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자 벙어리는 그대로 밧줄을 풀고 일어섰다.그는 곧바로 다가가서 먼저 낙청연의 밧줄을 풀고 그다음 구십칠의 밧줄을 풀었다.세 사람은 소리를 죽이고 문에 붙어서 밖에서 서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문틈을 통해 밖을 바라보니 사람이 적지 않았다.구십칠은 아예 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바로 뛰쳐나갈 듯이 굴었다.낙청연은 그를 말리며 약병을 꺼내 들었고 문틈에 병 입구를 가져다 댄 뒤 가루약을 살살 불었다.밤바람이 불어와 약 가루가 흩날렸다.잠시 뒤, 문밖에 있던 한 사람이 쓰러졌고 다른 사람들이 그를 둘러쌌다.“뭔 일이래?”곧이어 사람들이 연거푸 쓰러졌다.사람들이 전부 쓰러진 뒤 세 사람은 비수로 자물쇠를 부수고 문을 열고 나갔다.“가자.”낙청연은 그들을 데리고 재빨리 헛간을 벗어났다.원래는 내원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순찰하는 호위들이 적지 않았고 심지어 지붕 위에도 사람이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몸을 숨겨 순찰하는 호위들을 피해야 했다.구십칠이 물었다.“우리는 지금 바로 나가는 겁니까?”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우선 우화응을 찾으러 가자.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어둠 속에서 온심동은 몰래 방문을 나섰다.그녀는 비수를 손에 꽉 쥐고 있었다.그녀는 오늘 밤 반드시 낙청연을 죽여야 했다!내일 성주가 낙청연을 데리고 귀도로 향한다면 늦는다.귀도로 간다면 성주는 진실을 알 것이고 성주는 그녀에게 속지 않을 것이다.내일이 되면 낙청연을 죽이고 싶어도 기회가 없을 것이다!온심동은 비수를 들고 헛간 쪽으로 향했다.그런데 마당을 지날 때 물어뜯는 소리가 들렸다.온심동은 깜짝 놀랐다.조심스럽게 그 정원으로 향해서 정원 문을 열어 보니 섬뜩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긴 머리카락의 여인이 호위를 물어뜯고 있었다.호위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고 바닥은 온통 피투성이였다.소리를 들은 순간 여인은 갑자기 몸을 홱 돌리며 온심동을 빤히 바라봤다.온심동의 안색이 달라졌다.우화응!그녀에게 정말 문제
온심동은 일어나자마자 도망쳤고 우화응은 몸을 일으켜 즉시 그녀를 쫓아갔다.온심동은 담을 넘어 우씨 저택에서 도망쳤다.그녀의 인기척에 많은 호위가 놀랐다. 그들이 쫓아갔을 때 피투성이의 우화응만 보였다.“부인!”우화응은 고개를 홱 돌려 그들을 힐끗 보더니 이내 경공을 이용해 떠났다.밑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부인께서 언제부터 무공을 할 줄 아셨지?”낙청연 3인방은 우화응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가는 길에 때마침 인기척을 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호위 몇 명이 떠난 뒤에야 낙청연 3인방은 그곳에 도착했다.주위를 둘러보니 피비린내가 났고 그들은 마당에서 시체를 발견했다.구십칠은 시체를 돌려 시체 목에 있는 상처를 보며 혀를 찼다.“상처를 보니 산 채로 물어뜯긴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봤다.“이 상처가 눈에 익은 것 같지 않나?”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고 구십칠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복맹?”낙청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시체를 바라보면서 걱정스레 말했다.“복맹은 이미 죽었다. 우경성이다!”’구십칠은 믿기 어려웠다.“우경성이 아직도 죽지 않았단 말입니까?”낙청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분명 그일 것이다. 그만이 이곳에 찾아올 수 있다. 그는 줄곧 우리를 따라다니고 있었다.”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냈다.“얼른 그를 찾아야 한다! 그가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한다면 찾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이번에는 반드시 그를 죽여야 했다!나침반이 움직이며 방향을 가리켰다.괜히 호위들을 놀라게 해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었기에 세 사람은 호위들을 피해 갔다.우화응은 우홍이 공무를 처리하는 곳에 와 있었다.우홍은 지도를 다 챙기고 내일 귀도로 출발할 생각이었다.고개를 든 순간 그는 흠칫 놀랐다.우화응은 피를 뒤집어쓰고 그곳에 서 있었고 머리카락도 엉망이었다.그는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화응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누가
깜짝 놀란 우홍은 제때 몸을 돌리더니 팔을 들어서 막았다.그는 우화응이 갑자기 힘이 이렇게 세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우화응은 몹시 화가 난 상태로 우홍의 팔뚝을 물더니 살을 한입 물어뜯었다.“아!”우홍은 아파서 핏줄이 섰고 우화응을 힘껏 걷어찼다.그러나 그가 바닥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우화응이 다시 덤벼들었다.그녀는 우홍의 발목을 붙잡고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고 다시 한번 우홍의 목을 물어뜯으려 했다.위기일발의 순간, 우화응의 눈앞에 장검이 나타났다.검을 문 우화응은 입을 베였다. 그녀는 큰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노기등등하게 그들을 노려봤다.벙어리는 재빨리 우홍을 일으켜 세워서 그를 구했다.낙청연은 빠른 걸음으로 돌진해 부문삭을 한 장 던져 우화응을 단단히 옭아맸다.곧이어 나침반에서 금진이 나와 우화응을 감쌌다.그 순간 낙청연이 본 것은 발버둥 치며 당장이라도 우화응의 몸에서 떠날 것 같은 우경성의 모습이었다.“우경성! 역시 당신이었군! 당신은 정말 죽지 않았어!”낙청연이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우경성은 발버둥 치면서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로 낙청연을 노려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대업을 이루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죽을 수 있겠느냐?”“우단봉이 날 쫓아다녔을 때 난 영혼 한 줄기를 시체 안에 숨겼다.”“네가 죽인 것은 우단봉뿐이다, 하하하.”우화응이 험상궂은 얼굴로 말하자 우홍의 안색이 달라졌다.“하지만 이번에는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다!”이번에는 절대 우경성을 놓치지 않을 생각이었다!낙청연은 장검을 뽑아 들더니 손가락을 베어 피를 낸 뒤 장검 위에 부문을 적었다.우홍은 안색이 달라지며 급히 낙청연의 손을 잡았다.“화응을 상처입히지 않을 수 있겠소?”낙청연은 살짝 놀랐다.“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구십칠은 곧바로 우홍을 낙청연에게서 떼어냈다.그리고는 벙어리와 함께 밧줄로 우화응의 사지를 옭아매고 힘껏 잡아당겨 우화응을 묶어뒀다.우화응이 아무리 악착같
“그리고 때마침 우화응이 당신과 혼인했습니다.”“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그 말을 들은 우홍은 충격을 받고 안색이 돌변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뭐라고?”“시체를 토막 냈다고 했소?”놀란 우홍은 분노하며 말했다.낙청연은 덤덤히 얘기했다.“오늘 밤 발생한 모든 일은 제가 당신을 속이지 않았다는 증거로 충분하겠지요.”“내일 당신과 함께 귀도에 가겠습니다. 때가 되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겁니다.”우홍은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바로 그때, 품 안에 안겨 있던 사람에게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우화응은 무척 허약한 모습으로 울먹이며 말했다.“미안합니다...”“미안해요.”우홍은 삽시에 눈이 빨개졌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우화응은 울면서 말했다.“인정합니다. 저와 제 오라버니는 당신 집안의 가산을 빼앗기 위해 당신들에게 일부러 접근했습니다.”“오라버니는 절 보고 당신에게 접근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우단봉에게 접근하겠다고 했습니다.”“하지만 우단봉이 집을 떠난 뒤 전 두 사람이 함께 잘 지내는 줄 알았습니다.”“그래서 단 한 번도 그 얘기를 꺼낸 적이 없습니다.”“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제 오라버니가 단봉을 죽였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우화응의 말을 들은 우홍은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놓았다.우홍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그러면 너는? 날 언제 죽여서 내 가산을 빼앗을 생각이었느냐?”우홍은 두 눈이 붉었다.우화응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전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당신과 함께 살면서 당신은 제게 무척이나 잘 대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당신들을 해치겠습니까? 전 가산을 빼앗을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우홍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말했다.“그렇겠지. 넌 이미 네가 원하는 걸 얻었으니 말이다.”“네 오라버니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혼자 그렇게 큰일을
우홍은 화들짝 놀랐다.“뭐라고? 도망쳤다고?”호위가 대답했다.“조금 전 순찰하던 자들이 대제사장이 부인과 싸우다가 도망친 모습을 보았다고 했습니다.”그 말에 우홍은 화가 치밀었다.대제사장이 도망을 쳤다고?낙청연도 살짝 놀랐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다른 건 못하면서 도망은 잘 치네.”우홍의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졌다. 대제사장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됐다!곧이어 우홍은 다시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바라봤다.“그러면 내일 우리는 귀도로 가는 것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우단봉의 가족을 찾았으니 시신을 데려와야 했다.하지만 낙청연이 또 말했다.“시신을 두 어르신에게 보여드리면 안 됩니다. 두 분께서 견디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우홍은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저택에 소동이 벌어지자 두 노인도 눈치채고 부랴부랴 달려왔다.우홍은 애써 두 어르신을 위로하고 설득해서 돌려보냈다.우홍은 상처를 치료한 뒤 머뭇거리며 물었다.“낙 낭자 혹시... 화응의 상처를 봐줄 수 있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우홍은 모진 말을 했음에도 여전히 우화응을 아꼈다.곧이어 두 사람은 우화응의 방으로 들어갔다.도착했을 때 우화응은 이미 기절해서 잠이 든 상태였다.낙청연은 그녀의 맥을 짚은 뒤 외상을 검사하고 약을 처방했다.그러고는 물에 부적을 녹인 뒤 우화응을 부축해 그녀에게 먹였다.그녀의 몸에 남아있던 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부인은 괜찮을 것 같소?”우홍이 걱정스레 묻자 낙청연이 대답했다.“괜찮을 겁니다.”“며칠 앓을 겁니다. 이 약을 제때 마시게 하면 됩니다.”“저희가 산에서 돌아올 때가 되면 거의 다 나을 겁니다.”우홍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다행이오.”낙청연은 그를 보며 말했다.“부인이 당신과 혼인할 때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걸 개의치 않는 겁니까?”우홍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오랜 시간 함께 했으니 부인이 어떤 성격인지 난 잘 알고 있소. 그녀는
온심동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또 실패했다.낙청연은 왜 이렇게 운이 좋은 걸까? 왜 어딜 가든 누가 도와주는 걸까?귀도에서 살아온 건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보물을 얻은 데다가 암시장의 성주와도 관계를 맺었다.낙청연의 세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자 온심동은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온심동은 기회를 틈타 다시 우화응을 만날 생각이었지만 우홍이 그 낌새를 눈치채고 50명의 호위를 보내 강제로 온심동을 산에서 내려보냈다.다른 한편, 우홍도 준비를 거의 다 마쳤다.그는 눈에 띄지 않고 행동을 더욱 편히 움직이기 위해 십여 명만 데려갔다.그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암시장을 떠났다.낙청연 3인방도 호위의 옷으로 갈아입고 대열에 섞였다.산에서 내려오자마자 그들은 마차를 타고 귀도로 향했다.가는 길 내내 조용했다. 낙청연은 발을 걷어 올리고 그윽한 눈빛으로 길옆의 숲을 바라보았다.조용한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우홍도 발을 걷고 쓱 쳐다보더니 말했다.“당황할 필요 없소. 아직 암시장을 직접 건드리려는 배짱을 가진 사람은 없소.”말을 마친 뒤 그는 가면을 쓰고 마차를 나섰고 말을 탔다.그는 기세 좋게 앞서 나갔다.낙청연이 추측했다.“고묘묘일 수 있겠군.”“여기는 아직 암시장의 범위에 속하니 감히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밖에 있는 우홍에게 말했다.“속도를 내서 길을 재촉합시다.”그렇게 그들은 속도를 높여 귀도로 향했다.그들은 멈춰서 쉬지 않았다.그들이 속도를 높이자 숲속에서 이따금 새들이 놀라 날아갔다.인기척을 보니 수가 꽤 많은 듯했다.벙어리도 주위를 관찰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낙청연의 손바닥에 글을 적었다.“백 명 이상. 귀도로 유인.”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나랑 같은 생각을 했군.”그렇게 그들은 밤새 길을 재촉했고 그자들은 뒤에서 뒤쫓기만 할 뿐 손을 쓸 수 없었다.며칠 동안 뒤쫓다 보니 고묘묘는 이미 피곤했다.“공주마마, 손쓸
고개를 돌린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위치와 거리를 계산해 본 낙청연은 목소리를 낮추며 벙어리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분산으로 가지.”“그 뒤에 마을이 있소.”그 마을의 환각진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전에 복맹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인데 아직도 있었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낙청연을 업고도 날듯이 걸었다. 그는 다른 이들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분산으로 향했다.우홍은 십여 명과 함께 활과 화살을 꺼내 들고 잇달아 고묘묘를 공격해 그녀를 막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마을로 뛰어 들어갔다.낙청연은 바닥에 발이 닿자 걱정스럽게 벙어리를 바라보았다.“아토, 괜찮소?”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걸 표현했다.곧이어 우홍 등 사람들도 속속 도착했다.모든 이들이 마을 안에 들어오자 낙청연은 부문의 위치를 옮겼다.“됐습니다, 성주. 두 사람을 여기에 남겨서 지켜보게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일단 앞에 있는 마당으로 갈 겁니다.”이제 곧 저녁이라 숲속에 안개가 자욱했고, 거기에 더해 환각진의 작용 때문에 마을 전체가 모습을 감췄다.그들은 마을 안에서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바로 마을 밖에 있었고 수도 적지 않았지만 마을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고묘묘는 분산에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곧이어 부하들이 도착했다.“공주마마, 괜찮으십니까?”고묘묘는 화를 내며 그를 걷어찼다.“쓸모없는 놈!”“수색하거라! 분산을 샅샅이 뒤져서라도 찾아야 할 것이다!”고묘묘는 분노가 치밀었다.그렇게 고묘묘의 부하들은 전부 분산에 모였다.낙청연은 날이 어두워지자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 그들은 정면에서 마을을 떠나 고묘묘 일행을 지나쳐 그 허름한 절로 향했다.그곳에는 산꼭대기까지 직통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낙청연은 일행은 순조롭게 비밀 통로에 진입해 산꼭대기로 향했다.그들이 비밀 통로에서 나왔을 때는 날이 거의 밝았다.그곳에 주둔하고 있던 호위는 인기척을 듣고 깜짝 놀라 사람들을 모은 뒤 출구를 겹겹이 에워쌌다.낙
“그녀가 죽은 뒤 다리가 끊겼습니다.”그들은 그 저택에 도착했다. 낙청연은 우홍을 데리고 우단봉이 살던 방으로 향했다. 곳곳에 그녀가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었다.낙청연은 또 우홍을 데리고 뱀굴로 향하는 절벽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의 다리는 아직 시공 전이었다.벼랑 사이에 서자 광풍이 휘몰아쳤고 우홍은 놀라움을 느꼈다.“이건... 우단봉이 만든 것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정 아저씨에게 방어 배치도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것에는 우단봉이 손수 적은 글이 있었다.“그녀는 귀도에 대한 큰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산 전체에 기관이 있습니다. 그녀가 모든 방어를 만들었지요.”우홍은 그 내용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우단봉은 예전에 내게 이런 생각을 얘기한 적이 있었소.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고 나와 내 아버지에게 부정당했지.”“그런데 지금 보니 우리가 틀렸소.”“만약 당시 우리가 우단봉을 인정하고 그 아이에게 자신감을 줬다면 우리 몰래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그랬다면 지금처럼 나쁜 결과가 있지는 않았겠지.”우홍은 비통했고 또 죽도록 후회됐다.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법이고 예전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었다.우홍은 낭떠러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낙청연은 우홍이 혼자 있을 수 있게 다른 이들과 먼저 자리를 떴다.마당으로 돌아오자 정 아저씨가 다급히 말했다.“성주, 제가 주방에 먹을 걸 준비하라고 이르겠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또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 산에 백 명 정도 사람이 왔는데 지금 절 찾고 있습니다.”“그들의 동향을 살피세요. 만약 그들이 계속해 산에 오르려 한다면 필요할 때 개입하십시오.”정 아저씨가 대답했다.“알겠습니다!”구십칠도 도와주러 갔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햇볕이 좋아 마당의 풀밭에 앉았다.앞을 내다보니 구름이 둥둥 떠 있었다.벙어리는 조용히 그녀의 곁에 서 있었다.“우홍은 아마 진정으로 자신의 여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