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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하지만 난 침서가 당신을 죽이게 놔두지도, 당신이 침서를 죽이게 놔두지도 않을 것이오.”

“알겠소?”

부진환은 속이 쓰렸다. 그는 낙요의 마음속에서 본인과 침서가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슬퍼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대제사장님, 대제사장님께서는 기억을 일부 잃으셨습니다. 만약 기억이 돌아온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에 낙요는 미간을 확 구기면서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됐소.”

“물이 식었군.”

그녀가 기억을 떠올린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얘기해준 기억이라면 믿지 않을 것이었다.

부진환은 낙요의 발을 닦아서 침상 위에 놓아주었다.

“그러면 편히 쉬십시오.”’

부진환은 대야를 들고 막사를 나갔다.

다시 고요함을 되찾자 낙요는 이불 안에 누워 따뜻한 발의 느낌을 즐겼다.

그 따뜻함은 온몸으로 퍼졌고 이내 잠기운이 몰려왔다.

오늘은 참으로 이상했다.

낙요는 꿈을 꾸었다.

그녀는 꿈에서 의자에 묶여 매를 맞고 있었다.

그녀의 눈앞에는 화려한 차림의 사내가 서 있었는데 몸통만 보이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낙요는 아파서 의자를 힘껏 쥐고 죽어라 이를 악물었다.

사내의 목소리는 흐릿했지만 엄숙하게 그녀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낙요는 무척이나 억울했다.

꿈은 거기까지였다. 갑자기 밖에서 애타는 소리가 들렸다.

“대제사장님, 대제사장님! 사람을 잡았습니다!”

낙요는 화들짝 깨어나 곧바로 몸을 일으키고 신발을 신었다.

옷을 입은 뒤 막사를 나가보니 차가운 바람이 그녀를 맞이했고 그 때문에 뺨이 매우 추웠다.

손을 들어 만져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낙요는 당황했다.

조금 전 꿈 때문일까?

왜 이렇게 슬프고 억울한 기분이 드는 걸까?

꿈속의 사내는 누구일까?

왜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옷차림을 보니 침서는 아닌 듯했다. 그는 절대 그렇게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다.

그곳에 거의 다 왔다.

낙요는 상념에서 빠져나오며 눈물을 닦았다.

도착해 보니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다섯 명의 사람들은 전부 오늘 밤에 잡은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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