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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4화

얼마 지나지 않아 심부설은 해독환이 효과를 발하여 약간 정신이 들었다.

낙요를 힐끗 쳐다보더니, 또 그녀 등 뒤의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굴욕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한순간 무너져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낙요는 심부설의 미간에서 한 줄기의 흑기를 보았다.

죽음은 숨결이었다.

“당신 독은 이미 해독했습니다. 오늘 일은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경도를 떠나면 당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일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남을 위해 자기 목숨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 밖에 낙요는 어떻게 심부설을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심부설의 비통하고 수치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낙요는 이 약이 심부설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수치심 때문에 굴욕을 느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약을 타는 그런 짓은 못한다.

아마 심녕 짓일 것이다.

심부설은 놀라운 표정으로 낙요를 쳐보았다.

왜 자신이 자결하려는 던 것까지 낙운이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가 충고하는데 심녕과 왕래를 끊는 게 좋겠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언니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방 안에서 나왔다.

고개를 돌리니 심녕이 이미 계단을 올라 복도까지 왔다.

“왕야, 어찌 언니한테 이럴 수 있습니까?” 심녕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억울하다는 듯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언니에게 오직 왕야뿐입니다. 정녕 언니를 버린다는 말입니까? 언니를 남겨두십시오!”

심녕은 이런 결과가 억울했다.

이게 다 천박한 계집 낙운 탓이다.

낙운이 나타나서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면, 어쩌면 왕야와 언니는 이미 성사됐을 것이다!

그런데 심녕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부진환이 살기가 가득한 두 눈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는 심녕의 목을 확 졸랐다.

강렬한 질식감이 엄습해 오고, 심녕의 몸은 그대로 들렸으며 죽음의 공포가 덮쳐왔다.

심녕은 발버둥 치며 말을 할 수 없었고, 절망의 눈빛으로 방안의 심부설을 쳐다볼 뿐이었다.

심부설은 기어 일어나 비틀거리며 부진환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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