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게 경쟁하고 싶다고?”우림은 자신이 내쫓겨 만방검을 잃게 될까 걱정됐다.그는 곧바로 말했다.“경매! 그것으로 공평하게 경쟁하지. 돈을 많이 낸 사람이 만방검을 갖자고!”“반드시 당장 은냥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우림이 이를 악물며 강조했다.그는 암시장에서 그렇게 많은 은냥을 꺼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듯했다.이곳에 유통되는 은냥은 전부 빠른 거래였다. 암시장에서 수입의 일부를 가져가지만 많지는 않았고, 암시장에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유통되는 은냥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우림도 예전에 이곳에서 지냈기에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래. 공평하게 경쟁하지.”그녀는 만방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복맹이 만든 검 중에서 그다지 훌륭한 편이 아니었다.하지만 우림이 이 물건을 꼭 얻으려 하니 골탕 먹이고 싶었다. 그녀는 우림이 이 검을 위해 얼마나 바칠지 궁금했다.우림이 내기를 제기했다.“좋다! 그러면 하나 더 걸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뭘 말이냐?”“네가 진다면 돌아가서 내 첩이 되거라!”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건방진 말을 하는구나.”우림은 자신만만하게 냉소를 흘렸다.“내기할 용기가 없느냐? 그러면 지금 당장 꺼지거라. 나랑 만방검을 빼앗을 생각은 말고!”낙청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못하겠다고 했느냐?”“만약 네가 진다면 난 네 팔 한쪽을 가지겠다. 어떠냐?”그 말을 들은 우림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의했다.“좋다!”“그땐 절대 잡아떼지 말거라!”낙청연은 태연자약하게 웃었다.“당연히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다. 겁을 먹고 도망치지는 말거라.”“도망친다고 해도 세상 끝까지 쫓아가 네 팔을 자를 것이다.”우림은 경멸에 찬 표정으로 코웃음을 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내 첩이 될 준비나 하고 있거라. 우리 집안은 발을 들이기 어려우니 말이다!”마지막 말에서 강한
“네.”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의부가 자신을 살뜰히 챙긴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처럼 보살핌을 받고 애정을 받는 느낌은 낙 태부와 낙용이 세상을 뜬 뒤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3일 뒤, 만방검이 드디어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그전에 낙청연은 또 그를 찾아 단둘이 얘기를 나눴고 협력하기로 했다.경매가 시작되었다. 오늘 밤 경매장은 거의 만석이었다. 다들 만방검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만방검이 나타나는 순간, 각 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우림의 목소리가 맨 처음 울려 퍼졌다.“10만 냥!”그 가격에 많은 이들이 마음을 접었다.구십칠이 값을 불렀다.“30만.”우림은 창가에 엎드려 그쪽을 한 번 바라본 뒤 이를 악물었다.“50만!”이번 내기는 명백한 도박이었다. 이것은 누구의 돈이 더 많은지, 누가 더 많은 은냥을 꺼내놓을 수 있냐에 달렸다.우림이 50만을 부른 뒤 옆방에서는 오랫동안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는 차갑게 웃으면서 비아냥댔다.“이 정도 돈도 낼 수 없으면서 감히 나와 내기를 한 것이냐?”“넌 반드시 내 첩이 될 것이다!”우림의 목소리는 아주 컸고 조용한 경매장에 널리 퍼졌다.다들 50만 냥이라는 가격이 최고로 높고, 아무도 이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만방검의 가치는 매우 높지만 그 정도 가격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사람들은 각 방에서 의논했다.“이 만방검은 우림의 손에 들어가겠군.”“우림이라는 자는 누구지? 돈이 참 많군.”“운주의 부사라고 들었소.”“운주의 부사라? 그래도 그렇게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할 텐데.”“누군가 뒤를 봐주나 보지.”우림이 의기양양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방에서 구십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100만!”그 말에 장내가 떠들썩했다.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창가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았다.“100만이라니, 세상에!”우림은 다리가 후들거렸다.그는 두 손으로 창가를 짚고
그렇게 많은 돈을 암시장에서 끌어모으더라도 몇 시진은 걸릴 것이다.우림은 이번에 낙청연이 어떻게 일을 마무리할지 지켜볼 셈이었다.그리고 이번에 낙청연이 큰 사고를 친다면 당숙은 절대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이 떠난다면 반귀성 미래의 주인은 그일 것이다!경매장은 통제 불능이 되었다.바로 그때, 발에 비친 그림자가 천천히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고, 섬섬옥수가 발을 걷었다.청아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천천히 울려 퍼졌다.“그러면 장소를 바꾸지. 내가 어떻게 100만 냥으로 만방검을 사들이는지 어디 한 번 지켜보거라.”우림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잠깐 망설이다가 이를 악물었다.“좋다! 네가 또 무슨 수작을 쓰는 건지 지켜보겠다!”그렇게 그들은 경매장 뒤쪽에 있는 연무장으로 향했다.오늘 밤에 연무장을 쓰는 사람이 없어 돈을 꺼내놓기에 적합했다.경매장 안에 있던 사람들도 구경을 위해 그곳으로 향했다.그리고 소문은 빠르게 퍼져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우림은 곧바로 사람을 시켜 은냥을 가져오게 했고 차가운 목소리로 조롱했다.“난 네가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거란 걸 믿지 않는다.”곧이어 사람들이 상자를 하나하나 열었다.“잘 보거라. 이건 진짜 돈이다! 마음대로 검사하거라!”낙청연은 경멸에 차서 웃음을 터뜨렸고 곧이어 그녀의 뒤에서 사람들이 상자를 하나둘씩 옮겨지기 시작했다.끊임없었다.동시에 상자를 열어보자 어두운 밤하늘 아래 화려한 금빛이 번쩍였다.그 눈부신 빛에 연무장 상공이 금빛으로 빛났다.주변에서 감탄이 이어졌고 우림은 얼이 빠진 채로 침을 꿀꺽 삼켰다.그는 화를 냈다.“이 상자 밑에는 분명 다 돌일 것이다!”말을 마친 뒤 그는 상자를 엎었다.와르르.상자에서 쏟아진 건 전부 금덩이였다.우림은 당황하면서 뒤에 있는 상자를 걷어찼고 쏟아져 나온 건 돌멩이 하나 없이 전부 금덩이였다.낙청연은 그를 막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유유하게 말했다.“100만 냥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를 수도 있다.”“어디
우림은 겁에 질린 얼굴로 안절부절못하면서 소리를 질렀다.“싫다! 싫어! 말로 하거라!”낙청연은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네가 내기를 하자고 하지 않았느냐? 그리고 날 네 첩으로 삼고 싶다면서?”“아니, 아니다.”우림은 긴장한 표정으로 침을 삼켰다.“늦었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녀의 눈빛에서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낙청연은 팔을 들어 우림의 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날카로운 검기를 느낀 우림은 비명을 내질렀다.그런데 바로 그때, 누군가 위에서 내려왔다.표창 하나가 낙청연을 향해 날아들었고 낙청연은 곧바로 검을 들어서 막았다.그 사람은 곧바로 앞으로 달려들어 우림을 구하고 거리를 벌렸다.낙청연은 우림을 구해서 떠난 사람을 바라봤다. 우림은 그에게 무척 감격했다.“고맙소, 주락(朱珞).”우림은 손을 덜덜 떨면서 땀을 닦았다.하마터면 팔 한쪽을 잃을 뻔했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주락은 검을 쓰는 10대 고수로서 2위였다.비록 복맹보다는 못했고 그의 명성도 복맹보다 훨씬 더 뒤떨어졌다. 복맹은 인검합일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지만 주락은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비록 1, 2위였지만 큰 차이가 있었다.주락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는 복맹을 초월하는 것이었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복맹은 주검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낙청연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만방검으로 향했다.우림이 이토록 만방검을 원하고 또 높은 값을 부른 건 설마 주락을 위해서일까?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에 있던 사람들이 길을 내줬다.호위들이 일제히 길을 내주면서 정연히 양측으로 물러섰다.곧이어 위풍당당한 사내가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왔다.그는 간이 갑옷을 입고 기세등등했다. 군영의 사람인 듯 보였다.우림은 그를 보자 마치 개처럼 그에게 뛰어갔다.“통령 대인! 드디어 오셨군요!”“조금이라도 늦으셨으면 제가 죽었을 겁니다!”그자는 우림을 힐끗 보더니 낙청연이 들고 있는 만방검을 보고 눈빛이 차
“낙청연, 통령 대인에게 밉보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그 칭호에 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게 그렇게 큰 벼슬이오?”“그것 때문에 내가 당신의 체면을 봐주어야 한다고?”그 말에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우림은 호통을 쳤다.“무식하긴! 여국의 아홉 개 지역에서 운주의 통령은 운주의 패주다!”“지금 당장 만방검을 바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 당장 통령 대인에게 살려달라고 빌 거라!”제호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의 표정은 낙청연이 무릎 꿇고 사과하면서 만방검을 바치길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주위 사람들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운주의 통령이 암시장에 오다니.”“얘기를 들어보니 운주가 아홉 개의 지역에서 최강이라던데. 병사만 강한 것이 아니라 통령의 실력도 아주 대단하고 들었소!”“암시장이 그들에게 밉보인다면 반귀성이 무너지지 않겠소?”제호는 그 말을 듣고 더욱 기뻐했다.이런 작은 암시장이 감히 운주를 건드리다니?그러나 낙청연은 여전히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태연자약한 표정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대답했다.“운주의 통령이면 뭐 어떠하오?”“암시장에 왔으니 암시장의 규칙에 따라야지!”“이 만방검은 내가 돈으로 산 것이오. 가지고 싶다면 공평하게 경쟁해야지.”“그리고 난 우림과 내기를 했고 우림이 졌소. 그러니 반드시 팔을 넘겨야 할 것이오!”낙청연의 매섭고 단호한 어조에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들은 여인이 이렇게 담력이 대단하고 기백이 넘칠 줄은 몰랐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제호 같은 인물이 눈앞에 있으면 겁을 먹었을 것이다.아홉 개 지역의 통령이면 병력을 직접적으로 장악한 사람이다.그렇기에 그는 다른 관원들보다 지위가 훨씬 더 높았다. 병사를 장악했기 때문이다.게다가 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는 건 절대 만만찮은 사람이 아니란 걸 의미했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성격이 훨씬 더 난폭하겠지만 도리를 무시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게다가 침서라는 정신 나간 염라대왕은 부하들에게 매우 관대했다.
제호의 입가에 재밌다는 듯한 미소가 걸렸다. 그의 적나라한 눈빛은 마치 눈앞의 여인이 병사들 틈바구니에 던져진 광경을 보고 있는 듯했다.그의 노골적이고 천박한 눈빛에 낙청연은 순간 울화가 치밀어올랐다.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 연무장에서 싸우지. 먼저 연무장에서 맞아서 나가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호위들이 일제히 물러났고 다른 사람들도 떠났다.그렇게 연무장에는 낙청연과 제호 두 사람만 남았다.제호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낙청연을 훑어보았다.“배짱이 좋구나. 그 점은 탄복한다.”“하지만 아쉽게도 똑똑하지는 않구나.”이렇게 연약한 몸이라면 한주먹에 날려 보낼 수 있었다.낙청연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와 이렇게 큰 도박을 한 것일까?바로 그때, 구십칠과 기옥이 사람들 틈 사이로 끼어들며 연무장 위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구십칠은 손에 땀이 났다.그는 낙청연이 너무 충동적이었던 건 아닐까 걱정했다.기옥은 연무장 위 사내를 바라본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제호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기옥은 긴장한 표정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구십칠은 그 점을 눈치챈 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러느냐?”“저...”기옥은 머리가 어지러웠다.“머리가 어지럽습니다.”“그러면 먼저 돌아가서 쉬겠느냐? 난 여기서 지켜볼 것이니 데려다주지는 못한다.”기옥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재빨리 도망쳤다.제호가 암시장에 오다니!만약 제호가 그녀가 이곳에 있는 걸 발견한다면 큰일이었다!기옥은 고개 한 번 돌릴 수조차 없었다.연무장에서 시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낙청연이 우선 공격했다. 그녀는 제호의 가슴팍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제호는 몸을 살짝 비틀며 공격을 피했다.낙청연은 힘을 너무 많이 써서 그의 곁을 지나쳤고 제호는 내친김에 낙청연의 손목을 잡았다.제호가 힘을 주어 비틀자 낙청연이 약간 밀렸다. 그녀는 당황하며 제호를 공격했고 그제야 제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놨다. 낙청연은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난 뒤에야 멈춰 섰다.두 사람
두 사람은 수십 차례 공격을 주고받았다. 낙청연은 계속해 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제호를 화나게 만들 수 있었다.옆에서 보고 있던 주락은 걱정이 가득했다.낙청연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통령이 적을 얕봤다!바로 그때, 주위에서 긴장 가득한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이 연무장 가장자리로 밀려나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제호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기회를 틈타 낙청연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잡았다!”“이번에도 피할 수 있을까!”말을 마친 뒤 그는 더욱더 맹렬하게 공격했고 낙청연은 바짝 긴장한 채로 그를 상대했다. 하지만 체중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에 제호가 낙청연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제호는 득의양양하게 낙청연을 들어 올린 뒤 그녀를 연무장 밖으로 내던지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낙청연이 별안간 힘을 써서 다리로 제호의 목을 졸랐다.그리고 몸을 잽싸게 날려 제호의 손에서 벗어나더니 제호의 목을 조른 채로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낙청연이 먼저 지면으로 떨어져 한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장풍에 먼지가 휘날리는 동시에 그녀는 뛰어올랐다.하지만 그녀의 두 다리는 제호의 목을 매섭게 조르고 있었다.낙청연은 또 한 번 그를 바닥으로 쓰러뜨리더니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낙청연은 젖 먹던 힘까지 다했다. 제호가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그는 다시 주먹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머리와 지면이 부딪히는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났다.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제호는 그 바람에 머리가 어지러워졌고 낙청연은 기회를 틈타 그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연무장 밖에서 놀라움에 가득 찬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모든 것이 이렇게 급격히 변할 줄은 몰랐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호에게 밀려나 연무장의 가장자리까지 물러났던 낙청연이 바로 다음 순간 제호를 바닥에 눌러놓고 주먹질을 하고 있다니.주먹을 몇 번 맞은 제호는 정신을 차리고 반격하려고 했으나 낙청연은 당연히 그에게 그럴 기회를
여인에게 진 것은 엄청난 치욕이었다.제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몰살하더라도 절대 이 여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다음 순간, 제호가 데리고 온 호위들이 일제히 나타나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때 암시장의 호위들도 곧바로 출동했다.분위기는 삽시에 날카롭게 변했다.겁을 먹은 구경꾼들은 혹시라도 억울하게 죽을까 봐 연신 뒷걸음질 쳤다. 제호는 낙청연을 죽어라 노려보다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바로 그때, 검은색 옷을 입은 자가 날아왔고 은침 몇 개가 휙 날아왔다.살기등등했다.제호는 잽싸게 피했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은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위엄 가득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렸다.“감히 누가 나 우홍의 여동생을 건드리는 것이지?”그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곧 그들은 처마 위 검은 옷을 입은 그를 볼 수 있었다. 귀신의 가면을 쓴 그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다.제호는 눈살을 찌푸렸고 순간 움츠러들었다.그는 암시장과 정면으로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이내 마음속 분노에 지배되어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이 바로 반귀성의 성주요?”“난 운주의 통령 제호요!”“오늘 이 여인은 나에게 미움을 샀소. 이 여인을 내게 넘긴다면 잘잘못을 따지지 않을 것이고 반귀성을 탓하지 않을 것이오!”제호가 거만하게 말했다.우홍은 몸을 날려 바닥에 착지했다. 그는 낙청연의 앞을 막아서면서 제호를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었다.암시장이 이런 인물에게 밉보여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정말로 맞서 싸운다면 암시장은 그를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우홍은 차갑고 단호하게 말했다.“낙청연은 우리 반귀성의 아가씨고 나 우홍의 여동생이오!”“감히 낙청연을 건드리는 건 날 건드리는 것이고 암시장을 건드리는 것이오!”그 말에 제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옆에 있던 우림은 대경실색했다.“당숙! 설마 저 여인이 암시장을 물려받게 할 생각입니까? 저야말로 당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