 월영 낭자가 당신을 해치려고 했는데 내가 그 장면을 보아서 월영 낭자가 날 죽이려 했다니! 분명 당신이었소! 작당하고 있던 건 당신이란 말이오!”낙운희는 얼마나 화가 난 건지 발을 동동 굴렀다.낙처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낙운희를 자세히 살폈다. 그녀의 미간에 있던 칼날처럼 날카로운 검은 기운이 점점 더 세졌고 눈빛 또한 많이 혼탁해졌다.낙청연은 평온하게 얘기했다.“저한테 증거가 있습니다! 낙월영은 절 후원의 정자로 불러서 저에게 백화소를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 안에는 예사롭지 않은 약이 있었지요. 계화소 안의 약과 더해진다면 몇 시진 동안 깊은 잠에 빠지게 됩니다. 대인, 확인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비수는 제가 후원에서 찾은 것입니다. 낙월영을 다치게 했다는 그 비수겠지요. 어떤 범인이 월영 낭자를 비수로 한 번 찌른 뒤 도망가겠습니까? 게다가 무기까지 아무 데나 버리고요. 이 비수가 어디에서 왔는지 대인께서 한 번 조사해 보시지요. 아마 조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피가 묻은 비수를 본 순간 낙월영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범인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소?”하 대인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증거물을 보니 부설 낭자의 말이 그 당시 상황과 더욱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군. 만약 부설 낭자가 범인이었다면 왜 자신을 방 안에 가두었겠소? 그리고 월영 낭자가 말한 그 검은 옷을 입은 살수는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본 적 없소. 게다가 흉기를 현장에 버리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혹시나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솔직히 얘기하시오. 그렇다면 벌을 줄여줄 수 있소!”낙월영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굴을 가리고 기침하기 시작했다.낙운희는 극도로 분노
또 증인이 있다니?오늘은 증인들이 전부 제 발로 직접 찾아온단 말인가?곧이어 한 여인이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었다.“대인, 저는 부설루의 왕월청(王月清)이라고 합니다.”“무슨 증언을 할 생각이오?”하 대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왕월청이 대답했다.“대인, 전 죽은 두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부설루의 후문에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 부설 낭자와 함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그 말에 하 대인과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두 사람은 새까맣게 탔는데 어떻게 알아봤다는 말이오? 헛소리하지 마시오. 누구를 세 살짜리 애로 보는 것도 아니고.”낙청연이 싸늘하게 말했다.왕월청은 확실히 부설루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그녀를 본 적만 있을 뿐 그녀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에야 그녀의 이름을 알았다.하지만 왕월청은 단언했다.“밖에 시체를 찾는 포고를 보았습니다. 가서 보니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부설루 후문에 나타났던 그 두 사람이 맞습니다!”낙운희가 코웃음을 쳤다.“진실이 밝혀졌군요. 부설 낭자가 월영 낭자를 해치려고 했다는 증언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큰불이 붙었던 것이지요! 두 사람이나 죽었는데 목숨으로 그 죄를 갚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낙청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증거도 없이 겨우 당신들의 말로 진실이 밝혀졌다고 하셨습니까? 끝없이 쏟아지는 사람들의 증언 자체가 아주 비정상적인 일인데 말이죠. 제가 상무원에 죽지 않았으니 다들 두려운 것이겠지. 그래서 이렇게 급급히 저에게 죄를 물어 절 죽이려는 것이 아닙니까?”하 대인은 미간을 구겼다. 자꾸만 찾아오는 증인들은 확실히 의심스러웠다.“당신들이 한 말은 전부 다 조사할 것이오! 증언이 진실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때 죄를 묻겠소! 부설과 조대표를 옥으로 끌고 가거라.”그렇게 낙청연과 조대표는 옥으로 끌려갔다.그것은 낙청연이 두 번째로 옥에 갇히는 것이었다.그것도 예전에 갇혔던 곳이라 아주 익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