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락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낙청연은 곧바로 침서를 찾으러 갔다.노예영 밖으로 가니 침서를 만날 수 있었다.불은 이미 꺼졌고, 침서는 사람을 보내 수색하고 있었다.온심동도 멀지 않은 곳에서 조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오늘 이 일은 누군가가 나를 해하려는 게 틀림없다! 어서 조사하거라!”“대체 누가 불을 지핀 것이냐!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야 한다!”“조사하고 있습니다.”병사는 대충 대답해 주었다.온심동은 분노하며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침서를 바라보았다.그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침서는 발걸음을 옮기고 떠났다.그렇게 고개를 돌리자 낙청연이 이미 와 있었다.“청연, 이곳엔 어찌 온 것이냐?”침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이때, 온심동이 원한과 분노가 가득 담긴 눈빛을 보냈다.낙청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침서와 함께 멀리 가버렸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조사해 낸 것이 있습니까?”침서가 답했다.“불이 난 정원에서 노예 몇 명이 도망쳤다. 이미 사람을 보내 추격하는 중이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쫒아가지 마십시오.”낙청연의 말을 들은 침서는 두 눈을 반짝이더니 깜짝 놀란 듯 말했다.“노예영의 불은 네가 한 짓이냐?”“청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주는구나.”낙청연은 고개를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온심동은 분노의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고 있었다.그 눈빛을 보아하니 낙청연의 짓이라는 것을 알아챈 것 같았다.“금일 온심동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해 백성들에게서 명성을 되찾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그러니 쫓아가지 마십시오. 잡히기라도 해서 진실을 말해버리면 저도 발각되는 겁니다.”침서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네가 한 짓이니 절대 증거를 찾으면 안 되지.”침서는 기쁜 얼굴로 다시 물었다.“하지만 온심동은 네가 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증거가 없으니 저도 두려울 게 없습니다.”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며
하지만 침서의 사람도 그렇게 쉽게 빼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경 각 군영의 총수라 할지라도 침서는 죽인다면 죽이고, 바꾼다면 바꿨기 때문이다.황후가 총수 한 명을 매수한다고 해서 침서의 모든 병력을 빼앗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말을 마치자 침서는 곧바로 등을 돌리고 떠났다.이 사건을 조사해야 했기 때문이다.침서가 떠나자 멀지 않은 곳에서 온심동은 천천히 다가오며 매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낙청연! 오늘도 네가 한 짓이로구나!”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높은 목소리로 질의하니 낙청연은 인정할 리가 없었다.“난 그저 마침 이곳을 지나갈 뿐이었다. 구경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들른 것인데, 대제사장은 어찌 무고한 사람을 모함한단 말이냐?”온심동은 낙청연의 말이 한마디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오히려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대제사장의 자리를 빼앗는 건 꿈도 꾸지 마라!”“난 죽어도 너에게 대제사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말을 마친 온심동은 분노하며 입궁해 황후와 고묘묘를 찾으러 갔다.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낙청연을 없애버릴 것이다!-며칠 후, 주락은 임학명 일행이 안전하게 귀도에 도착했고 추격병도 없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침서 쪽에도 무언가를 조사해 낸 모양이었다. 품주로 보낸 수하가 서신을 보내왔다.서신에는 강제 징병의 상황이 확실히 존재하지만, 품주영이 아닌 독립적인 다른 군영이라고 했다.이 군영의 인원수와 작용, 임무는 모두 침서가 모르는 것이었다.서신을 본 낙청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바로 이곳입니다.”임학명은 이 독립적인 군영에서 도망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았다.“황후가 당신의 군대를 이용해 암암리에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것 같습니다.”“수하들을 제약하거나 단속하지 않으니 이렇게 당당하게 일을 벌이는 것입니다.”“그리고 각 주 사이의 영지는 너무 멀어 조사하기도 번거롭습니다. 그러니 소식이 전해져도 모든 증거와 흔적을 인멸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입니다.”침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거리마다 백성들이 그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듣자니 그 유구(流寇)들은 방화와 약탈, 온갖 나쁜 일들을 저질렀대. 심지어 현지 현아(縣衙)도 그들에게 전부 죽임을 당했고, 그 유구들이 현아를 침범하여 매일 밤낮으로 고기를 먹고 가무를 즐긴대.”“설마 우리 도성에 잠입하지는 않겠지? 혹시라도 그들이 온다면 끝장이야.”“그러니까. 빈현(蘋縣)은 이곳에서 너무 가까워. 그들이 어떻게 빈현까지 온 건지 모르겠어.”낙청연은 침서와 함께 궁으로 향하다가 거리에서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은 불안해졌다.과연 이것이 누군가 꾸민 음모일지, 아니면 정말 랑목이 온 건지, 낙청연은 알 수 없었다.랑목은 오랫동안 낙청연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만약 낙청연이 여국에 있다는 걸 랑목이 알게 된다면 아마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다른 이들을 죽여 낙청연을 구하려 할지도 몰랐다.“얘기를 들어 보니 만족들이 많은 사람을 죽인 것 같군요.”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현 전체를 죽일 뻔했지.”“정말 만족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십니까?”침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단정하긴 어렵다.”“그들은 잔인하고 피에 굶주린 자들이다. 완력까지 대단하다고 하니 만족의 특징에 부합되긴 하지.”“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여국에 잠입했을까? 게다가 도성과 아주 가까운데 말이다.”침서는 눈을 접어 웃으며 낙청연을 바라봤다.“설마 그들이 만족의 왕인 널 구하러 온 건 아닐까?”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그들이 절 구할 생각이었다면 도성까지 곧장 쳐들어왔을 겁니다.”낙청연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신이 없었다.랑목은 수단이 거칠었고 한때 랑목과 함께 지냈었던 낙청연도 하마터면 그에게 당할 뻔했었다.랑목이 정말 낙청연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데리고 여국으로 왔다면,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그렇게 어느샌가 마차가 멈춰 섰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이미 궁에 도착했음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마차에서 내려 곧장 대전으로 향했다.오늘에는 사람들이 전부 자리한 듯했다. 문무
낙청연은 덤덤한 눈빛으로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대제사장에게 절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 아닙니까?”“필적을 확인해 보고 제게 죽을죄를 선고하는 겁니까?”낙청연의 여유로운 태도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정말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걸까?아니면 침서가 죽지 않게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어서 그러는 걸까?이러한 상황에서 이토록 침착하다니, 참으로 대단했다.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온심동이 반박하려는데 황제가 입을 열었다.“낙청연, 어떻게 네 결백을 증명할 것이냐?”낙청연은 품 안에서 처방전을 하나 꺼내 건넸다.“여기 오기 전에 전 그들이 서신으로 절 모함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전 미리 제 필적이 적힌 처방전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이것은 제가 줄곧 복용한 약입니다. 거짓은 한 글자도 없으니 폐하께서 동일인의 필적인지 대조해 보십시오.”그 처방전은 구십칠이 쓴 것이었지만 처방은 그녀의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이 무슨 약을 쓰는지 알고 있었기에 처방전을 쓰지 않았다. 단지 구십칠이 혹시나 기억하지 못할까 봐 그것을 적은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의 방에서 뭔가를 써서 흔적을 남긴 적이 없었다.심지어 그 방은 그녀에게 그저 객잔일 뿐이었다.대제사장이 되기 전까지 그녀는 그곳에 그 어떤 소속감도 느낄 수 없었다.항상 경계해야 하고 주의해야 했기에 중요한 물건은 절대 방 안에 남겨둘 수 없었다.제사 일족은 현재 전부 대제사장의 명령에 따랐고 낙청연도 매일 방에 있는 건 아니었다.온심동이 낙청연의 방에 손을 써서 그녀를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서신과 처방전을 받은 황제는 그것을 대조해 보았다.분명 같은 사람이 쓴 것이 아니었다.황후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낙청연, 누굴 속이려 드는 것이냐?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힘이 넘치니 분명 사내의 필적이다!”황제 또한 미간을 구겼다.“비록 필적이 다르긴 하지만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여인의 글씨체 같지 않구나.”황제가 말을 마치자마자
두 장의 처방전을 비교해 보니 똑같았다.옆에 있던 황후마저도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황제와 황후의 반응을 본 온심동은 긴장했다.바로 그때, 황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두 처방전의 내용과 필적은 똑같다.”“같은 사람이 쓴 것이 맞구나!”그 말에 온심동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뒷걸음질 쳤다.“그럴 리가요!”낙청연은 미소 띤 얼굴로 온심동을 바라봤다.“대제사장, 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은 무슨 뜻이지?”“저 서신은 분명...”온심동이 모방한 것은 낙청연이 우유에게 적어줬던 처방전의 필적이었기에 분명히 가짜일 리가 없었다.온심동은 하마터면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을 뻔했지만 제때 정신을 차리고 입을 다물었다.낙청연의 눈이 빛났다.“분명 뭐?”온심동은 차갑게 시선을 옮겼다.“저 서신은 분명 네 방을 수색해서 나온 것이다. 네가 쓴 것이 아니라면 내가 썼겠느냐?”낙청연은 코웃음 쳤다.“저 서신은 내가 쓴 것이 아닌데 대제사장이 저것을 찾아냈다면, 대제사장이 서신을 위조하여 날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가 아주 크군.”“게다가 비밀리에 모의한 서신이라면 이미 보냈어야 할 텐데 왜 그것이 여태 방에 있었고 또 하필 대제사장이 그걸 찾아낸 것이지?”“대제사장, 날 모함하려는 생각이었다면 만족의 말투로 서신을 써야 했다.”낙청연의 웃음소리에서 약간의 조롱이 느껴졌다.온심동은 순간 안색이 창백해졌고 황후와 고묘묘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그들은 낙청연이 이런 방법으로 혐의를 벗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오히려 온심동이 그녀를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다.낙청연과 구십칠은 함께 있을 때면 대부분 무언가를 쓰거나 그렸기에 낙청연은 구십칠의 필적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의 필적도 당연히 모방할 수 있었고 황제 또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능숙했다.황후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이 서신이 네가 쓴 것이 아니라고 해도 빈현에서 방화, 살인, 약탈을 한 만족들은 분명 너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반박했다
아신!아신이 돌아왔다!랑목이 정말 여국에 온 것이다!흥분과 함께 낙청연은 걱정이 됐다. 빈현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자가 정말 랑목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혹시 황후 쪽에서 낙청연을 모함하기 위해 랑목을 이용한 건 아닐까?낙청연은 무척이나 불안했다.고묘묘는 싸늘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보더니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번에 책임자는 나지. 정말 그들이 만족이라면 침서라고 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킬 수는 없을 것이오!”말을 마친 뒤 고묘묘는 침서를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침서, 저한테 제발 낙청연을 살려달라고 애원할 생각은 없습니까?”“조금이라도 늦으면 조건이 더욱 많아질 겁니다.”침서는 서늘하게 고묘묘를 노려보더니 낙청연의 팔을 붙잡고 그녀와 함께 자리를 떴다.고묘묘는 뒤에서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뜬 채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낙청연은 등 뒤가 서늘한 게 느껴졌다.그렇게 한참을 걸어 고묘묘의 시선에서 벗어난 뒤에야 낙청연은 침서의 손을 뿌리쳤다.“빈현에 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아무런 소식도 받지 못한 겁니까?”“만족이 맞습니까? 아닙니까?”침서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빈현에 갑자기 일이 생긴 것이다. 넌 정말 만족이 널 구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낙청연은 침묵했다.낙청연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빈현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만족일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낙청연은 랑목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황후와 온심동이 낙청연을 죽어라 물고 늘어져 낙청연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되면 여국에서 했던 많은 일이 허사가 돼버린다.부랴부랴 출궁한 낙청연은 침서가 군대를 이동시키는 시간을 이용하여 주락을 만나러 갔다.“지금 당장 빈현으로 가서 난동을 부린 것이 만족인지 수소문하시오.”“서둘러야 하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알아내야 하오!”주락은 소식을 듣고 곧바로 출발했다.잠시 뒤, 낙청연도 출발했고 이번에는 고묘묘와 진익도 함께 했다.가는 길에 고묘묘는
그 숲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거기에 울창한 숲이 빛을 차단하여 숲속이 더욱더 어두워 보였다.앞에 있는 주둔지의 모닥불은 매우 눈에 띄었다.두 사람은 몰래 말에서 내려 허리를 숙이고 풀숲에 숨어 살금살금 다가갔다.낙청연은 멀찍이 관찰했는데 확실히 만족의 습성이었다.그들은 즐겁게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낙청연은 혹시나 랑목이 있을까, 아니면 눈에 익은 사람이 있을까 조금 더 관찰할 생각이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어느 막사에서 도움을 청하는 여인의 목소리와 사내들의 희롱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막사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낙청연은 순간 몸이 굳으며 들고 있던 장검을 꽉 쥐었다.진짜 만족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라면 기필코 그들을 죽일 생각이었다.“내가 가서 사람을 구하겠소.”“당신은 내 뒤에서 날 엄호하시오.”주락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 전 몰래 가져온 활을 들었다.낙청연은 그들의 막사 뒤로 돌아갔고 보초를 서는 사람들을 피해 조금 전 소리가 들렸던 그 막사 뒤에 도착했다.낙청연은 사람 수와 위치를 소리로 대충 판단한 뒤 곧바로 분심검을 뽑아 들고 막사로 뛰어들었다.그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낙청연의 분심검이 그들의 앞에 도달했다.잇달아 여러 명이 죽고 난 뒤에야 소란스러운 소리가 터졌다.“적이다! 적이야!”그들은 곧바로 무기를 가지러 갔다.혼란속에서 낙청연은 두 낭자의 앞을 막아서고 거침없이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그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낙청연은 그들이 만족이 아님을 발견했다.그들의 움직임에서는 만족의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만족 사람이라면 대부분 힘이 세기에 위급한 상황에서 무기가 없더라도 상대방을 죽이러 달려든다.그 점을 확인한 뒤 낙청연은 더욱더 거침없이 움직였다.랑목 일행이 아닌 걸 확인하니 마음이 놓였다.바로 그때, 주락도 밖에서 공격하며 낙청연을 도와 적을 일부 잡아두었다.활이 워낙 강력한 바람에 밖의 사람들은 주락을 따라갔고
숲속에서 한차례 살육이 벌어졌다.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유구들은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모조리 참살당했다.낙청연은 미간을 팍 구겼다.사람들을 데리고 온 건 역시나 고묘묘였다.고묘묘는 일부러 이곳의 유구들을 전부 죽여 그들이 만족이 아니라는 증거를 없애고 낙청연에게 누명을 씌울 생각이었다.곧 고묘묘는 말을 타고 낙청연의 앞에 섰고 사람들은 낙청연과 두 여인을 빙 둘러쌌다.“낙청연, 당신이 이 만족들과 한 패라는 걸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오? 멋대로 대열에서 도망쳐 그들에게 소식을 전한 것이지?”“나에게 딱 잡혔으니 지금 당장 처형하는 게 좋겠군!”마침내 낙청연의 약점을 잡았다는 생각에 고묘묘는 말투마저 의기양양해져서 명령을 내렸다.“시작하거라!”주위 병사들은 무기를 들고 낙청연에게로 향했다.낙청연은 분심검을 들고 살기등등하게 그들을 물리쳤다.“내가 이곳에 온 것은 정보를 얻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소.”“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감히 이 자리에서 날 처형하려는 것이오? 감히 손을 쓰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명도 살지 못할 거라고 내가 장담하지!”낙청연의 말을 듣는 순간 그들은 자신감이 사라졌다.낙청연의 살기등등한 모습을 보니 그녀와 싸우면 심하게 다칠 것 같았다.게다가 낙청연의 뒤에는 침서도 있었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바로 그때, 조금 전 구조된 두 여인이 낙청연을 도우려고 설명했다.“맞습니다. 이 낭자는 조금 전 저희를 구했습니다. 그 유구들과 한 패가 아닙니다!”“그렇습니다. 이 낭자는 저희를 구하러 온 것입니다. 저희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그 말에 고묘묘는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둘이 이렇게 차려입었다고 해서 내가 너희들의 정체를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이런 곳에 백성이 있을 리가 있겠느냐? 만족들이 가장한 것이겠지.”“다 죽여라!”고묘묘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었다. 그녀는 무고한 백성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고묘묘는 채찍을 들고 몸을 날리더니 낙청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