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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성도윤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감상하는 듯싶었는데 모든 풍경과 그녀의 몸에 쏟아져 내리는 햇살, 그 모든 게 너무도 적절하여 마치 차설아를 위해 그 자리에 있는 듯싶었다.

“그래서 아까 화난 이유가 질투 때문이야?”

그는 차설아의 뒤에서 잠자코 걷고 있다가 갑자기 손목을 잡았는데 마치 승리자인 것처럼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흥, 알면서 뭘 물어?”

차설아는 남자의 손을 쳐내며 말을 이었다.

“좀 이따 도현 씨가 오면 다 밝혀질 테니까 그때 가서 용서나 빌지 말라고.”

말을 마치고 그녀는 마치 한 마리의 파랑새처럼 쪼르르 달려나갔다.

“...”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성도윤의 눈에서는 꿀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더는 내 곁에서 멀어져가지 말았으면...

---

M 국, 퀸즈호텔.

사도현은 성도윤과의 통화를 마치고 5성급 호텔의 폭신한 침대에 누워서는 쿨쿨 자고 있었다.

최근 그는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낮에는 호텔에서 잠만 자고 저녁에는 파티를 열며 놀면서 가문의 일에는 아예 신경을 끄고 그렇게 하루가 멀다 하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똑똑.”

“꺼져.”

사도현은 귀를 베개로 막았는데 이불밖에 드러난 두 팔은 보기만 해도 탄탄했고 등 근육도 탄탄하니 태평양 어깨가 따로 없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전보다 더 다급했다.

이와 동시에 무전기에서 사도현의 부하인 도민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일어나셨어요? 윤설씨가...”

도민준의 말은 윤설에 의해 끊겼다.

“오빠, 일단 문 좀 열어. 얘기 좀 해야지 않겠어?”

무전기의 저편에서 여인의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못은 내가 했으니까 나한테 얼마든지 못되게 굴어도 돼. 그런데 오빠 몸은 망치지 마, 제발. 요즘 매일 술만 마신다며? 그룹 일은 더더욱 신경도 안 쓰고... 이러다간 오빠 몸 다 상해. 그분이 알게 되시면...”

“그 사람 얘기 꺼내지 마!”

사도현은 마치 심기가 불편한 맹수처럼 눈빛에는 음산한 기운이 뿜어나왔다.

“내가 아직 네 목숨은 남겨준 걸 감사하게 여기고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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