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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별원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등 어멈은 괜히 초조해졌다. 왕비는 어디 있는 걸까?

면사를 쓰고 사내 차림을 한 사람이 뒤늦게 도착해 등 어멈에게 다가갔고 등 어멈은 그를 경계했다.

“당신은 누구시오? 감히 섭정왕부의 별원에 제멋대로 들어오다니?”

낙청연은 면사를 치우면서 말했다.

“등 어멈, 나다.”

그 말에 등 어멈은 잠시 의아해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상대를 자세히 살펴봤고 믿기지 않는 듯이 말했다.

“왕비 마마… 십니까?”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등 어멈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못 본 지가 한 달이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살이 이렇게나 많이 빠진 것입니까? 몸은 괜찮으십니까? 아주 큰 상처를 입으신 건 아닙니까?”

걱정 가득한 등 어멈의 표정에 낙청연은 웃으며 대꾸했다.

“아니다. 나는 아주 건강하단다. 살이 빠지면 좋은 것이지, 걱정하지 말거라. 등 어멈이 별원에 오다니, 왕야가 가보라고 시킨 것이더냐?”

등 어멈이 대답했다.

“소유가 가보라고 하더군요. 저더러 별원에 별다른 일은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아마 제가 몰래 왕비 마마께 물건을 가져다주길 바란 것일지도 모르지요.”

낙청연은 싸늘한 얼굴로 웃었다.

“왕야께서는 나더러 자생, 자멸하라고 하셨지. 그런데 소유가 감히 너에게 물건을 가져다주라고 할 리 있겠느냐?”

“왕비 마마, 저도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만 왕야께서는 분명 홧김에 그리 얘기한 것일 겁니다. 그러니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세요.”

등 어멈은 그 말과 함께 손에 든 바구니를 열어 보였다.

“제가 약재를 가져왔습니다. 왕비 마마께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은냥도 가져왔으니 먼저 쓰세요.”

낙청연은 미소 띤 얼굴로 은냥을 도로 넣었다.

“난 돈이 모자라지 않으니 네가 쓰거라. 소유가 널 보냈다면 더는 그 호위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구나. 돌아가서 소유에게 말하거라. 내 병세가 더욱 심각해졌고 이제 곧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왕야께는 얘기하지 않아도 되지만 낙월영에게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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