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5화

이것을 부씨 가문의 천하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분명 엄씨 가문의 천하였다.

부진환은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에게 휘둘러지는 게 싫다면 이 아이를 어떻게든 지켜야 합니다. 만약 사내아이라면 황제의 장자가 되겠지요. 그래야 장차 희 귀인(曦貴人)이 황후의 자리를 다툴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엄씨 가문의 딸이 황후가 된다면 엄씨 가문의 통제 아래 평생을 살게 될 겁니다.”

부진환의 말에 부경한은 위기를 느꼈고, 또 이러한 압박감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부진환의 옷자락을 잡으며 얘기했다.

“형님, 지금 제가 기댈 수 있는 건 형님뿐입니다. 저에게는 좋은 방법이 없으니 형님께서 방법을 생각해주세요.”

부진환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시가 지났기에 성문은 닫혀 있는 상태였다.

어멈은 그들을 성안의 객잔으로 데려가 하룻밤 묵게 했다. 그녀는 대신 돈을 지불하고 나서는 그들을 위해 먹을 것과 마실 것까지 시켜줬고 내일 정오쯤에 그들을 데리러 진으로 가겠다고 얘기해두었다.

어멈은 그들을 위해 세 개의 방을 잡아줬으나 세 사람은 같은 방에서 묵었다.

부엌으로 가서 뜨거운 물을 가져온 지초 덕분에 세 사람은 방안에서 족욕을 할 수 있었고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천초야, 네가 쓴 약재들이면 충분하니 너무 비싼 것은 쓰지 말거라.”

낙청연의 당부에 송천초는 웃으며 대꾸했다.

“괜찮습니다. 저도 다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천 냥이라는 큰 액수를 요구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진찰비와 사례금까지 더하면 만 냥은 족히 될 텐데요.”

낙청연이 말했다.

“섭정왕과 함께 있었으니 황실 사람이 아니겠느냐? 그런데 돈이 부족할 것 같더냐? 그리고 값을 제멋대로 부른 것도 아니다. 앞으로 수도에서 계속 장사를 해야 할 텐데 가격을 너무 높게 불렀다가 소문이라도 나는 날엔 날 찾으려는 사람이 없겠지.”

그녀의 말에 송천초와 지초는 깜짝 놀랐다.

“왕비 마마께서는 수도로 돌아올 생각이십니까?”

지초가 흥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