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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얌전했다고?”

성도윤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무심하게 서류를 읽어보더니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도대체 그 여자한테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거야?”

“오해라고 할 수는 없죠.”

진무열은 마음을 다잡고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몇 년 동안 사모님께서는 확실히 성실하고 본분을 다하셨습니다. 대표님에게도 일편다심이셨고요. 집안에서는 얌전히 시키는 일 다 하셨고, 밖에서도 그야말로 현모양처의 표본이셨습니다. 사모님께서 갑자기 바뀌신 건 아무래도... 대표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성도윤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 때문이라고?”

“물론이죠!”

진무열은 해고당할 위험을 무릅쓰면서 차설아의 편을 들어줬다.

“요 몇 년 동안 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쌀쌀맞게 구셨잖아요, 결국 불륜까지 저지르시고요. 사모님께서 얼마나 속상하셨겠습니까. 아니면 사모님은 배경수 같은 바람둥이와 어울리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면 배경수와 천신 그룹을 설립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우리 성대 그룹과 대립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겠죠...”

“저는 사모님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사모님은 월반하던 천재시고 물리 전자파 분야의 전문가시잖아요. 사모님은 대표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일을 그만두시고 요리하며 청소하며 대표님을 모시기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은 그런 사모님을 아끼시고 사랑하시기는커녕 배경수 같은 바람둥이에게 당하고 말았죠. 정말 안타깝습니다!”

성대 그룹에서 잃은 클라이언트 회사는 모두 천신 그룹과 계약했다. 심지어 성대 그룹과 다년간 합작한 남우 그룹마저 말이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천신 그룹은 배경수가 재미로 설립한 회사는 절대 아니었다. 천신 그룹에서 계속 이 속도로 성장하고 발전한다면 3년이나 5년 후, 하이 테크 분야에서의 점유율은 성대 그룹과 대등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사모님의 변화보다 저는 배경수 그 바람둥이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분명 해안시에서 이름난 바람둥이이잖아요. 명문가의 아가씨나 여자 연예인들과 가깝게 지내던 그였는데 사모님을 위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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