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7화

배경윤은 순간 몸이 얼어붙으며 전신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떨림을 느꼈다.

그녀는 뒤돌아 사도현을 바라보며 쿨한 척 농담을 던졌다.

“인정해야겠어. 넌 정말 능숙해. 하지만 이젠 난 면역이 생겨서 소용없으니까 그만해줘.”

사도현은 늘 이런 식으로 애매한 말로 사람을 홀리고 배경윤이 깊이 빠져들었을 때는 자신은 깨끗하게 빠져나가곤 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속상해할 곳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마음이 흔들리고 사도현을 좋아한다 해도 다시는 스스로 착각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으리라 배경윤은 결심했다.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 사랑이라면 차라리 놓쳐버리는 게 나았다.

“그래? 그럼 정말 아쉽네...”

사도현은 노련한 사냥꾼처럼 배경윤이 단순히 ‘말뿐'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쉽게 떠나지는 않을 거라고 말이다.

사도현은 배경윤의 앞에 다가가 그녀의 하얀 얼굴을 응시하며 손가락으로 그녀 입가에 묻은 붉은 기름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천천히 말했다.

“내가 드디어 결심하고 너한테 다가가려는 건데 떠나겠다고 하다니... 정말 매정하네.”

배경윤의 심장은 ‘쿵쿵쿵' 뛰었고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한 채 물었다.

“너...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사도현이 진심으로 배경윤에게 부탁하는 거야. 내 엉망인 방을 치워주고 내 새로운 룸메이트가 되어줄 수 있겠어?”

“무슨... 방 청소는 청소부를 불러야지. 나를 뭐로 보는 거야, 너...”

다음 순간, 사도현은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진하고도 순수한 키스였다.

‘뭐지?’

배경윤은 그 자리에 서서 손과 발이 얼어붙고 머릿속이 하얘지며 온몸이 마치 봉인된 것처럼 느껴졌다.

사도현은 눈을 감고 부드럽게, 그녀와의 키스에 집중했다.

그의 길고 짙은 속눈썹이 배경윤의 볼을 스치며 마치 작은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배경윤은 심장이 마치 나비 떼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졌고 자신도 곧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사도현의 키스에 응답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사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