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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변강섭이 손을 내저으며 목청을 높였다.

“그래, 네 말대로 할 테니까 비수를 내려놔!”

변가을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고마워요...”

“아니, 보내주는 대신 조건이 있어.”

변강섭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서 배경수를 지그시 노려보더니 거만하게 말했다.

“내 딸이 목숨까지 걸었으니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지? 네가 내 딸과 결혼한다면 모든 사람을 보내주겠지만 아니라면 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할 거야.”

변가을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변강섭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 이러는 게 어디 있어요! 결혼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하는 거지, 협박해서 결혼하는 게 어딨냐고요!”

변강섭은 변가을의 말을 무시한 채 배경수를 노려보았다.

“내 딸과 결혼할 건가?”

“저...”

배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어쩔 바를 몰라 했다.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가 있으니 사랑하지 않는 여자한테 눈길이 갈 리 없었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으면 배경수와 송지아, 차설아 세 사람은 살아서 이 마을을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는 안 되죠.”

차설아가 송지아를 부축하고 나오면서 변강섭한테 말했다.

“마음이 없는 사람과 결혼해서 뭐가 달라지는데요?”

“달라지는 건 없지만 내 딸이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

변강섭은 배경수를 쳐다보며 씩 웃었다.

“배경수를 아들로 삼고 싶지만 그게 안 되면 사위도 좋고요. 한 사람의 혼약으로 두 사람의 목숨을 살려준다는데, 이 좋은 거래를 뿌리친다면 저도 할 말 없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저를 탓하지 말아요.”

배경수는 안색이 창백한 송지아를 힐끗 보더니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

“보스, 긴말 말고 지아를 데리고 가. 당장 병원에 가지 않으면 지아는 죽을 수도 있어! 그럼 선택의 여지도 없단 말이야.”

“안돼, 널 이곳에 혼자 둘 수 없어. 가려면 함께 가고 죽어도 같이 죽어.”

“이럴 때만 꼭 의리를 들먹이더라? 나를 사위로 삼겠다 했지, 노예처럼 부려 먹겠다고는 하지 않았어. 가을처럼 예쁜 여자랑 결혼하면 나한테는 좋은 일이잖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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