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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문이 열리는 순간, 사슴처럼 기대에 찬 표정이 배경윤의 얼굴에 굳어졌다.

30평 남짓한 방안은 윤설의 대형 포스터로 가득했고 매끄러운 벽면에 걸린 것은 모두 윤설의 최신 포스터였다.

포스터뿐만 아니라 윤설과 관련된 잡지, 그녀의 피규어, 그녀의 화보집 등 윤설과 연관된 각종 굿즈들이 진열대에 가득 놓여 있었다.

이 넓은 방은 오직 윤설을 위한 공간으로, 마치 열렬한 팬의 가장 신성한 믿음처럼 느껴졌다.

배경윤의 심장은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었고 방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급히 나와 문을 단단히 닫아버렸다.

역시나, 그는 윤설을 정말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윤설은 사도현에게 있어서 수많은 여자들 중 유일하게 진심을 줬던 사람인 것이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지지직’ 소리에 새우가 금방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와서 먹어.”

사도현은 두 대야 가득한 새우를 내놓으며 말했다. 매운 맛 5kg, 갈릭 맛 5kg, 그리고 두 캔의 맥주까지 준비되었다.

배경윤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실망감을 가다듬고 환한 미소로 다가갔다.

“와, 이거 냄새 정말 좋다. 솔직히 말해서 너 본업은 요리사고, 부업이 엔터테인먼트계의 거물이지?”

배경윤은 식탁 위에 가득한 빨갛고 기름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우들을 보며 눈이 반짝였다.

“과찬이야. 나도 이제 막 배운 거라서.”

사도현은 겸손하게 웃으며 배경윤의 손에 장갑을 건넸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걱정스럽게 말했다.

“잠깐, 너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잖아. 먹어도 돼?”

“해산물 알레르기 있긴 한데 새우는 그나마 덜해서 괜찮아.”

배경윤은 장갑을 끼고 새우 하나를 집어 뜨거운 기름에 찍어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음... 너무 맛있어. 딱 이 맛이야!”

이 새우는 밖의 야시장에서도 뒤지지 않을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배경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먹었다.

“맛있으면 천천히 먹어. 충분히 준비했으니까.”

사도현은 그런 배경윤을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묵묵히 새우를 까서 하나하나 대나무 꼬치에 꽂아 배경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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