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부진환의 손에 약을 발라주고 상처를 싸매 준 후, 부엌으로 갔다.그녀는 산나물을 깨끗이 씻어 볶았고, 닭고기 국을 끓였다.다만 불을 피우는 건 좀 서툴렀기 때문에 불길은 금세 꺼졌고, 연기에 숨이 막혀 줄곧 기침했다.부진환이 보더니 재빨리 앞으로 걸어왔다. “이리 주시오.”낙요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부진환은 매우 능숙하게 불을 피웠고, 불길은 아주 빨리 다시 활활 타올랐다.그제야 낙요는 부진환이 그전에 원 주방장과 함께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며 원 주방장의 뛰어난 솜씨를 많이 배웠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모든 건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그는 매일 그녀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었다.이 사람은 더없이 존귀한 섭정왕이다. 이런 그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이러한 사실은 낙요의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했다. 반드시 부진환을 돌려보내야 한다고.낙요는 냉정하게 부진환을 대하려고 말도 섞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부진환은 불을 지폈고, 낙요는 요리를 볶았다.요리가 다 되면, 부진환은 알아서 접시를 건넸다.낙요가 닭고기 국을 담으면, 부진환은 손수건을 들고 국을 받아 갔다.곧이어 그들은 풍성한 점심을 먹었다.밥을 먹고 나서 낙요가 말했다. “오후에 나갔다 와야 하오. 그러니 당신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집에서 쉬시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요는 채비를 마치고 바로 떠났다.약재를 캐러 갔다.오라버니가 암시장에 다녀오려면 적어도 2일에서 3일은 걸린다. 하나 부진환의 상처는 특수한 약재가 필요했다.마을 의관에 가서 수소문해 보았지만, 모두 없다고 했다.그래서 낙요는 어쩔 수 없이 산으로 올라갔다.하지만 낙요가 떠난 후, 부진환도 슬그머니 낙요의 뒤를 따라나섰다.낙요는 산에서 몇 시진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막 포기하려는 순간, 햇빛이 짙은 안개를 뚫고 모습을 드러내더니, 갑자기 멀지 않은 절벽에 약초 한 그루가 은은한 광택을 띠고 있었다.그 약초는 순간
낙요는 순간 오금이 저렸다.하지만 그 순간 벼랑 위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낙요는 깜짝 놀랐다.고개를 들자, 부진환이 보였다.“내 손을 꽉 잡으십시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몹시 긴장했다.하지만 낙요는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부진환의 손을 잡았고 그는 즉시 그녀를 끌어올렸다.몸에 상처가 있는 부진환은 너무 벅찼고, 낙요 역시 힘들었다.위험에서 벗어난 두 사람은 벼랑 위에 드러누워 숨을 헐떡이었다.“여긴 어떻게 왔소?”낙요는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바라봤다.부진환은 여전히 가슴이 떨렸다. “내가 오지 않았다면, 당신은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무슨 약인데 직접 캐러 나오신 겁니까?”“당신은 대제사장이니, 필요한 건 남들이 다 갖다주는데 말입니다.”하지만 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건 내 사주에 이 재난이 없다는 걸 설명하오.”부진환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려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주위에 구름이 감돌았고, 마치 손에 닿을 듯했다.낙요는 그제야 이곳 경치가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느꼈다.부진환의 표정은 근심이 가득한 듯했지만, 낙요는 물어보지 않았다.두 사람은 산꼭대기 위에 한참 누워있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졌다.낙요는 그제야 일어났다. “일어나시오, 인제 돌아가야 하오.”“밤에 산짐승들이 나올까 봐 두렵습니다.”낙요는 부진환을 끌어당겼다.몸을 일으킨 부진환은 낙요의 바구니에 든 용삼을 보고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그의 마음은 몹시 아팠다.낙요는 앞에서 걸었고, 부지환은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한참 후에 오두막으로 돌아왔다.낙요는 오자마자 용삼으로 약을 끓여 부진환에게 주었다. 부진환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그릇을 비웠다.낙요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 그리고 채소 몇 가지를 데워놓고, 부진환을 불렀다.다만 낙요에 비해 부진환의 마음은 다소 무거웠다.“몸은 어떻소? 어제보다 좀 낫지 않소?”부진환은 고개를 살짝
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알겠다니 다행이오.”그녀는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소? 내가 해주겠소.”낙요는 기쁜 마음으로 물었다.환하게 웃는 낙요를 보니, 부진환의 마음도 순간 즐거워졌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과 함께 마을에 가보고 싶습니다.”낙요는 흠칫하며 물었다. “거기는 왜 가고 싶은 거요?”부진환은 산속의 그 오두막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건 내가 꿈꾸던 생활이었지만 기왕 떠나기로 했으니 여한을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낙요는 순간 감동했으며, 마음은 약간 씁쓸했다.“좋소.” 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살짝 웃었다.오후에, 낙요는 부진환에게 옷 한 벌을 찾아주었다. 변장하고 삿갓을 쓴 후 두 사람은 하산했다.산 밑에서 마침 황급히 달려온 우홍을 만났다.“청연아! 어찌 하산했단 말이냐? 무슨 위험이 닥친 것이냐?” 우홍은 몹시 긴장했다.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이 이틀 동안 그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돌아왔다.낙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그저 마을에 가보고 싶어서 내려왔습니다.”“그래 그럼, 스스로 조심하거라.”우홍은 신신당부하며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필요한 약재는 여기에 다 있다.”“이번에 돌아가서 소식도 좀 알아보았는데, 침서가 네가 실종된 걸 알고 미친 듯이 사람을 풀어 널 찾아다닌다고 하더구나.”“좀 있으면 암시장까지 찾아갈 것 같으니, 나는 서둘러 돌아가야겠다. 암시장에서 소란을 피울까 봐 걱정도 되고, 너희들의 은신처가 발견될까 두렵기도 하단 말이다.”“침서가 따라붙을까 봐 앞으로 나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니, 너희들은 상황을 보아가며 행동하거라.”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오라버니도 조심하십시오. 침서가 광기를 부리면 몹시 귀찮으니, 부디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그와 맞서서는 안 됩니다.”이 소식에 낙청연은 암시장이 매우 걱정됐다.우홍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염려
또한 온갖 귀찮은 일도 없었다.그러나 이런 행복한 순간은 언제나 짧은 법이다.부진환의 상처는 거의 다 나았다.비록 몸의 원기를 잃은 지 오래되었지만, 하루아침에 회복되는 것도 아니었다.그날 밤 휴식하기 전 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어보고 그의 상처가 이미 많이 좋아졌다는 걸 확인했다.“저녁에 다녀와야 할 곳이 있소. 아마도 며칠은 걸릴 것이니, 당신은 산에서 내려오지 마시고 푹 쉬시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부진환은 방 안에서 나와 정원을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이번에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오두막에서 나와, 낙요는 바로 하산했다.그리고 마을에 들러 말을 사서 말을 타고 도주로 달렸다.낙요는 오랫동안 달려 마침내 이튿날 저녁 도주에 도착했고 또 잠시도 쉬지 않고 도주성으로 달렸다.도주성에 도착하자 이미 한밤중이었지만 그녀는 곧장 어디론가 찾아갔다.어두컴컴한 작은 골목에 도착하여 그 고요한 작은 정원의 방문을 두드렸다.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방문을 열어주었다.“누굴 찾으십니까?”낙요는 상대방을 슬쩍 쳐다보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소를 찾으러 왔소.”이 말을 들은 상대방은 살짝 놀라더니 이내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신은 누구 십니까?”“낙청연이요.”상대방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곧이어, 수십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 그녀를 겹겹이 둘러섰다.“들어오십시오.” 상대방은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하지만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다.낙요는 곧장 안으로 들어가서 안쪽 방으로 걸어갔다.어두운 방 안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곧이어 방문을 닫자 완전히 어둠 속에 빠져버렸다.낙요가 막 고개를 돌리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차가운 장검이 그녀의 목을 겨누었다.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체 누구신데, 감히 낙청연을 사칭한단 말입니까?”낙요는 마지막으로 이 목소리를 들은 것이 마치 전생의 일처럼 느껴졌다.멀고 먼 옛날 일이었다.“소소, 설마 당신
“어쩔 수 없이 왕야는 왕비 마마를 가두고, 왕비 마마가 죽은 가상을 만들어, 낙정과 침서를 속이려고 했습니다.”“이로써 왕비 마마를 지키려고 했습니다.”소소는 매우 조급했다. 그는 절실하게 그때 왕야의 수많은 부득이한 상황을 왕비께 해명하고 싶었다.다급해진 소소는 논리가 흐트러지고 어떻게 완벽하게 해명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낙요는 쇄골정이라는 말에 안색이 흐려지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 쇄골정이 언제 부진환의 몸에 박혔단 말이오?”소소는 기억을 돌이켜 보더니 말했다. “왕야가 옥에 갇혔던 그때였습니다. 왕비 마마께서 평녕성으로 가셔서 왕야께서 쫓아갔습니다. 그때 전쟁 중에 왕야는 왕비 마마의 검에 찔려 쇄골정 하나가 튀어나왔습니다.”“하지만 그때 왕야는 왕비 마마께 자기 몸 상태를 들키지 않으려고 왕비 마마를 냉정하게 대한 것입니다.”“왕비 마마, 왕야도 사실 많은 고충이 있었습니다.”“침서 장군이 쳐들어왔을 때, 왕야의 몸 상태는 이미 말이 아니었습니다. 왕야께서는 심지어 침서와 함께 죽을 각오까지 했었습니다.”“그러나 그때, 왕비 마마는 전쟁터에서 침서를 따라 떠났습니다.”“그래서 왕야께서 얼마나 속상해하셨는지 왕비 마마는 모르실 겁니다.”소소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전의 수많은 일들을 떠올리니 그녀도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글썽이었다.“왕비 마마, 왕야는 왕비 마마를 위해, 왕비 마마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홀로 여국으로 오셨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제발 왕야를 용서해 주십시오.”말을 끝낸 소소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저는 부하로써 이렇게 부탁할 자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 왕비 마마께 왕야를 용서해달하고 감히 부탁하고, 왕야와 함께 천궐국으로 돌아가자고 간청하는 바입니다.”낙요의 손톱은 손바닥에 깊게 꽂혔다.낙요는 승낙하고 싶었다.하지만 이럴수록 그녀는 승낙하면 안 된다.설령 부진환과 함께 돌아간다고 해도 뭐가 달라지는가? 평온
“그렇다면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출발하겠습니다.”“왕비 마마도 저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낙요는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아니요.”“곧장 떠나시오.”낙요는 부진환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이미 결정을 내렸는데, 만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예.”소소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떠났다.부진환은 부하가 적지 않았지만, 한곳에 모여 있지 않았다.소소가 사람을 데리고 떠난 후, 낙요는 어두워지기 전에 성주부로 향해 후문으로 들어갔다.마침 성주부에 있던 강여는 낙요를 보더니 매우 기뻐했다.“사부님, 드디어 오셨군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부진환은 구하셨습니까?”강여가 다정하게 물었다.“어찌 혼자 오신 겁니까? 침서가 사방을 돌아다니며 두 분을 찾고 있습니다.”낙요가 답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안전한 곳에 있다.”“이번에는 부진환 때문에 온 것이다.”말을 마친 낙요는 기옥을 바라보며 물었다.“옥아, 지금 왕생방의 살수를 움직일 수 있느냐?”기옥이 고개를 끄덕였다.“예.”“언니,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낙요가 답했다.“부진환은 천궐국으로 돌아갈 거다. 하지만 침서 쪽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으니, 여국을 떠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침서에게 발각되면 부진환은 떠나지 못할 거다.”“부진환을 엄호하며 침서의 시선을 분산시킬 사람이 필요하다.”이 말을 들은 기옥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침서와 연관된 일이었군요. 언니가 말하지 않아도 저는 침서를 계속 추격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라더니 의문스러운 듯한 표정이었다.기옥은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언니가 도주를 떠난 후, 침서는 곧바로 언니가 사라졌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당일로 도주를 떠나 언니를 쫓아가려고 했지요.”“하지만 그날 밤, 저는 왕생방의 살수를 파견해 침서를 포위했습니다. 제 힘으로는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하루도 편히 살게 하지 못할 겁니다.”기옥은 매섭고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부모님의 원수를 갚았
어두운 밤, 두 사람은 말을 타고 외진 숲으로 달려 도주성으로 떠났다.그들은 소소보다 한 발짝 늦게 도착했다.도착했을 땐, 마침 저녁 무렵이었다.마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산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낙요는 즉시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옆에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강여도 의아한 듯 다급히 따라왔다.“사부님, 저 사람들이 아직 떠나지 않았는데 왜 내려가지 않으십니까?”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몰래 숨어서 보기만 하면 된다. 다가갈 필요는 없다.”낙요는 강여를 데리고 산꼭대기로 올라갔다.곧이어, 산속에서 누군가 나오는 걸 보았다. 부진환과 소소였다.신분을 폭로하지 않기 위해 일행은 모두 가면을 썼다.하지만 낙요는 여전히 한눈에 부진환을 알아보았다.사람들 속에 유난히 가냘프고 여윈 그 사람.부진환이 말에 올라타자, 대오는 곧 출발하려고 했다.다만 부진환은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잠시 후, 그는 또 뒤를 돌아보더니 말을 채찍질하여 출발했다.낙요가 오지 않는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낙요는 산꼭대기 위에 서서 멀리 바라보았다. 대오는 시선에서 점점 멀어졌다.강여도 그녀를 따라서 묵묵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낙요를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부님, 설마… 기억을 되찾으신 겁니까?”낙요는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여는 이미 눈치챘다.그는 저도 몰래 물었다. “사부님, 아직도 부진환을 용서하지 않았습니까?”비록 사부와 알고 지낸 시간은 부진환만큼 길지는 않았지만, 구십칠과 주락에게서 사부와 부진환의 과거를 들은 적 있다.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난 오래전에 이미 그를 용서했어.”“그런데 왜 돌려보내는 겁니까?” 강여는 안타까운 마음에 물었다.부진환이 스스로 떠나는 것을 보고 강여는 요며칠 사부가 분명 무슨 방법을 써서 부진환이 스스로 포기하게 했을 거라고 짐작했다.그래서 그는 여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깜짝 놀란 낙요가 캐물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상안은 풀이 죽어 말했다. “침서입니다.”“그날 밤 침서의 시위가 왔습니다. 우리는 별로 경계하지 않았고, 그들은 밤에 상녕을 잡아갔습니다.”“상대방은 대제사장이 사라진 건 상녕과 관련이 있으니, 대제사장이 돌아오지 않으면, 상녕을 풀어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일 혼례 날까지 대제사장을 찾지 못한다면, 그날에 상녕을 처형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낙요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녀는 저도 몰래 주먹을 불끈 쥐었다.강여도 몹시 화가 났다. “침서는 지금 상녕을 인질로 사부님과의 혼인을 강요하는 겁니다.”“너무 합니다.”다들 몹시 분했지만, 방법이 없었다.이때 상우산이 걸어왔다. “대제사장, 상녕은 내 딸이오. 설사 상녕에게 죄가 있다고 해도 이 아비가 감당하는 게 마땅하오.”“나는 이미 도성으로 갈 채비를 마쳤소.”“내가 상녕을 데려올 테니, 대제사장은 걱정하지 마시오.”상안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변하더니 다급히 말했다. “가더라도 제가 가야 합니다. 어떻게 아버지를 보내겠습니까?”“아버지께서 도성으로 가면, 도주영은 어떡합니까?”상안의 반응을 보니, 그는 이미 상녕을 구하러 도성으로 갈 생각이었다.하지만 낙요는 알고 있었다. 그들 중 누구라도 상녕을 구하러 간다면 그 결과는 죽음이라는 것을.“상 장군, 따로 할 얘기가 있습니다.”상우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두 사람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낙요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상 장군, 상녕은 저 때문에 잡혀갔기 때문에, 제가 구해오겠습니다.”“그러니 상 장군은 도주영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절대 경거망동하지 마십시오.”이 말을 들은 상우산은 깜짝 놀라며 다급히 말했다. “대제사장, 하지만 침서의 목적은 아주 명확하오. 그는 상녕으로 대제사장을 협박하여 혼인을 강요하는 거요.”“사실 대제사장이 침서에게 정이 없다는 걸 나도 눈치챘소.”“이 때문에 대제사장이 행복을 잃는다면, 상녕도 마음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