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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너!”

깜짝 놀란 부진환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낙청연은 비수를 자신의 목젖에 갖다 대더니 울면서 빌었다.

“왕야, 제발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제발, 절 가만히 놔두세요. 꼭 제 얼굴을 보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죽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낙월영 대신 시집을 와서도 안 되었고 왕야와 낙월영을 건드려서도 아니 되었습니다. 제가 이 꼴이 된 것도 전부 자업자득입니다! 제발 제 마지막 존엄을 지켜주세요, 왕야!”

낙청연은 거의 무너질 듯이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고 있었고 그녀가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이 되어 부진환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낙청연은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그가 알고 있던 낙청연이 맞는 걸까?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두려움 가득한 그녀의 울부짖음에 부진환의 미간이 더욱더 좁혀졌다.

밖에 있던 이들은 서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전부 들었고 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예전의 왕비는 고집스럽고 대쪽 같은 성정이었다. 왕야에게 대들면서 그에게 굴복하려 하지 않았고 벌을 받는다고 해도 절대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왕야에게 얼굴을 보이는 게 무서워 울면서 그에게 사정했고 심지어는 죽겠다면서 협박했다.

무엇이 그녀를 무너지게 만든 걸까?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한 사람이 망가지게 된 것일까?

부진환 역시 그들과 똑같은 의문이 들었다. 그는 바닥에서 몸을 덜덜 떨고 있던 낙청연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졌다.

“가보거라.”

부진환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면서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허락이 떨어지자 낙청연은 가면을 힘껏 부여잡고 바닥에서 모자를 주워 든 뒤 황급히 서방에서 뛰쳐나갔다.

정원 밖에는 부운주가 있었다.

그는 황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위로하려 했다.

“청연,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대의 얼굴은 제가 치료할 수 있습니다.”

고 신의는 의술이 고명했으니 분명 그녀의 얼굴을 고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낙청연은 당황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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