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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낙정은 부진환이 자신을 본다면 분명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처마 밑에 서 있던 그림자는 담벼락을 짚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부진환은 고통을 억누르며 창백한 얼굴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왕야, 이제 돌아가시지요. 여기서 봐봤자 고통만 더할 뿐입니다.”

소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부진환은 굳은 표정으로 고통스럽게 말했다.

“그냥 시름이 놓이지 않아서 그런다. 낙정은 무조건 없애야 해! 저 여자를 살려둘 수는 없어!”

소유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야. 제가 부근 삼거리의 출입구에 사람을 더 보냈습니다. 낙정은 날개가 달려도 도망가지 못해요! 그러니 이제 돌아가시지요.”

부진환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걸음을 돌렸다.

낙정은 기를 쓰고 포위를 뚫으려고 발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병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잡히고 말았다.

봉쇄한 거리 양켠에 수많은 백성들이 몰려 있었다.

낙청은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옥으로 압송되었다.

황궁에서는 치열한 언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제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러실 수 있나요? 약속을 어기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엄내심이 분노를 억누르며 따지고 물었다.

황후로 책봉된 후, 그녀가 이렇게 속내를 다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부운주가 차갑게 말했다.

“그렇다.”

그 말에 엄내심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낙정이 부황을 시해하려 한 증거가 수두룩하다. 이런 자를 살려둘 수는 없어. 황후에게 억한 마음으로 이러는 거 아니야.”

엄내심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원망에 찬 눈빛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사정해도 소용이 없단 말씀이십니까? 꼭 죽여야만 하나요?”

부운주는 여전히 차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엄내심은 씩씩거리며 황제의 서재를 나갔다.

낙정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여국에는 풍수사가 많지만 그녀의 신변에는 믿을만한 풍수사가 없었다. 그건 그녀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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