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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경수 오빠!”

변가을은 숨이 넘어갈 듯 울부짖으며 피바다에 쓰러진 남자 곁으로 다가갔다. 배경수가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를 밀어내더니 기지개를 켰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가을아, 울지마. 오빠 아직 멀쩡하거든?”

배경수는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 뒤에서 피했기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차설아는 의식을 잃은 송지아와 함께 해체실 구석에 있었다.

“제자한테 이렇게 엄한 사부는 처음 봤네요. 이 두 분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제 몸에는 수백 개 구멍이 생겼겠죠.”

배경수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쓰러진 두 남자를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다.

“감히 날 농락해?”

변강섭은 배경수를 노려보더니 명령했다.

“저놈을 쏴!”

“안 돼요!”

변가을이 두 팔을 벌리고 배경수 앞에 막아서서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 하나뿐인 딸도 필요 없다고 하셨죠? 그럼 저를 죽이세요. 죽어도 경수 오빠랑 같이 죽을 거니까요.”

“빌어먹을 년, 내가 쓰러지는 꼴 보기 싫으면 그놈한테서 떨어져!”

변강섭은 평생 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기에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없었다.

“그깟 남자 하나 때문에 뭐 하는 짓이야! 널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를 목숨 걸고 지켜주면 너를 좋아할 것 같아?”

“아니요, 저는 그저 경수 오빠가 행복하면 돼요. 오빠가 아버지 손에 죽게 되면 저도 오빠 따라 죽을 거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해보든가요.”

변가을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서 배경수한테 줬던 비수를 빼앗아 목에 갖다 댔다.

“해보시라고요.”

명해는 떨리는 목소리로 변강섭한테 빌었다.

“아버지, 아가씨는 겉보기에 마음이 여려 보여도 강한 사람이에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 더 부추기면 아가씨께서 정말...”

“더 부추겨서 죽으면 말지. 나 변강섭은 저런 멍청한 딸을 둔 적이 없어. 너희들만 내 곁에 있어도 충분해!”

변강섭은 주먹을 꽉 쥔 채 말을 이었다.

“어릴 적부터 금이야 옥이야 키웠더니 우유부단하고 멍청하게 커서 일을 그르치는군. 그런 자식은 필요 없어!”

“아버지, 아가씨는 남녀 간의 정에 금방 눈을 떠서 잘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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