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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5화

낙요는 입꼬리를 당겼다.

석칠이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대제사장님, 어떻습니까?”

“그들이 투항하겠다고 했습니까?”

낙요가 분부했다.

“노예곡 북쪽의 병사들을 물리시오. 난 오후에 봉시와 담판을 할 것이오.”

그 말에 석칠의 안색이 달라졌다.

“북쪽의 병사들을 철수하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이 노예곡은 거대한 원형입니다. 저희가 있는 이곳부터 북쪽의 산길까지 길이 아주 험합니다. 만약 북쪽에서 일이 터진다면 우리 쪽 사람들이 바로 지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을 후퇴하라고 한 뒤에 조금 먼 곳에 매복해 있는 건 어떻습니까?”

낙요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산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로만 지키면 되오. 너무 가까이 매복하지는 마시오. 봉시가 눈치챌 수도 있으니 말이오.”

석칠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낙요는 석칠이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할까 걱정되어 철갑 금위군이 산을 빠져나가는 유일한 출로를 지키게 하라고 진익에게 전달했다.

진익이 물었다.

“그 봉시라는 자가 본인의 자유를 원한다면 몰라도, 노예곡 모든 이들의 자유를 요구한다면 그걸 들어줄 수는 없지 않겠소?”

“이 노예곡에 온 자들은 전부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오. 어렵사리 잡은 그들을 놓아주는 건 백성들을 해치는 일이오!”

낙요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아무나 내보내 줄 수는 없지요.”

“근 몇 년간 노예곡에 억울하게 잡힌 자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우선 노예곡의 상황을 안정시킨 뒤 하나씩 해결해야지요.”

진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괜찮을 것 같소.”

낙요는 서늘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웬일로 백성들을 고려합니까?”

“내가 그래도 명색의 여국 황자이고 미래의 황제인데 당연히 주도면밀하게 고려해야지. 대제사장, 사람을 너무 얕보지는 마시오.”

진익이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오시가 지난 뒤 낙요는 북쪽의 벼랑으로 향했다.

그곳에 평탄한 공터는 많지 않았고 점점 더 벼랑에 가까워졌다.

낙요는 일찍 그곳에 도착해 기다렸다.

그곳의 아래쪽 골짜기 안에 누군가 전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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