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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성씨 집안의 사당에는 조상들의 명패가 놓여 있었다.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비는 것은 성씨 집안에서 가장 엄중한 벌이었다.

성도윤은 회초리 상처를 그대로 안은 채 허리를 곧게 펴고 명패 앞에 묵묵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차갑고 딱딱한 바닥 때문에 그의 무릎에서는 깨질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사람 보내서 잘 지키라고 해. 사흘 동안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말고. 언제까지 버티는지 한 번 봐야겠어.”

성주혁은 위엄 있는 얼굴로 집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집사는 피범벅이 된 성도윤의 등을 보고는 걱정이 앞서 용기를 내어 말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는 회초리에 맞아 엄중한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기계도 사흘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무릎을 꿇고 있으면 버티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사람은 버텨낼 수 있겠습니까!”

“잘못을 하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도윤이가 말하지 않았더냐?”

성주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면서 성도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하, 하지만 아까 사모님께서도 말씀하셨지요. 이혼은 본인이 제안하셨다고요. 사모님에게도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생겼는데 어찌 모두 도련님 탓으로 돌릴 수 있단 말입니까?”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성주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성도윤에게는 벌을 내렸지만 유독 차설아는 편애하는 그였다.

“설아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도 이유가 있겠지. 저놈이 평소에 얼마나 심하게 굴었다는 거야. 그래서 설아가 마음을 접었겠지. 그러니 저놈은 더 반성해야 해.”

“그리고 불륜을 저지르고 다른 여자와 아이를 가진 건 명백한 사실이잖아. 그것만으로도 도윤이는 죽을죄를 지었어.”

‘어르신의 성격으로는 절대 마음이 약해지시지 않을 거야. 괜히 큰사모님에게 알려지면 이 일은 더 커지게 될 거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련님을 구할 수 있는 건 사모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식사 자리는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설아야, 이 생선 좀 먹어보렴. 네가 생선을 제일 좋아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셰프를 바꿨으니 입맛에 맞는지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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