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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낙청연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녀는 눈썹을 까딱이면서 부진환을 바라봤다.

“천산설련은 이미 왕야께 드리지 않았습니까? 왕야께서 진정 필요하신 건 천산설련이 아니라 제 목숨 아닙니까?”

낙청연의 냉혹한 목소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 말투가 부진환의 화를 돋웠는지 부진환은 또 한 번 손을 들어 낙청연의 뺨을 때렸다.

“내 앞에서 또 연기를 하는 것이냐! 아니면 태부부에서 너에게 가짜 천산설련을 줬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

비릿한 향을 풍기는 피가 낙청연의 입가에서 뚝뚝 떨어졌다. 피로 얼룩진 그녀의 모습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부진환의 모습을 보고 냉소를 흘리며 대꾸했다.

“왕야, 이렇게 가다가는 곧 죽을지도 모릅니다.”

부진환의 눈동자는 더욱 탁해져 있었고 정서적으로도 이성을 잃고 많이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가 갖고 있던 용의 기운도 더는 그를 보호할 수 없었고 상황은 그녀가 상상한 것보다 더욱 심각했다.

그러나 부진환의 노여움은 점점 더 정도가 심해졌다. 그는 낙청연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화를 돋우고 자신을 도발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화가 난 상태에서 명령을 내렸다.

“수색하거라!”

부진환의 명령을 받은 호위들은 우르르 방 안으로 들어가 방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지면서 수색을 시작했다.

낙청연은 바닥에 앉은 채로 호위들의 자신의 방을 뒤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들은 마치 범인의 처소를 뒤지듯 굴었고 왕비의 존엄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등 어멈과 지초는 완전히 겁에 질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낙청연 대신 부진환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는 부진환의 눈에는 울먹이고 있는 낙월영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왕야… 천산설련이 없으면 전 어떡합니까? 제 얼굴 치료할 수 있는 것입니까?”

낙월영의 눈물은 멈춘 적이 없었고 그녀가 쓰고 있던 면사포는 이미 눈물로 푹 젖어있었다.

부진환의 목소리가 조금은 누그러졌다.

“없으면 내가 사람을 보내 다른 곳에서 구해 오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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