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85화

Author: 완경음
구십칠은 앞으로 다가가 앉더니, 말했다. “노예곡에서 예전에 하나둘씩 탈출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조금 전 제가 큰길에서 그 사람들을 봤습니다.”

“노예영으로 압송하고 있었습니다.”

“또 잡힌 겁니다.”

“만약 그들이 압송된다면, 낙인 찍힐 때 노예곡에서 탈출한 걸 들키면, 그들은 죽게 될 겁니다.”

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깜짝 놀라더니 물었다. “그 사람들을 아느냐?”

구십칠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압니다.”

“그때 제가 그들을 초대했지만, 그들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더 자유로운 삶을 찾으러 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보아하니, 그렇게 자유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의 무공은 다 괜찮은 편입니다. 만약 그들을 구출해 내면, 당신에게 쓸모가 있을 겁니다.”

낙청연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다. 그럼, 구하자 꾸나.”

“이틀 뒤에 대제사장이 행진하며 복을 기원할 때, 구출하자.”

“조급해하지 말거라.”

구십칠은 순간 마음이 많이 놓였다.

낙청연은 또 서둘러 궁에 들어갔다. 제사 일족으로 돌아가 우유를 만났다.

사람을 구하는 계획을 우유에게 말했다.

우유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지금 너의 실력과 구십칠 그리고 주락을 더해 노예영으로 들어가 사람을 구하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니냐?”

“왜 나를 찾아온 것이냐? 내가 무슨 도움이 되느냐?”

낙청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큰 도움이 된다!”

“규칙에 따라, 그 사람들은 노예영에 잡혀 오면, 곧이어 제사장을 보내 길들이게 된다. 그때 내가 사람을 구해 갈 거야. 그럼 길들이기를 책임진 그 사람은 분명 연루될 거야.”

“그러나 나는 무고한 사람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아.”

이 말을 들은 우유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순간 낙청연의 뜻을 알아차렸다.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에는 탁장동이 아주 좋은 선택인 거 같다.”

낙청연은 살짝 웃더니 말했다. “걸출한 사람의 안목은 역시 비슷하다니까!”

“그러고 보니, 이 일은 정말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86화

    온심동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명성을 되찾으려 하다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낙청연은 주락과 구십칠을 데리고 노예영 밖으로 왔다.낙청연은 이곳의 진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노예영에 잠입해 진법을 바꾼 덕분에 가는 내내 순찰하는 모든 시위를 피할 수 있었다.그렇게 일행은 구십칠의 친구들이 갇힌 곳에 도착했다.안에서는 채찍 소리와 함께 탁장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복종하지 않는 자의 최후는 이것이다!”“나 탁장동에게 자비는 없어. 복종하지 않으면 복종할 때까지 맞아야지!”“고분고분하게 말 듣고 노예나 하면 얼마나 좋아. 적어도 이런 형벌은 피할 수 있지. 정 싫다면 여기서 맞아 죽는 길밖에 없다.”복종하지 않는 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왜 우리가 노예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 당신이나 가십시오!”탁장동은 채찍을 휘두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인간의 존비귀천은 타고난 거지. 운명을 잘 못 선택한 너 자신을 탓할 수밖에.”“마지막으로 물어보겠다. 복종할 거냐, 말 것이냐!”탁장동은 채찍을 들고 협박했다.바로 그때, 낙청연은 구십칠과 주락을 데리고 몰래 정원에 잠입했다.탁장동은 그들을 등지고 있어 낙청연 일행을 발견하지 못했다.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몇몇은 낙청연 일행을 보더니 애써 침착하며 겁먹은 듯 말했다.“복종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탁장동은 기뻐하며 유유히 등을 돌렸다.순간, 탁장동은 등 뒤의 낙청연을 보게 되었다.탁장동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던 순간, 낙청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러고는 몽둥이로 탁장동을 때려 기절시켰다.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구십칠!”구십칠은 급히 앞으로 다가가 밧줄을 풀어주었지만, 발목에 쇠사슬까지 채워져 있는 걸 발견했다.구십칠은 검으로 시도해 봤지만 잘리지 않았다.“내가 하겠다.”낙청연은 분심검을 꺼내 앞으로 다가가 쇠사슬을 잘라버리고 사람들을 구했다.“감사합니다!”“구십칠, 대체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여기는 경비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87화

    “구십칠, 약을 나눠주어라. 잠시 쉬다가 곧바로 가자꾸나.”구십칠은 급히 가져온 약을 나눠주었다.심하게 다친 사람들도 즉시 치료받았다.임학명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휴식을 하는 것입니까? 그러다가 발각되면 아무도 못 나갑니다.”낙청연은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이번에는 반드시 데리고 나갈 수 있다.”“이곳에서 나가면 어디로 갈지 생각해 봤느냐?”이 말을 들은 임학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낙 낭자 주위에 일손이 더 필요합니까?”“괜찮으시다면…”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나를 따르고 싶은 것이냐?”그렇다면 수고를 던 셈이었다.“그럼 옷을 벗거라.”임학명은 순간 멈칫하더니 어쩔 바를 몰라 하며 구십칠을 바라보았다.“벗어라, 다 너를 위한 것이다.”구십칠이 설명했다.그러자 임학명은 곧바로 윗옷을 벗어버렸다.낙청연은 그의 등에 있는 금혼부를 없애주었다.부적이 사라지자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없어졌다! 금혼부가 없어졌다!”임학명은 깜짝 놀란 듯 기쁜 얼굴로 낙청연을 보며 말했다.“금혼부도 없앨 줄 아십니까?”임학명은 곧바로 무릎을 털썩 꿇으며 말했다.“앞으로 저희는 목숨을 걸고 낙 낭자에게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일어나거라.”“자세한 건 나가서 다시 얘기하자꾸나.”곧바로 낙청연은 다른 사람들의 금혼부까지 모두 없애주었다.금혼부를 모두 풀자, 구십칠도 물건들을 정원의 각 구석에 모두 배치해 놓았다.“준비되었습니다!”“그럼 출발하자.”일행은 정원에서 밖으로 달려 나왔다.구십칠은 제일 뒤에 서서 그들이 떠난 후 정원 각 구석의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어서 도망쳐라!”일행은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낙청연은 진법을 건드렸지만, 아직 대부분 사람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곧바로 뒤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쿵——불은 순식간에 모든 가옥을 집어삼켰다.임학명은 뒤를 돌아보며 전전긍긍했다.어찌 노예영을 폭발시킬 생각까지 하는 것일까?노예영의 소란은 주변 주민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88화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낙청연은 혼란을 틈타 슬며시 떠났다.그러고는 특별히 온심동이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하는 거리로 향했다. 마침 그곳의 마차도 멈춰 서 있었다.거리 양측의 백성들은 노예영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큰불이 활활 타올랐고, 짙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백성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어디에 불이 난 거요?”“아주 큰불이 났구먼! 제일 더운 여름에도 이렇게 큰불은 난 적이 없소. 하필 대제사장이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하는 오늘 이렇게 큰불이 나다니!”“아무래도 대제사장은 살기를 지닌 것 같소. 아주 불길한 사람이구먼!”“그렇고말고. 제사 의식에서 있은 일도 다 이유가 있었구먼. 대제사장을 하루빨리 바꿔야겠소.”“난 이 호신부까지 얻었다니까! 퉤, 재수 없어라!”“버리시오, 나도 버려야지. 이런 재수 없는 사람이 복을 기원하다가 오히려 재앙을 가져다줄지도 모르오!”그렇게 사람들은 하나둘씩 손에 든 호신부를 버렸다.온심동은 마차에서 주먹을 꽉 쥔 채 안색이 어두워졌다.온심동은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짙은 여기를 원한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노예영!”노예영에 어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왜 하필이면 오늘 불이 난 걸까.낙청연은 멀리서 아수라장이 된 거리를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돌리고 떠났다.거리는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고, 모두 오늘 대제사장이 복을 기원하니 갑자기 불이 났다는 일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온심동은 오늘 거리를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해 명성을 되찾으려고 했지만, 백성들의 의심을 더욱 심화할지는 꿈에도 몰랐다.낙청연은 혼란을 틈 타 성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성 밖의 약속 장소에서 낙청연은 구십칠 일행을 만났다.마차도 준비되어 있었다.낙청연을 보자 주락과 구십칠은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낙 낭자.”임학명이 급히 앞으로 다가갔다.“금혼부를 없앴고 노예영에 이런 일도 생겼으니 너희가 도망쳤다는 소식은 여기저기 퍼질 게 분명하다.”“그러니 우선 귀도에 가서 할 일을 찾아보거라.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89화

    주락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낙청연은 곧바로 침서를 찾으러 갔다.노예영 밖으로 가니 침서를 만날 수 있었다.불은 이미 꺼졌고, 침서는 사람을 보내 수색하고 있었다.온심동도 멀지 않은 곳에서 조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오늘 이 일은 누군가가 나를 해하려는 게 틀림없다! 어서 조사하거라!”“대체 누가 불을 지핀 것이냐!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야 한다!”“조사하고 있습니다.”병사는 대충 대답해 주었다.온심동은 분노하며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침서를 바라보았다.그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침서는 발걸음을 옮기고 떠났다.그렇게 고개를 돌리자 낙청연이 이미 와 있었다.“청연, 이곳엔 어찌 온 것이냐?”침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이때, 온심동이 원한과 분노가 가득 담긴 눈빛을 보냈다.낙청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침서와 함께 멀리 가버렸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조사해 낸 것이 있습니까?”침서가 답했다.“불이 난 정원에서 노예 몇 명이 도망쳤다. 이미 사람을 보내 추격하는 중이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쫒아가지 마십시오.”낙청연의 말을 들은 침서는 두 눈을 반짝이더니 깜짝 놀란 듯 말했다.“노예영의 불은 네가 한 짓이냐?”“청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주는구나.”낙청연은 고개를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온심동은 분노의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고 있었다.그 눈빛을 보아하니 낙청연의 짓이라는 것을 알아챈 것 같았다.“금일 온심동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복을 기원해 백성들에게서 명성을 되찾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그러니 쫓아가지 마십시오. 잡히기라도 해서 진실을 말해버리면 저도 발각되는 겁니다.”침서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네가 한 짓이니 절대 증거를 찾으면 안 되지.”침서는 기쁜 얼굴로 다시 물었다.“하지만 온심동은 네가 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증거가 없으니 저도 두려울 게 없습니다.”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90화

    하지만 침서의 사람도 그렇게 쉽게 빼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경 각 군영의 총수라 할지라도 침서는 죽인다면 죽이고, 바꾼다면 바꿨기 때문이다.황후가 총수 한 명을 매수한다고 해서 침서의 모든 병력을 빼앗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말을 마치자 침서는 곧바로 등을 돌리고 떠났다.이 사건을 조사해야 했기 때문이다.침서가 떠나자 멀지 않은 곳에서 온심동은 천천히 다가오며 매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낙청연! 오늘도 네가 한 짓이로구나!”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높은 목소리로 질의하니 낙청연은 인정할 리가 없었다.“난 그저 마침 이곳을 지나갈 뿐이었다. 구경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들른 것인데, 대제사장은 어찌 무고한 사람을 모함한단 말이냐?”온심동은 낙청연의 말이 한마디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오히려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대제사장의 자리를 빼앗는 건 꿈도 꾸지 마라!”“난 죽어도 너에게 대제사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말을 마친 온심동은 분노하며 입궁해 황후와 고묘묘를 찾으러 갔다.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낙청연을 없애버릴 것이다!-며칠 후, 주락은 임학명 일행이 안전하게 귀도에 도착했고 추격병도 없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침서 쪽에도 무언가를 조사해 낸 모양이었다. 품주로 보낸 수하가 서신을 보내왔다.서신에는 강제 징병의 상황이 확실히 존재하지만, 품주영이 아닌 독립적인 다른 군영이라고 했다.이 군영의 인원수와 작용, 임무는 모두 침서가 모르는 것이었다.서신을 본 낙청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바로 이곳입니다.”임학명은 이 독립적인 군영에서 도망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았다.“황후가 당신의 군대를 이용해 암암리에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것 같습니다.”“수하들을 제약하거나 단속하지 않으니 이렇게 당당하게 일을 벌이는 것입니다.”“그리고 각 주 사이의 영지는 너무 멀어 조사하기도 번거롭습니다. 그러니 소식이 전해져도 모든 증거와 흔적을 인멸할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입니다.”침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91화

    거리마다 백성들이 그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듣자니 그 유구(流寇)들은 방화와 약탈, 온갖 나쁜 일들을 저질렀대. 심지어 현지 현아(縣衙)도 그들에게 전부 죽임을 당했고, 그 유구들이 현아를 침범하여 매일 밤낮으로 고기를 먹고 가무를 즐긴대.”“설마 우리 도성에 잠입하지는 않겠지? 혹시라도 그들이 온다면 끝장이야.”“그러니까. 빈현(蘋縣)은 이곳에서 너무 가까워. 그들이 어떻게 빈현까지 온 건지 모르겠어.”낙청연은 침서와 함께 궁으로 향하다가 거리에서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은 불안해졌다.과연 이것이 누군가 꾸민 음모일지, 아니면 정말 랑목이 온 건지, 낙청연은 알 수 없었다.랑목은 오랫동안 낙청연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만약 낙청연이 여국에 있다는 걸 랑목이 알게 된다면 아마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다른 이들을 죽여 낙청연을 구하려 할지도 몰랐다.“얘기를 들어 보니 만족들이 많은 사람을 죽인 것 같군요.”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현 전체를 죽일 뻔했지.”“정말 만족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십니까?”침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단정하긴 어렵다.”“그들은 잔인하고 피에 굶주린 자들이다. 완력까지 대단하다고 하니 만족의 특징에 부합되긴 하지.”“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여국에 잠입했을까? 게다가 도성과 아주 가까운데 말이다.”침서는 눈을 접어 웃으며 낙청연을 바라봤다.“설마 그들이 만족의 왕인 널 구하러 온 건 아닐까?”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그들이 절 구할 생각이었다면 도성까지 곧장 쳐들어왔을 겁니다.”낙청연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신이 없었다.랑목은 수단이 거칠었고 한때 랑목과 함께 지냈었던 낙청연도 하마터면 그에게 당할 뻔했었다.랑목이 정말 낙청연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데리고 여국으로 왔다면,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그렇게 어느샌가 마차가 멈춰 섰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이미 궁에 도착했음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마차에서 내려 곧장 대전으로 향했다.오늘에는 사람들이 전부 자리한 듯했다. 문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92화

    낙청연은 덤덤한 눈빛으로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대제사장에게 절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 아닙니까?”“필적을 확인해 보고 제게 죽을죄를 선고하는 겁니까?”낙청연의 여유로운 태도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정말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걸까?아니면 침서가 죽지 않게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어서 그러는 걸까?이러한 상황에서 이토록 침착하다니, 참으로 대단했다.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온심동이 반박하려는데 황제가 입을 열었다.“낙청연, 어떻게 네 결백을 증명할 것이냐?”낙청연은 품 안에서 처방전을 하나 꺼내 건넸다.“여기 오기 전에 전 그들이 서신으로 절 모함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전 미리 제 필적이 적힌 처방전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이것은 제가 줄곧 복용한 약입니다. 거짓은 한 글자도 없으니 폐하께서 동일인의 필적인지 대조해 보십시오.”그 처방전은 구십칠이 쓴 것이었지만 처방은 그녀의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이 무슨 약을 쓰는지 알고 있었기에 처방전을 쓰지 않았다. 단지 구십칠이 혹시나 기억하지 못할까 봐 그것을 적은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의 방에서 뭔가를 써서 흔적을 남긴 적이 없었다.심지어 그 방은 그녀에게 그저 객잔일 뿐이었다.대제사장이 되기 전까지 그녀는 그곳에 그 어떤 소속감도 느낄 수 없었다.항상 경계해야 하고 주의해야 했기에 중요한 물건은 절대 방 안에 남겨둘 수 없었다.제사 일족은 현재 전부 대제사장의 명령에 따랐고 낙청연도 매일 방에 있는 건 아니었다.온심동이 낙청연의 방에 손을 써서 그녀를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서신과 처방전을 받은 황제는 그것을 대조해 보았다.분명 같은 사람이 쓴 것이 아니었다.황후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낙청연, 누굴 속이려 드는 것이냐?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힘이 넘치니 분명 사내의 필적이다!”황제 또한 미간을 구겼다.“비록 필적이 다르긴 하지만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여인의 글씨체 같지 않구나.”황제가 말을 마치자마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93화

    두 장의 처방전을 비교해 보니 똑같았다.옆에 있던 황후마저도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황제와 황후의 반응을 본 온심동은 긴장했다.바로 그때, 황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두 처방전의 내용과 필적은 똑같다.”“같은 사람이 쓴 것이 맞구나!”그 말에 온심동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뒷걸음질 쳤다.“그럴 리가요!”낙청연은 미소 띤 얼굴로 온심동을 바라봤다.“대제사장, 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은 무슨 뜻이지?”“저 서신은 분명...”온심동이 모방한 것은 낙청연이 우유에게 적어줬던 처방전의 필적이었기에 분명히 가짜일 리가 없었다.온심동은 하마터면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을 뻔했지만 제때 정신을 차리고 입을 다물었다.낙청연의 눈이 빛났다.“분명 뭐?”온심동은 차갑게 시선을 옮겼다.“저 서신은 분명 네 방을 수색해서 나온 것이다. 네가 쓴 것이 아니라면 내가 썼겠느냐?”낙청연은 코웃음 쳤다.“저 서신은 내가 쓴 것이 아닌데 대제사장이 저것을 찾아냈다면, 대제사장이 서신을 위조하여 날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가 아주 크군.”“게다가 비밀리에 모의한 서신이라면 이미 보냈어야 할 텐데 왜 그것이 여태 방에 있었고 또 하필 대제사장이 그걸 찾아낸 것이지?”“대제사장, 날 모함하려는 생각이었다면 만족의 말투로 서신을 써야 했다.”낙청연의 웃음소리에서 약간의 조롱이 느껴졌다.온심동은 순간 안색이 창백해졌고 황후와 고묘묘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그들은 낙청연이 이런 방법으로 혐의를 벗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오히려 온심동이 그녀를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다.낙청연과 구십칠은 함께 있을 때면 대부분 무언가를 쓰거나 그렸기에 낙청연은 구십칠의 필적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의 필적도 당연히 모방할 수 있었고 황제 또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능숙했다.황후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이 서신이 네가 쓴 것이 아니라고 해도 빈현에서 방화, 살인, 약탈을 한 만족들은 분명 너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반박했다

Latest chapter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80화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9화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8화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7화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6화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5화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4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3화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2화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