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서의 말은 차설아를 지지하던 사람들도 모두 등 돌리게 했다.차설아는 갑자기 모든 사람의 타깃으로 되었다.성도윤과 강진우를 뺀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악독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다 조용히 하세요!”강진우는 모처럼 진지한 얼굴을 드러내고는 천천히 차설아 앞으로 다가갔다.그는 허청하에게 줄 반지를 꺼내 성도윤에게 건네고는 말했다.“도윤아, 이 반지를 설아 씨한테 끼워줘.”성도윤은 워낙 똑똑했기에 곧바로 강진우의 뜻을 알아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설아의 손을 잡고는 반지를 그녀의 약지에 끼우려고 했다.차설아는 긴장한 마음에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반지를 함부로 끼면 안 돼. 얼른 가져가!”“껴!”성도윤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충돌이 있는 것처럼 서로 밀고 당기기 시작했다.“땡땡땡.”길시의 종소리가 울렸고 노을은 해면에 더 번지더니 성당에는 예언이 울리기 시작했다...해질녘에 두 남녀가 반지를 서로 끼워준다면 두 사람은 바다의 여신의 축복을 받아 서로를 영원히 떠나지 않고 백년해로한다고 한다.성도윤은 성공적으로 반지를 차설아의 약지에 끼웠고, 차설아는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성도윤을 멀리 밀어버렸다.성도윤은 여세를 몰아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강진우는 이 순간을 즉시 휴대폰으로 촬영했다.그가 찍은 사진은 충분히 차설아와 허청하가 서로 밀고 당기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또 차설아의 말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여러분들도 보셨듯이, 두 사람이 꼭 충돌이 있어야만 서로 밀고 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차설아 씨의 말대로 본인이 목걸이를 사양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차설아 씨의 말이 꼭 거짓말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강진우가 사람들을 향해 설명하면서 차설아의 편을 들어줬다.차설아는 그제야 두 사람의 정성을 깨닫고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성도윤을 바라봤지만 차마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는 없었다.성도윤은 도도한 표정을 짓고
사람들은 모두 시선을 스태프한테 옮겼다.남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성인리... 성인리 쪽의 절벽에 허청하 님의 신발이 있습니다. 아마 허청하 님이 바다에 빠진 것 같습니다!”성인리는 이 구역의 유명한 곳이었다. C자형 절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세가 높고 험난했다.“바다에 떨어졌다고요?”사도현은 다급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청하 누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른단 말이에요. 얼른 사람 구하러 가요.”그는 앞장서서 달려 나갔고, 강진우와 성도윤은 그 뒤를 따랐다.차설아가 흠칫하고는 호기심 많은 하객들과 함께 따라갔다.성인리의 바닷물은 비교적 잔잔했다.해는 이미 뉘엿뉘엿 졌기 때문에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들은 허청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차설아는 벼랑 끝에 가지런히 놓인 웨딩화를 보고는 추측하기 시작했다.“혹시 허청하 씨가 하이힐 때문에 힘들어해서 일부러 벗어둔 건 아닐까요? 아직 이 주위에 있을 수도 있잖아요.”“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조여빈은 작정하고 차설아를 물고 늘어졌다.“모두들 알다시피 허청하 씨는 사리가 밝은 사람입니다. 본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게 말이 돼요? 사람들이 자기를 기다리는 걸 뻔히 알면서도 주위를 돌아볼 마음이 있을까요? 정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오히려 차설아 씨가 도둑이 제 발 저려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게 아닌가요? 우리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린 후에 차마 입밖에 내뱉을 수 없는 이상한 짓을 하려는 게 아닐까요?”“차설아 씨가 허청하 씨를 절벽으로 밀어낸 건 아닌가요? 허청하 씨에게 무슨 사고가 났다면 당신은 가장 혐의가 큰 용의자예요!”조여빈의 말은 일파만파를 일으켰다.“맞아요! 저 사람일 거예요!”허청하의 어머니는 눈이 빨개진 채 차설아에게 달려들고는 그녀를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이 악독한 년, 왜 우리 딸을 해치려는 거야? 우리 딸 돌려내!”차설아는 충분히 그녀의 애타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화를 내지도 않고 반격하지도 않았다. 그저 어쩔 수 없는
“4년 동안 결혼생활을 보냈는데 어떻게 아무 상관이 없겠어?”성도윤의 차가운 눈빛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그래서 황당하게 들리는 말도 사람들은 그럴듯하게 받아들였다.성도윤의 뒤에 선 차설아는 마음이 착잡했다.그녀는 성도윤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줄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더더욱 생각지 못했다.‘나한테 차갑고 매정하게 굴던 사람이 누군데? 4년 동안 결혼생활을 가장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누군데? 이제 와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강진우가 입을 열었다.“도윤이 말이 맞아요. 지금 설아 씨가 청하를 바다에 밀어 넣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어요. 함부로 추측하지 말자고요. 폭력을 쓰면 더더욱 안 되고요. 이럴 시간 있으면 따로 움직여서 바다를 따라 찾아보는 건 어때요?”사람들은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저마다 바다를 따라 허청하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성도윤도 따라나섰고 차설아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방금 성도윤의 도움에 감동하여 차설아는 기회를 봐서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하지만 성도윤은 허청하를 많이 걱정한 듯했다. 발걸음은 조급했고 애타는 표정으로 찾고 있었다.역시 허청하는 그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 아무리 결혼식을 망치지 않았다고 해서 허청하를 완전히 내려놓은 건 아닌 듯했다.“그게, 도윤 씨...”차설아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남자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지금의 성도윤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빨리 허청하를 찾고 싶었기에 차설아에게 귀찮은 듯이 차갑게 대답했다.“무슨 일인데?”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차설아는 몸 둘 바를 몰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편을 들어줘 고마워.”“고마워할 것 없어.”성도윤은 바다를 샅샅이 뒤지고 있어 차설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만약 정말 당신이 한 짓이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설아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고, 마음도 씁쓸해졌다.‘
하지만 차설아가 아무리 불러도 성도윤은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성도윤, 그렇게 죽으려고 작정했으면 나도 안 말리겠어. 당신이 죽는다면 절대 당신을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한편으로는 남자가 걱정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화가 났기 때문이다.‘성도윤, 이 세상에 정말 미련이 안 남는 거야? 첫사랑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해?’차설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가 알고 있던 차갑던 남자는 사실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만 성도윤의 뜨거운 사랑은 모두 허청하에게 주어졌을 뿐, 그녀는 바랄 수도 없었다.성도윤은 워낙 수영을 잘했기에 곧바로 허청하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그는 길 팔로 허청하를 잡고는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곧 얕은 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치더니 성도윤과 허청하는 또다시 파도에 휩쓸렸다. 어디에서도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상황은 매우 위급해졌다.“안돼!”차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본능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강진우와 사도현, 그리고 그들을 뒤따른 사람들까지 거센 파도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왜 아직도 멍하니 서 있어요? 얼른 가서 사람 구해야죠. 도윤 씨랑 청하 씨 모두 파도에 휩쓸려 가게 생겼어요!”차설아는 다급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지금처럼 절망적인 순간을 전혀 느껴보지 못했다.뱃속의 두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진작 바다로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러 갔을 것이다.사도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려고 했는데 강진우는 그를 말렸다.그는 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맏형으로서 가장 이성적이었다.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사도현에게 말했다.“파도가 너무 거세서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 전문 구조대가 이미 출동했으니 우리는 우리 자신부터 보호하자고. 바닷가에서 차분히 기다리자.”“차분히 못 있겠다고!”사도
두 사람은 안전하게 바닷가에 도착했다.강진우가 천천히 그녀를 내려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는 죄송했어요. 저도 너무 다급한 나머지 실례를 했네요. 제수씨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아까는 제가 너무 흥분했어요.”차설아도 진정을 되찾았다. 방금 자신의 행동이 너무 성급했고 선을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막말로 성도윤과 전남편이 죽든 살든 그녀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하지만 정신을 차려서도 차설아는 바닷가에 서서 두 손을 가슴에 두른 채 조용히 해면을 바라봤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도 모르게 성도윤을 응원하고 있었다.‘돌아와, 성도윤 돌아오라고.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제발 꼭 돌아와.’그리고 텔레파시가 통한 듯 기적이 일어나게 되었다.이미 사라진 성도윤은 뛰어난 수영 기술로 파도를 헤치고 헤엄쳐 돌아왔다!“돌아왔어! 돌아왔어요!”사람들은 기쁜 마음에 얼른 앞으로 나가 그들을 맞이했다.이때 이미 기진맥진해 있던 성도윤은 허청하를 강진우와 사도현에게 넘기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딸아, 우리 예쁜 딸아. 왜 이렇게 됐어? 엄마 아빠 놀라게 하지 마!”허청하의 어머니는 울부짖으면서 허청하를 구하는 데 모든 신경을 썼다.차설아는 성도윤 앞에 다가가고는 애써 희열의 눈물을 삼키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어머, 성도윤은 역시 다르네. 깊은 구역까지 수영해 갈 수 있다니. 상어가 배고플지 걱정되었어? 상이 먹이로 자진하게? 이런 희생정신이 어디 또 있어? 정말 하늘도 감동하겠어!”“...”성도윤은 너무 힘이 든 나머지 차설아와 말할 기운도 없었다.그는 그저 석양에 비친 차설아의 얼굴이 너무 귀여워 보이기만 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도윤 씨 그렇게 사람 돕는 걸 좋아하니 훈남 오빠라고 불러도 되겠어!”차설아는 이러쿵저러쿵 시시콜콜한 말만 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훈남 오빠, 어때? 더 버틸 수 있겠어? 의사 불러줄까?”성도윤
그에게 인공호흡을 한 사람은 그가 바라던 차설아가 아닌 구릿빛 피부에 건장한 구조대원이었다.“젠장!”성도윤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구조대원을 확 밀어버렸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차설아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다행이야, 도윤 씨. 이제 살아났네. 정말 다행이야!”“차설아! 일부러 그랬지?”성도윤은 굳은 표정으로 계속 손으로 입을 닦아냈다.‘너무 민망하잖아.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차설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성도윤의 속셈을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는 그저 성도윤이 정말 인공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허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조대원을 찾은 것이었다.이제 남자가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였으니 생명의 위협에서는 벗어난 것 같아 차설아는 기쁘기만 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남자에게 달려가고는 그를 와락 끌어안으며 울먹였다.“정말 다행이야, 도윤 씨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진우 씨 말대로 당신은 럭키 가이야!’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성도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순간 그의 화는 사그라들었다.품에 안긴 귀여운 여자가 자기 걱정을 해주고 있으니 화가 날래야 날 수가 없었다...성도윤은 자신을 걱정하는 차설아가 낯설어 목을 가다듬고는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난기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내가 죽는 걸 그렇게 두려워하면서 내가 죽어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릴 거라고?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네!”남자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며 차갑게 말했다.“당신이야말로 자기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사람이잖아. 그럼 당신이 죽으면 당연히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지.”“하지만 당신 지금 울고 있잖아...”“바닷바람이 불어서 그래.”“치마는 왜 젖었어? 설마 나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든 거야?”“그건... 내가 바다가 좋아서 뛰어든 거야. 당신이랑 상관없어.”차설아는 끝까지 성도윤을 걱정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성도윤은 어쩔 수 없다는
허청하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허청하의 손을 꽉 잡았다.“딸, 뭐 찾는 거야? 뭐 찾아? 엄마 한 번 봐봐...”“도윤이는 어디에 있어요?”허약한 얼굴의 허청하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방금 생사의 문턱을 넘길 뻔했기에 더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아직 성도윤을 사랑하고 성도윤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오로지 성도윤의 얼굴만 보고 싶었다!“성... 성도윤 씨?”사람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신부가 어렵게 의식을 되찾았는데 신랑이 아닌 다른 남자를 찾고 있으니 말이다. 강씨 가문 도련님의 체면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강진우의 잘생긴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품에 안긴 허청하에게 말했다.“방금은 도윤이가 목숨을 걸고 널 구했어. 도윤이한테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해야지.”“도윤이가 날 구했다고?”새하얗게 질린 허청하의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웠다. 그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 도윤이가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을 줄 알았다고. 도윤이가... 지금 어디에 있어? 한 번 얼굴을 봐야겠어!”수많은 사람들이 허청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성도윤과 차설아는 가장 바깥 가장자리에 있었다.성도윤은 허청하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차설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차설아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그를 놀리기 바빴다.“훈남 오빠, 좋은 일을 했으면 널리 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왜 그냥 가려고만 해?”성도윤은 차설아를 째려보며 경고했다.“농담 한마디라도 더 하면 당신 바다에 던져버릴 거야.”차설아는 겁먹은 듯 어색하게 웃고는 말했다.“알겠어. 그만할게. 무서워서 어디 농담을 하겠어?”이때 사람들은 알아서 길을 비켜주기 시작했다. 허청하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성도윤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도윤아...”하지만 기쁨에 찬 그녀의 미소는 꽉 잡고 있는 성도윤과 차설아의 손을 보고 곧바로 굳어졌다.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해준 이 남자는 그
“그게...”허청하는 아직 허약한 기색이었고, 반짝이는 눈으로 사람들을 보며,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조여빈은 계속 부추기며 암시하듯 말했다.“제가 청하 씨와 설아 씨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걸 봤어요. 설아 씨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인가요?”조여빈은 자신의 암시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차설아가 당신을 밀었어요’라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연예계에서 오랫동안 발을 담그며 이런 ‘차용 살인’은 조여빈도 가장 많이 사용했고, 가장 능숙한 수법이었다.깨끗하게 남의 손을 빌려서 가장 위협적인 적을 제거하는 것은 정말 완벽한 일이었다!“맞아요!”허청하의 어머니는 허청하의 어깨를 움켜쥐며 말했다.“딸아, 겁내지 말고 솔직히 말해 봐, 이 악독한 여자가 너를 바다에 밀어 넣은 게 아니냐. 만약 이 여자가 한 짓이라면, 엄마, 아빠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청하는 턱을 깨물며 겁먹은 모습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엄마, 저 이제 괜찮으니까 그만 따지세요, 저하고 설아 씨는 친한 친구예요. 고의가 아니었어요.”허청하는 원래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바다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성도윤에게 상처를 받아 잠시 이성을 잃고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성도윤과 차설아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 질투심이 타올랐고, 독한 마음을 먹고 차설아에게 누명을 씌웠다.성도윤이 아무리 차설아를 사랑해도, 악랄한 살인자를 포용할 만큼 마지노선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과연 성도윤은 차설아의 손을 금세 놓았다.차설아를 차갑게 바라보는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어떻게 된 거야?”사람들도 입을 가리고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진짜... 저 여자가 한 짓이라니. 사람이 어쩜 저렇게 악독해?”차설아는 어쩌다 보니 몰매의 대상이 되어 어이가 없었다. 차설아는 허청하를 가리키며 말했다.“말은 똑바로 해야죠. 그렇게 애매하게 말을 하면 어떡해요? 그만 따져요? 고의가 아니에요? 제가 무슨 행동을 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