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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차설아는 거실에 앉아 벽에 걸린 산수화를 올려다보았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오도자의 작품이었다.

아쉽게도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목동만가도’는 화재로 타버렸다. 이 그림은 ‘목동만가도’의 자매작인 ‘목동답설도’로 보였다. 아버지가 생전에 여러 미술관을 돌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찾지 못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차설아가 이곳에서 보게 되다니! 이것 또한 인연일까?

“그림을 좋아하세요?”

뒤에서 한 줄기의 싸늘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설아는 흠칫 놀랐고, 왠지 낯익은 느낌에 바로 몸을 돌렸다.

건장한 남자는 올 블랙 패션이었고, 정성스럽게 만든 것 같은 얼굴의 검은 깃털 가면은 그의 신비로운 느낌을 더했다. 입꼬리의 차가운 미소는 위세를 부리지 않아도 무서운 느낌을 주었다. 역시나 자정 살인마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미스터 Q, 안녕하세요.”

차설아는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남자에게 손을 내밀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남자는 차가운 모습이었다. 그녀의 손을 흘겨보았을 뿐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물었다.

“아주 소중한 물건을 저당하려고 저까지 불렀다고 하죠?”

“맞아요.”

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저당하려는 이 진귀한 물건은 골동품도, 보물도 아니고 법에 어긋나는 물건도 아니에요.”

“네?”

남자의 깊은 눈에는 흥미가 차오르더니 물었다.

“그럼 말씀해보시죠.”

“개인 섬을 저당하려고요. 동남아시아에 있는 지리적 위치도 좋고, 지금까지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무릉도원이에요...”

여기까지 말한 차설아는 슬픈 표정을 짓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막다른 골목에 처하지 않았다면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터전을 내놓지도 않았을 거예요.”

“막다른 골목이요?”

남자는 이 섬보다 차설아의 현황에 대해 더 궁금해하는 듯했다.

“맞아요, 돈이 필요하거든요.”

차설아는 많은 것을 털어놓고 싶지 않았고, 씁쓸하게 웃더니 말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반년 안에 전 섬을 다시 찾을 거예요.”

그녀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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