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흥분해서 택이를 옹호했다.차설아는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택이가 몸을 흔드는 것을 보고, 그는 이 업계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탱탱한 엉덩이, 얇고 붉은 입술, 마이크를 잡은 긴 손가락... 여자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기에 충분했다.“멋져! 택이! 택이! 택이!”차설아는 알코올의 작용으로 평소와는 전혀 다른 인격을 방출했다. 주변 여자들을 따라서 무대 위의 남자들을 향해 열광적으로 환호했다.어쩌면 이것이 여자들이 진정 긴장을 푸는 순간일지도 모른다.완전히 자신을 놓아버린 차설아의 모습에 배경윤은 조금 놀랐다.‘언니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했구나... 진작 좀 말하지! 기다려봐!’공연이 끝난 후, 택이는 무대에서 내려왔고 모두 앵콜을 외쳤다.차설아는 너무 열정적으로 뛰어서 이미 숨이 차고 땀이 피어올랐다.그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갔고, 차설아는 갈증을 풀기 위해 술 한 병을 비웠다. 이미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 소파에 주저앉았다.“언니, 저 택이라는 남자 어때?”“죽이지. 완전 매력 있어. 보는데 심장이 뜨거워지더라니까?”“그래? 그럼 기다려!”배경윤은 차설아가 모처럼 성도윤을 제외한 남자에게 이렇게 관심을 보이자, 차설아가 빨리 지나간 사랑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백스테이지로 가서 택이를 찾았다.“거기, 우리 언니가 너한테 관심이 좀 있어. 이 카드에 1억이 들어 있어. 오늘 밤 언니를 잘 위로해주고, 기쁘게 해주되, 절대 몸에 손대면 안 돼. 어때, 해볼래?”배경윤은 카드를 듬직한 남자의 가슴에 갖다 붙이며 패기 있게 물었다.택이는 여전히 가면을 쓰고 섹시한 입술로 매혹적인 웃음을 지었다.사실 방금 공연할 때 그는 이 두 여자를 주의 깊게 봤었다. 특히 매우 활기차게 뛰어노는 얼음공주 미녀는 왠지 모르게 그를 설레게 했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다.택이는 카드를 손에 쥐고 물었다.“만약 그분이 저를 만진다면요?”“그것도 안 돼!”배경윤은 조금 취하기는 했지만, 머리는 또렷했다.“난 언니한테
차설아는 남자의 품에 안겨 가녀린 두 팔로 남자의 목을 껴안으며 흐리멍덩하게 말했다.“아, 역시 프로야. 꽤 야성미가 있는걸? 이렇게 날 안아주다니! 역시 여자의 맘을 잘 알아!”여자는 여세를 몰아 남자의 얼굴을 한 번 더 만졌다.그의 강인한 턱은 아주 멋있었다. 그 위에 푸르스름한 턱수염은 좀 뜨거웠지만, 남성호르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차설아는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눈빛을 받으며 남자에게 안겨 바의 고급스러운 개인 룸으로 들어갔다.이 룸의 인테리어와 조명은 모두 야릇하고 한가운데에 큰 원형의 물침대가 놓여 있었다. 부자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곳이었다. 룸에 들어온 차설아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야? 너 혹시 몸까지 파는 애였어? 누나가 오늘 돈을 안 챙겨왔어. 이만 내려줘.”차설아는 취한 듯 안 취한 듯 남자의 품에서 허우적대며, 자신의 강직한 이미지도 챙겼다.“누나는 정도가 있는 사람이야. 네가 아무리 내 스타일이긴 하지만, 절대 공짜를 탐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누나는 보통 함부로 행동하지 않아. 만약 함부로 행동하기로 마음먹으면... 넌 당해내지 못할걸?”여자는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남자의 완벽한 얼굴을 꼬집고, 바보처럼 웃었다.“너처럼 얼굴이 희고 예쁜 남자는 밖에서 여자를 조심하라고 엄마가 안 알려줬어?”“작작 하세요.”남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딱딱했지만, 부드러움을 띠고 있었다. 차설아를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물었다.“목 안 말라요? 물 따라 줄까요?”남자가 일어서자마자, 차설아는 코알라처럼 남자의 기다란 팔을 껴안고 칭얼댔다.“엄마, 가지 마. 나 목 안 말라. 나 술 마시고 싶어.”‘엄마?’남자의 얇고 차가운 입술이 눈에 띄게 경련을 일으켰다.‘이 여자가... 대체 술을 얼마나 마셨기에 이 지경이 된 거야?’그는 차갑게 물었다.“날 당신 엄마로 착각한 거예요?”“뭐야? 왜 갑자기 무섭게 말을 해. 떽! 착하지.”남자는 어이가 없었다.차설아는 흐리멍덩한 눈
남자의 가면 아래, 눈동자는 깊고 밝았다. 선을 넘는 말이었지만, 경박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말할 수 없는 애틋함이 묻어있었다.순간, 차설아는 마음이 흔들렸다. 남자와 눈을 마주치니 몸에 전류가 흘렀고 취기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휴, 쯧쯧. 역시 프로는 남달라. 말을 예쁘게 하면서 사람 마음을 제대로 홀리네. 하지만... 가짜는 결국 가짜야. 내 전남편은 이미 죽었어. 네가 아무리 그 사람을 닮았다고 해도, 그저 죽은 사람을 닮은 것뿐이야.”남자의 차갑던 입꼬리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변했다.“이렇게 슬퍼하는 걸 보니 전남편을 많이 사랑하나 봐요? 그 사람의 죽음 때문에 많이 힘든가요?”“그럴 정도는 아니야!”차설아는 술 트림을 하고 머리가 어지러워 소파에 가서 눕더니, 고개를 들고 천장을 바라보았다.“그냥... 너무 갑작스러워. 마치 아주 재밌는 책을 읽고 있는데, 한창 재미있을 때 작가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내 전남편은 쓰레기가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결말을 맞을 정도는 아니었어.”“단지 그뿐이에요?”남자는 차설아의 대답이 못마땅한 듯 침울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에게 한 톨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아요? 조금의 안타까움도 없어요?”차설아는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바라보더니 눈에 미세먼지가 들어갔는지 시선이 흐려졌다.남자는 위에서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고인 영롱한 눈물을 보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우는 거예요?”“천만에!”차설아는 코를 훌쩍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눈에 먼지가 들어갔어.”“그래요?”남자는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긴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 취하고도 여전히 소고집을 부리다니. 전혀 귀엽지 않네요.”남자의 커다란 체구는 소파에 엎드렸고, 어느새 그녀에게 다가와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요. 어차피 전 당신 친구가 돈을 주고 산 해어화예요. 모든 안 좋
다음날.잠에서 깨어난 차설아는 머리가 깨어질 듯 아팠다.‘젠장, 숙취가 진짜 사람을 죽이네. 이 늙은 몸으로 앞으로 다시는 함부로 마시면 안 되겠어.’그녀는 기지개를 켜고 이불을 젖히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녀의 눈길은 갑자기 침대 머리맡으로 쏠렸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해바라기 꽃이 있었고, 꽃 밑에는 카드 한 장이 깔려 있었다.“굿모닝, 나의 여신님. 어젯밤 제가 당신을 기쁘게 해드렸기를 바라요. 다음에 또 찾아오세요. -- 당신의 해어화.”해어화?어젯밤의 일들이 갑자기 차설아의 머릿속에 번쩍였다.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어제 술을 많이 마셨어, 경윤이와 미치게 뛰어놀다가 술집의 에이스 택이에게 끌려 이곳에 들어왔어. 키스까지 했고 심지어...’차설아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더니 감히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그녀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몸을 살폈다. 옷을 멀쩡하게 잘 입고 있었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그 사람이 차설아에게 준 느낌은 아주 특별했다.아주 익숙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이 마치... 성도윤이 그녀에게 준 느낌과 똑같았다.‘설마 택이가 성도윤?’이때 룸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배경윤은 걸어들어와 방안을 한 바퀴 돌아보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그 에이스 녀석 어디 갔어? 설마 벌써 간 거야?”그리고 차설아를 잡더니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물었다.“어때? 그 녀석이 어제 잘 위로해줬어? 기분 좀 풀렸어?”차설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네가 보낸 녀석이었어? 어쩐지 친절하고 다정하더라니.”“당연하지, 언니가 어제 그 녀석을 얼마나 좋아했어. 비명을 지르고 미친 듯이 뛰어놀고, 완전 자신을 놓아버렸잖아. 이런 보기 드문 남자는 당연히 언니에게 바쳐야지... 새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어떻게 지나간 사람을 잊겠어. 안 그래?”배경윤은 오늘 차설아의 컨디션을 보고 어젯밤의 1억 원이 아주 가치가
배경윤은 차설아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언니가 그 남자를 덮치지 않는 한, 언니가 걱정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사실대로 말해 봐. 어젯밤에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택이를 덮친 거 아니야? 만약 사실이라면 1억으로 모자라지. 돈을 더 줘야 한다고!”차설아는 얼굴이 또 붉어지더니 말을 더듬었다.“아... 아닐 거야.”사실, 어젯밤의 일에 대해 차설아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키스를 나눈 것은 분명했다.그 남자의 입술, 그리고 키스하는 느낌이 성도윤과 똑같았기 때문이다!차설아는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성도윤 한 사람과 키스를 했고 관계를 가졌다. 그래서 차설아는 원래 키스가 다 이렇게 친숙한 느낌인지 의문이었다.“아닐 거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배경윤은 순간 일이 커졌다는 생각에 꼬치꼬치 캐물었다.“진짜 참지 못하고 술김에 남자를 덮친 거야? 만약 사실이라면 언니는 이미 성도윤 그 쓰레기를 잊은 거야!”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사실, 어제 술김에 키스한 것 같아. 그런데 그 느낌이 성도윤과 하는 것처럼 매우 익숙했어...”“너도 알다시피 내가 이 방면에는 경험이 별로 없잖아. 혹시 누구랑 키스하든 다 똑같은 느낌이야?”“아, 그건...”차설아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보며 배경윤은 난처해서 말했다.“아마 다르겠지. 사실 나도 별로 경험이 없어. 이론적으론 언니보다 아는 게 많을지 몰라도, 실제 경험으론 우리 비슷한 상황이야. 나도 키스한 상대가 단 한 명이었어!”끼리끼리 논다는 것이 이 두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매일 잘생긴 남자가 춤추는 것을 보며 선수인 척하는 배경윤도 알고 보면 초짜였다.차설아는 얼굴을 찡그리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그 택이라는 녀석이 성도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어. 느낌이 진짜 너무 비슷했어...”배경윤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더니 차설아의 어깨를 토닥였다.“역시, 그 인간을 못 잊었을 줄 알았어. 이젠 환각까지 나타난 거야? 그 녀석 몸매가
차설아는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본 순간,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남자는 매우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깊은 눈동자에 오똑한 콧날, 섹시한 입술, 강인한 턱... 완벽하지 않은 곳이 없었고, 성도윤과 닮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그는 성도윤이 아니었다.역시나, 차설아의 환각이었다!차설아는 갑자기 자신이 좀 우습게 느껴졌다.그 남자는 이미 죽었고, 덕분에 그녀는 많은 번거로움을 덜었고, 두 아이를 빼앗길 걱정은 더더욱 없었다. 아마 술에 취해서 그 남자가 다시 살아 돌아올 것을 기대한 모양이다!“어젯밤엔 고마웠어. 그쪽 위로가 큰 도움이 됐어.”차설아는 남자에게 인사치레로 웃어 보이고는 배경윤에게 말했다.“가자.”“뭐? 그냥 간다고?”배경윤은 멍한 표정이었다. ‘이 언니 기분이 너무 오락가락하는 거 아니야? 방금까지 성도윤이랑 똑같은 느낌이라고 단언하더니 얼굴을 보고 바로 포기하고 간다고?’무엇보다 택이의 얼굴도 나쁘지 않았다. 1등 남자친구감의 외모였고, 정교함이나 멋짐을 따지자면 쓰레기 성도윤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배경윤은 택이의 아름다운 얼굴을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눈을 반짝였다.“뭐가 문제인지 알았어!”“무슨 문제?”차설아는 의혹스러운 표정이었다.“왜 그냥 가려는지 알겠다고!”배경윤을 지체없이 설명했다.“너무 완벽한 이목구비를 갖고 있잖아. 하지만 눈썹이 너무 부드러워서 남성미가 부족해. 가면을 쓰면 그 부드러움이 가려지니 언니가 설렌 기분이 드는 게 아니겠어?”배경윤은 택이에게 가면을 쓰라고 재촉했다.택이는 배경윤의 요구에 적극 협조했고, 순순히 그의 전용 가면을 썼다.가면을 쓰자마자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도도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을 주었고, 특히 가면 아래 드러난 절반 얼굴은 성도윤과 아주 비슷했다.“언니, 봐봐. 이러니까 똑 닮았지? 익숙한 느낌이 돌아오지 않았어?”차설아는 남자를 쳐다보았지만, 전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가면을 쓴 택이는 확실히 성도윤과 아주 닮아 가면을
문을 열고 들어온 차설아는 일찍이 기다리고 있는 아들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져 허리를 굽혀 안으려 했다.원이는 뒤로 물러서더니 두 손을 허리에 짚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엄마, 어젯밤 외박했죠? 사실대로 말해요, 어디 갔어요?”“아, 그게...”차설아는 난처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어젯밤 술집에서 술에 잔뜩 취해 남색에 빠졌다고 하면 원이 마음속의 빛나는 차설아의 이미지는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엄마가 어제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그냥 회사에서 잤어. 미안해, 원아. 걱정했지?”차설아는 원이를 끌어안고 아무 핑계나 대니 마음이 좀 찔렸다.이 녀석은 결코 호락호락한 아이가 아니다.역시나 원이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차설아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더니 단박에 알아챘다.“엄마, 거짓말이에요. 몸에서 술 냄새가 이렇게 나는데, 분명 또 술 마시러 간 거죠?”옆에 있던 배경윤은 오히려 당당하게 모두 자백했다.“맞아, 어젯밤 이모가 너희 엄마랑 술 마시러 갔어. 요즘 엄마가 기분도 별로 안 좋고 일도 바쁘고 해서 같이 스트레스 좀 풀고 왔어.”“내가 정말 미쳐요!”녀석은 입을 삐죽 내밀었고 동그란 얼굴은 잔뜩 구겨졌다. 제대로 화가 난 모양이다.“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게다가 엄마는 아주 예쁘잖아요.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외박까지 하다니. 만약 나쁜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떡해요?”원이는 흥분해서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어린아이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구원병을 부르려 했다.“보아하니, 경수 아저씨에게 전화해서 미래 마누라를 좀 단속하라고 말해야겠어요!”원이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조금 슬펐다.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녀석의 머리를 만지며 진지하게 설명했다.“원아, 사실 계속 하지 못한 말이 있어. 경수 아저씨랑 엄마는 진작에 헤어졌어. 하지만 너희 사이는 변함없어. 경수 아저씨는 여전히 예전처럼 우리 원이를 사랑하고 지켜줄 거야.”“헤어졌어요?”녀석은 눈을 껌벅이며 물었다.“그럼 경수 아저씨가 앞으로
원이는 진지하게 말했다.“결심했어요. 지금부터 엄마에게 좋은 남자를 찾아줘야겠어요. 엄마의 일을 분담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을요!”차설아는 원이의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참지 못하고 원이를 안고 뽀뽀 세례를 하고는 말했다.“원아, 엄마 걱정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엄마 일 그리 힘들지 않아. 원이가 엄마를 사랑해주고 지켜주면 그걸로 충분해. 엄마를 위해 남자를 찾아줄 필요는 없어!”“그건 다르죠!”원이는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논리정연하게 차설아를 설득했다.“전 엄마의 아들이지 남편이 될 수 없어요. 엄마는 지금 남편이 부족하지, 아들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엄마의 남편을 대신할 수 없어요.”“아...”차설아는 순간 반박할 수 없었다.배경윤은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부추겼다.“그냥 원이한테 남편감 찾아달라고 해. 혹시 알아? 원이가 백마 탄 왕자님을 데려와서 자기 아빠로 삼을지? 그러면 두 사람 다 좋은 거 아니야?”“난 원이의 안목을 믿어. 분명 언니보다 좋을 거야. 아무리 못해도 그 쓰레기만 하겠어? 안 그래?”차설아는 원이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원아. 엄마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은 너에게 맡길게. 잘 찾아봐. 엄마는 얼굴 많이 본다? 키 크고 잘생긴 남자를 제일 좋아해. 화이팅!”“걱정 마세요, 엄마. 원이도 얼굴 많이 봐요. 꼭 엄마에게 멋진 남편을 찾아줄게요!”두 모자는 주먹을 부딪쳤다.차설아는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머리가 좀 아팠다.원이에게 거실에서 애니메이션을 계속 보라 하고, 자신은 해장국을 끓이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배를 잘게 썰고 목이버섯을 불린 후 함께 뚝배기에 넣고 물을 부어 1시간 정도 천천히 끓이면 된다.배경윤도 따라서 부엌으로 들어가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는 싱크대에 기대어 차설아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언니, 사실 우리 오빠랑 헤어진 거, 맞는 선택인 것 같아.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없잖아.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