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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신의에게 약재가 있으니 신의의 약재를 쓰는 게 좋겠군. 돈은 상관없소. 얼마나 들던 다 줄 수 있으니.”

부경한이 뒷짐을 지고 걸어왔고 부진환도 그의 뒤를 따랐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부진환과 눈이 마주친 낙청연은 곧바로 시선을 피했으나 부진환의 시선은 낙청연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어쩐지 상대의 몸짓과 목소리가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몸매를 보면 전혀 아니었다.

“저 신산은 왜 얼굴을 가린 것이오?”

떠보는 듯한 부진환의 싸늘한 목소리가 느긋하게 울려 퍼졌다.

낙청연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제가 고뿔에 걸렸습니다. 부인께서는 몸이 허약하시니 혹시라도 저한테서 옮으실까 염려되어 면사를 쓴 것입니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진환의 시선에 낙청연은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으리라 생각했다.

한 달 동안 구란선삼으로 몸조리를 한 덕에 체내의 독소가 천천히 빠지며 돼지처럼 살쪘던 몸이 이제는 그저 통통한 편이 되었다.

게다가 이러한 몸매는 사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 그녀는 부진환이 자신과 낙청연을 연관시키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저희는 약재값 외에 따로 진찰비와 사례금을 받을 것입니다.”

낙청연은 곧바로 본론을 얘기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얼마를 주든 상관없었겠지만 부진환이 이곳에 있다면 한 푼도 덜 받아서는 안 됐다.

부경한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

“말해보시오. 얼마면 되오?”

낙청연이 대답했다.

“진찰비와 사례금까지 더하면 오천 냥입니다. 약재값 역시 오천 냥이고요.”

그 말에 부진환이 미간을 구겼다.

“그렇게 비싸단 말이오?”

낙청연은 그의 말에 웃었다.

“비쌉니까? 저희의 약재는 결코 평범한 약재가 아닙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전혀 비싸지 않습니다.”

부경한은 부진환을 밀면서 얘기했다.

“이 정도 돈은 제가 낼 수 있으니 값을 깎을 필요는 없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낙청연을 보며 말했다.

“돈을 받으면 저 신산은 일을 깔끔히 해결해야 할 것이오.”

낙청연은 덤덤히 대꾸했다.

“앞으로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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