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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뛰어내리고 싶으면 뛰라고 해, 나랑 무슨 상관인데?”

사도현은 표정 한번 안 변하고 냉담하게 말을 내뱉고는 이불을 잡아당겨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맸다.

“그렇지만... 윤설 씨는 수영을 못 하시잖아요, 저도 수영할 줄 몰라요!”

도민준은 문밖에서 혼자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다.

“큰일이에요! 윤설 씨 상황이 지금 엄청 안 좋아요. 저기요! 누구 없어요? 사람 살려요! 구조대원 거기 없어요?”

퀸즈 호텔은 독채 별장으로 되어있었는데 방음효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윤설이 뛰어내리는 소리에 호텔 관리자와 손님들이 하나 둘 씩 밖으로 나와 상황을 확인하는 바람에 금세 북적대기 시작했다.

“성가시네, 진짜!”

사도현은 더는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소음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윤설이 그를 찾아낸 그 순간부터 그의 머릿속은 이미 복잡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손에 잡히는 대로 옆에 놓여있던 반바지를 집어 주섬주섬 입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큰 키를 가진 그는 마치 모델 같았는데 그한테서는 타고난 매력 같은 것이 풍겼다. 그리고 조금은 흐트러진 머리가 그한테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그는 성도윤과 마찬가지로 하늘의 걸작이라고 할 만큼 태어날 때부터 탁월한 아우라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러니 사도현이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밖에 모여 수군대던 사람들은 하나둘 입을 다물었고 자연스레 그한테 길을 내어주었다.

도민준은 사도현이 나온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도련님, 드디어 나오셨네요. 얼른 윤설 씨 좀 구해주세요. 구조 요원들이 접근하는 걸 거절해서 지금 도련님만이 윤설 씨를 구할 수 있어요.”

“진짜 성가시네.”

사도현은 한편으로는 짜증 난다는 듯 말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준비운동을 했다. 그리고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고 목제 다리를 따라 윤설이 뛰어내린 곳으로 걸어가 두말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윤설은 물속에서 푸드덕대는 바람에 온몸이 다 젖었었는데 구조대원의 접근을 거절하다가 자신한테로 헤엄쳐오는 사람이 사도현인 것을 보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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