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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시간이 멈춰버린 듯이 장내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그들은 모두 바닥에 떨어진 흰 종이를 바라봤다.

‘맙소사!’

차설아는 재빠르게 몸을 웅크려 앉아 종이를 주우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종이에 ‘이혼 증명서’라는 글이 크게 적혀 있었다.

그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이혼 증명서는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성도윤과 차설아가 이혼하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너희... 너희 둘...”

성주혁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할아버지!”

성도윤과 차설아는 동시에 성주혁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성주혁은 성도윤의 손을 세게 뿌려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날 할아버지로 부르지 말거라, 난 네놈의 할아버지가 아니다. 이제 다 컸다고 내 말은 전혀 듣질 않고, 감히 내 허락도 없이 설아랑 이혼을 해? 내가 화병이 나서 죽길 바란 모양이로구나!”

“그럼, 네 뜻대로 내가...”

이때 성주혁은 갑자기 서랍을 열더니 총알이 담긴 권총을 꺼내고는 슬픈 얼굴로 말했다.

“이 총은 설아 할아버지께서 나한테 선물하신 거다. 설아 할아버지는 옛날에 내 목숨도 구해주셨는데 네가 이러면 내가 무슨 낯짝으로 계속 살아간단 말이냐! 이참에 얼른 설아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사죄를 할란다.”

말을 마친 성주혁은 곧바로 총을 자기 이마에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

“할아버지, 안 돼요!”

이를 본 차설아와 집사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도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장난은 그만하세요. 제가 잘못했으니 어떻게 벌하셔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본인 몸으로 장난치지 마시라고요. 할머니에게나 먹힌 방법이었지, 할아버지도 참... 유치하시네요.”

성도윤은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과 유난히 애틋한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또 두 사람의 성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게 장난 같더냐?”

성주혁은 엄숙한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

“너한테 사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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