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미스터 Q는 차설아의 말을 소화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러고는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상상력이 참 풍부하네요.”“그럼 제 말이 틀렸나요?”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한 걸음 한 걸음 남자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의 가슴에 얹었다.미스터 Q는 눈썹을 찡그리며 큰 손으로 막았다.“이게 뭐 하는 짓이죠?”“긴장하지 마세요. 그냥 저를 보면 심장이 빨리 뛰는지 확인하려는 거예요.”차설아는 고개를 쳐들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남자는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곧 입꼬리를 올리더니 긴 팔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자신의 품으로 와락 끌어당겼다.“그럼 좀 더 가까이 있어야 잘 느껴지죠.”차설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마치 미꾸라지처럼 그의 품에서 빠져나갔다.“당황하지 마요. 제가 당신을 잡아먹나요?”남자는 오히려 차설아를 향해 다가서며 웃었다.“제가 그쪽 전남편의 원수이니, 적의 적은 친구라면서요? 우리가 가까이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죠.”“안 돼요!”차설아는 즉시 손으로 X자 모양을 했다.‘역시, 이 남자는 분명 나한테 딴마음이 있어. 여자의 예감은 늘 정확하단 말이야.’아쉽게도 지금의 차설아는 오로지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었고 남자는 안중에도 없었다.“전 지금 연애에 관심이 없어요. 단념하는 게 좋을 거예요.”남자를 보는 그녀의 예쁜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미스터 Q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안심하세요. 전 당신의 섬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니.”“진심이길 바랄게요.”차설아는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믿지 않았다. ‘오해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 너무 깊이 빠져들면 나만 손해야!’미스터 Q는 개인 비행기를 갖고 있었고, 항로를 신청한 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해바라기 섬으로 출발했다.원래 개인 비행기의 소파는 붙어 있었지만, 차설아는 남자와 거리를 두려고 일부러 그와 1미터 떨어져 있었다.비행기가 이륙하자, 그녀는 즉시 이어폰을 끼고 방해하지 말라는 뜻을
차설아는 미스터 Q를 데리고 해바라기 섬의 한복판, 즉 그녀와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곳으로 향했다.그들은 해바라기 꽃밭을 지나야 했다.이 꽃밭의 해바라기들은 줄기마다 쭉쭉 뻗어 사람의 키에 버금가는 높이로 자라 있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두 사람은 꽃밭을 앞뒤로 걸어갔고, 따스한 햇볕이 꽃 사이를 뚫고 그들의 머리카락과 어깨에 떨어졌다. 청춘 영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화면이었다.꽃밭의 끝에는 귀여운 모자를 쓰고 노란 치마를 입은 달이가 보였다. 녀석은 작은 호미를 손에 들고 허리를 굽힌 채 진흙탕에서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민이 이모는 옆에서 작은 선풍기를 들고 아이에게 바람을 쐬며 걱정했다.“달이 아가씨, 날이 밝았고 기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요. 더위를 먹기 전에 얼른 돌아가세요!”“민이 이모 먼저 돌아가세요, 저는 오늘 반드시 이 빈터에 해바라기 꽃을 다 심을 거예요. 그러면 엄마와 오빠가 돌아올 거예요...”“이 넓은 땅에 꽃을 다 심으려면 저녁까지 심어야 한다고요. 민이 이모 말 들어요. 빨리 돌아가세요.”민이 이모는 아이가 더워서 탈이 날까 봐 저도 모르게 말투가 엄해졌다.차설아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이를 맡긴 이상, 민이 이모는 항상 최선을 다해 보살폈고 한 치의 착오도 용납하지 않았다.“참, 걱정하지 마세요. 달이는 금방 심을 수 있어요...”달이는 발그레한 얼굴을 쳐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갑자기 녀석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민이 이모의 곁을 ‘휙’ 지나서 나비처럼 쏜살같이 달려갔다.“엄마! 엄마! 드디어 돌아오셨어요!”눈썰미가 좋은 달이는 꽃밭에서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차설아를 단번에 발견했다.차설아도 당연히 달이를 발견했고,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달이야, 엄마의 보물 달이. 너무 보고 싶었어!”그녀는 팔을 벌려 달이를 와락 끌어안았고, 새빨갛게 물든 작은 볼에 대고 마구 뽀뽀를 했다.이 탱글탱글한 촉감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볼이었다.“엄마, 달이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왜 이
차설아는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라 난처한 표정이었다.만약 해바라기 섬을 사러 온 사람이라고 한다면 달이는 손에 든 호미를 들고 당장 쫓아낼지도 모른다.“엄마가 해안에서 새로 사귄 친구야.”차설아는 어쩔 수 없었는데 이렇게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엄마 친구였어요?”달이는 차설아의 품에서 내려와 미스터 Q의 앞에 다가가더니, 귀여운 얼굴을 쳐들고 배시시 웃으며 남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엄마 친구는 곧 달이 친구예요. 해바라기 섬에 오신 걸 환영해요.”미스터 Q의 딱딱하던 입꼬리에는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차갑던 마음이 달이에 의해 녹은 것이 분명했다.그는 허리를 굽혀 작은 달이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안녕, 꼬마야. 나는 네 엄마의 친구일 뿐만 아니라 네 오빠의 친구이기도 해. 앞으로 우리 네 사람 아주 즐겁게 지내게 될 거야.”“좋아요!”달이는 눈을 반짝이며 서둘러 말했다.“우리 엄마는 친구가 별로 없어요. 특히 남성 친구는 더더욱. 지난 4년 동안 경수 아빠와 경윤이 이모, 두 친구밖에 없었어요. 저도 엄마가 좀 외롭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 엄마에게 새 친구가 생겼다니. 앞으로 우리 엄마 잘 부탁드립니다!”“경수 아빠?”미스터 Q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그럼 그분이 네 엄마의 남편이야?”“그건 아니에요!”달이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우리 엄마는 지금 싱글이에요. 경수 아빠는 저희 친아버지가 아니라 그저 명목상 아버지...”“콜록!”차설아는 이마를 짚고 가볍게 기침을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됐어, 달아. 그만 말해. 그저 평범한 친구에게 엄마의 모든 사정을 다 말해줄 필요는 없어.”달이는 천사와도 같은 아이였다. 아무런 경각심도 없는 천사 달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머리를 거치지 않고 다 말하는 경향이 있어 차설아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미스터 Q 입가의 미소가 더 짙어지더니 손바닥으로 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 섬은 아주 아름답더구나. 아저씨에게 섬 구경 좀
“이모, 뭘 걱정하고 계시는지 편히 말씀하세요.”차설아가 묻자, 민이 이모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아가씨도 알다시피 두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해바라기 섬에서 자랐고 바깥세상을 접한 적이 없어요. 원이 도련님은 워낙 똑똑하고 경계심도 많아서 남에게 쉽게 속지 않겠죠. 하지만 달이 아가씨는 걱정이에요. 천사 같은 아가씨가 바깥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떡해요...”“무엇보다 달이 아가씨는 타고난 체질 때문에 호흡기가 약해요. 공기 질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죠. 공기가 이렇게 좋은 해바라기 섬에서도 자주 앓는데 이곳을 떠나면 더 큰 일이잖아요?”차설아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게요. 저도 그 부분이 걱정되긴 했어요. 하지만 달이를 계속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울 수는 없어요. 바깥세상도 경험해야 해요. 해안에서 최대한 환경이 좋은 곳으로 찾아볼게요.” “해안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곳이라면, 두 지역의 식물 피복률이 가장 높죠. 하나는 차씨 저택의 별장 지역이고, 다른 하나는 성가 저택이 있는 안양구예요.”“이모, 제가 이번에 돌아가 보니, 차씨 저택의 별장 지역이 글쎄 쓰레기 처리 구역으로 지정되었더라고요. 곧 쓰레기 철거장으로 건설된대요...”“뭐라고요?”민이 이모는 놀랍고도 분노했다.“감히 누가 그 땅에 손을 대요? 어르신과 사모님께서 직접 고르신 땅이에요. 차씨 가문의 명맥과 직결되어있는 귀한 땅을 쓰레기 철거장으로 만든다니요! 어르신이 저세상에서 노하실 거예요.”“이모,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제가 잘 처리할 거예요. 차씨 가문은 해바라기 섬과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추억을 담고 있어요. 두 곳 모두 제가 최선을 다해 지킬 거예요.”한편, 달이는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미스터 Q의 손을 잡고 그들이 사는 집에 도착했다.“아저씨,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성처럼 생겼죠? 엄마가 저는 성의 공주이고 오빠는 왕자라고 했어요...”미스터 Q는 집을 둘러보았다. 곳곳마다 아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였다.조개껍데기로 만든 풍령
달이는 흥미진진하게 카드를 나눠주었다. 이것은 예전에 그들이 즐겼던 게임이었다. 매번 이 게임을 할 때마다 차설아와 원이만 이기고 달이와 민이 이모는 졌었다.‘이번에는 가면 아저씨가 있으니 꼭 이겨봐야지!’차설아는 미스터 Q에게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모아 양해를 구했다.“유치하긴 하지만 아이가 좋아해요. 오신 김에 아이랑 좀 놀아주세요, 부탁드려요!”미스터 Q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달이는 곧 카드를 나눠주었고, 세 사람은 카드를 펼쳤다. 흑백 조커는 미스터 Q에게, 컬러 조커는 달이에게 돌아갔다.“와, 이겼어요! 제가 이겼어요!”달이는 처음 이겨서 기뻐서 펄쩍 뛰며 미스터 Q를 한바탕 들볶을 태세였다.하지만 미스터 Q는 손님이고, 또 그들의 ‘돈줄’이라 차설아는 달이에게 일침을 가했다.“달아, 아저씨는 손님이셔. 너무 지나친 요구를 하면 안 돼.”“엄마, 안심하세요. 달이는 절대 손님을 난처하게 하지 않아요.”“그럼 아저씨와 진실 게임을 할 거야, 아니면 왕 게임을 할 거야?”“음... 왕 게임?”“좋아, 난 다 괜찮아.”미스터 Q는 오히려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달이는 미스터 Q를 빤히 쳐다보더니 반짝이는 큰 눈을 깜박거리고 깃털 가면을 가리키며 말했다.“아저씨, 그 가면을 벗어주면 안 돼요?”남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차설아가 더 긴장하여 얼른 제지했다.“이건 안 돼. 다른 거로 바꿔.”미스터 Q의 가면은 금기이며, 그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되면 죽는다고 전에 배경수가 말했었다.비록 현재까지는 사람을 죽이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변태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차설아는 감히 위험을 무릅쓸 수 없었다.정상적으로 보이는 변태가 왕왕 더 무서운 법이다!“하지만 이건 룰이에요. 만약 아저씨께서 룰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아야 해요.”달이는 두 손을 허리에 집고 자신의 원칙을 고수했다.미스터 Q는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럼 벌을 받지. 어떤 벌을 줄 건데?”“에이, 재미없어.”달이는 실망하여
“그건...”달이는 차설아를 한번 쳐다보더니 우물쭈물하는 모습이었다. 차설아에게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게임 룰은 지켜야 해.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져.”미스터 Q는 짙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엄숙한 말투로 달이에게 경고했다.차설아도 흥미를 느끼고 웃으며 달이를 꼬드겼다.“무슨 비밀이 있는지 엄마에게 말해봐. 엄청 궁금한데?”“그럼 제가 말할 테니, 엄마 절대 화내면 안 돼요.”달이는 눈을 껌벅이며 차설아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엄마 화 안 낼게.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있어. 엄마도 있는걸?”차설아는 자신이 비교적 개방적인 엄마라고 생각했다. 법을 지키는 선에서 아이들에게 독특한 생각이 있다면, 그녀는 무조건 지지하는 편이었다.“좋아요, 그럼 달이가 말할게요.”달이는 심호흡을 하고 부드럽고 작은 손으로 차설아의 손을 잡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엄마, 사실 오빠와 저는 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비록 아버지가 없어도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엄마는 계속 말씀하셨지만, 저와 오빠는 만약 아버지가 있다면 더 행복할 것 같아요.”“그래서 말인데요. 저와 오빠에게 아버지를 찾아주면 안 되나요?”차설아는 바로 멍해졌고, 입가에 맴돌던 부드러운 미소도 굳어졌다.달이는 상황을 보고 바로 말을 바꾸었다.“엄마, 장난이에요. 저와 오빠는 아버지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엄마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해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화도 내지 마시고요.”“아니야, 내가 왜 우리 달이에게 화를 내겠어. 그저...”차설아는 멈칫하더니 조금 슬퍼졌다.“그저 달이와 오빠가 모두 아버지를 원하는 줄 몰랐어!”두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라는 빈자리에 익숙했고, 그들에게 그림책이나 동화 이야기를 들려주면 최대한 아버지 캐릭터를 제외하곤 했다.그래서 아이들은 ‘부성애’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알고 보니,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필요 없는 것이 아니었다. 두 아이가 입
그러자 옆에 있던 달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엄마, 아버지도 할 수 있고 엄마도 할 수 있지만, 아버지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기는 해요.”“뭐?”차설아와 미스터 Q는 모두 녀석을 쳐다보며 큰 호기심을 보였다.“바로 비행기죠!”“아버지는 분명 엄마보다 더 높이 들 거예요. 아버지의 높은 어깨에 앉아보고 싶어요!”녀석의 말에 차설아는 반박할 힘이 없었고 죄책감에 빠졌다.확실히 남녀 사이에는 체격 차이가 존재했으니, 남자의 듬직함이 아이들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줄 것이다. 이것은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그게 뭐 어려운 거라고, 아저씨가 비행기 태워줄게.”미스터 Q는 갑자기 허리를 굽히고, 긴 팔을 내밀더니 달이를 가볍게 자신의 넓은 어깨에 올려놓았다.“와, 아주 높아요! 바다 전체가 다 보여요!”녀석은 깔깔 웃으며 손으로 남자의 목을 잡고 은방울 굴리는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더 높이, 아저씨, 더 높이!”이 모습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더 따뜻하고 화목해 보였다. 차설아는 뒤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달이는 매일 즐겁고 유쾌하게 보냈지만, 이렇게 격양된 고함을 지르고 마음껏 웃음을 터뜨리는 건 처음이었다.어쩌면, 그녀는 두 아이에게 아버지를 찾아주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자신의 배우자를 찾는 건 쉬웠지만, 아이의 아버지를 찾는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우선, 그녀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기에 미혼 남성은 찾을 수 없었다. 이것은 상대방에게 불공평한 일이니 말이다.그리고, 그녀는 다른 사람의 새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또 많은 남성을 배제해야 했다.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그 어떤 남자도 기꺼이 남의 아이를 키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그런 사람이 설령 있다고 해도, 차설아는 상대방을 좋아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것 같았다.최종 결론은... 너무 어렵다!민이 이모는 밥을 차려놓
“뭘 결정했는데? 엄마한테 알려줄래?”차설아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수건을 들고 부드럽게 달이의 땀을 닦아주었다.녀석은 너무 뛰어서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져 아주 귀여웠다.“엄마, 방금 제가 늘 아버지를 원한다고 말했잖아요. 하지만 엄마는 아버지를 찾지 않으니, 미스터 Q 아저씨를 양아버지로 삼아 제 아버지로 만들 거예요!”달이는 별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진지하게 말했다.“안돼!”차설아는 망설임 없이 달이의 생각을 잘라버렸다.어쨌든 성도윤은 달이의 친아버지이고, 미스터 Q는 공교롭게도 성도윤과 원수지간이었다. 이 두 사람이 부녀 사이가 되는 것은 달이가 ‘적을 아버지로 삼는 것’이 아닌가?성도윤과 원한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니 이렇게 부도덕한 일을 그녀는 할 수 없었다. 그러니 달이의 결정을 더더욱 동의할 수 없었다.“왜 안 돼요?”달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예쁜 얼굴에는 혼란에 가득 찼다.“미스터 Q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저를 비행기도 태워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겠다고 했어요. 달이 아버지에 아주 적합하다고요.”“이미 매수당했네. 우리 순수한 달이는 왜 이렇게 경계심이 없을까? 만약 해안으로 돌아간다면 1분 안에 인신매매범에게 유괴될 거야...”“미스터 Q 아저씨는 엄마 친구잖아요. 그래서 달이도 분명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도 해바라기 섬으로 데려올 리가 없잖아요?”“음... 그건 말이야...”차설아는 순간 달이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고, 괜히 찔려서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말했다.“네가 아버지로 삼고 싶다고 해서 아저씨도 널 딸로 삼고 싶어 하는 건 아니잖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아저씨에게 너 같은 딸이 생기면 앞으로 여자친구를 찾는 데 영향이 있을 거야!”차설아는 아이의 포동포동한 볼을 꼬집으며 달랬다.“엄마 말 들어. 아무나 아버지로 삼으면 안 돼. 달이가 아버지를 원한다면 엄마가 노력해서 가능한 한 빨리 찾아줄게, 응?”이때 미스터 Q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