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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5화

“대제사장님도 확신이 없지 않습니까?”

낙요는 시선을 들며 반박하려 했다.

그런데 부진환이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대제사장님이 침서와 혼인하려는 건 주변인들을 지키기 위해서겠지요.”

“맞습니까?”

“대제사장님을 향한 침서의 마음이 투명하니 그와 혼인하면 기회를 틈타 그를 죽여 구십칠의 복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겠지요.”

“계진을 구하기 위해 침서와의 혼인을 약조한 것처럼 말입니다.”

“대제사장님은 항상 정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청연, 당신은 홀로 침서를 상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당신이 자신을 희생해 자기들을 지켜주길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친우니까 함께 싸워야지요.”

“아무리 강한 사람도 절대 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 싸운다면 침서를 죽일 방법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낙요는 코끝이 찡해졌지만 일부러 감정을 억누르며 부진환이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사실 부진환은 다 알고 있었다.

한참 뒤에야 평정심을 되찾은 낙요는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보았다.

“날 잘 안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내가 침서와 혼인하는 것이 그의 권세를 노린 거나. 그가 내게 잘해줘서일지도 모르지.”

“그는 다른 건 다 포기하고 나와 숨어서 살 수도 있소.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는 나만을 좋아했소. 난 그의 마음속에서 언제나 첫 번째겠지. 그에게 나보다 중요한 사람은 없소.”

“침서가 나쁜 짓을 한 건 사실이지만 난 그가 변할 것이라고 믿소. 그의 집념은 나이기 때문에, 내가 그와 혼인한다면 어쩌면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을지도 모르오.”

“이렇게 좋은 방법을 왜 마다하겠소?”

낙요의 말에 부진환은 가슴이 쓰렸다.

어떤 방면에서 그는 확실히 침서보다 못했다.

부진환은 항상 후회했다.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낙요는 이내 그릇과 젓가락을 거두어 갔고 또 부진환을 위해 약을 달인 뒤 살짝 식혔다.

부진환은 지금 기가 허하기 때문에 육류로 체력을 보충해야 더 빨리 나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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