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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배경윤은 아무런 미련도 남기지 않기 위해 매정하게 말을 내뱉었다.

과연 그녀가 방을 나가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사도현은 쫓아오지 않았다.

“역시 남자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니까, 믿을 구석 하나 없어.”

그녀는 눈물을 닦으면서 사양치 않은 욕설을 퍼부었다.

지금 자신의 자존심이 마치 발밑에 짓밟힌 것처럼 느껴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녀가 무슨 억울한 목숨인지 예전의 강우혁이나 지금의 사도현 모두 마음속에 한 여자를 품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늘 대체품일 뿐이었고 여자가 다시 나타나면 그녀는 당연히 물러나야만 했다.

너무 비참해, 이게 바로 운명이라는 건가?

배경윤은 넋을 잃고 전당포로 돌아왔다.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머리 위로 쾅 하는 불꽃이 쏟아졌다.

“차설아 아가씨의 컴백을 환영합니다.”

장재혁은 유자잎을 물에 적셔 배경윤을 한 바퀴 돌며 악운을 제거했다.

“자자, 화로를 건너요, 얼른. 건너면 다시 태어나는 거예요.”

민이 이모는 뜨거운 연탄불을 배경윤을 부축해 건넜다.

그들은 배경윤을 맞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고 온갖 불운을 쫓는 의식들을 진행했다.

“경윤아, 너 고생했어!”

차설아는 두 팔을 벌리고 얼굴을 붉히며 배경윤에게 포옹하며 입을 열었다.

“어때, 어젯밤 사도현이랑 좋은 시간 보냈어?”

어젯밤 분위기가 이미 그 정도로 도달했으니 그 이후의 모든 것은 틀림없이 물 흐르듯 흘러가리라 생각했다.

요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은데 배경윤과 사도현이 만약 결혼한다면 큰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설아야, 네가 정말 내 친구라면 앞으로 내 앞에서 그 사람을 언급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나 정말 너랑 화낼지도 몰라.”

배경윤은 턱을 괴고 전에 없던 진지한 태도로 차설아한테 말했다.

이번에 그녀는 크게 마음을 상했기에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차단하려고만 했다.

그녀는 연락하지 않으면 슬프지 않고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어...”

차설아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지만 배경윤의 암울한 모습을 보고는 차마 더 이상 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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