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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차설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남자는 잠시 멈칫했지만 그윽한 눈동자는 여전히 초점이 흐릿했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그러길 바라죠...”

“당신...”

남자의 애처로운 모습은 차설아를 무너뜨렸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정말 안 보여요?”

“당신이랑 그런 장난을 칠 필요도 없고 관심도 없어요.”

차가운 얼굴을 한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상처가 보였다.

“미안해요, 정말 당신이 너무 대단해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놈의 입이 문제야 정말!”

차설아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성도윤처럼 자존심 강한 사람이 눈이 멀어 가뜩이나 의기소침한데 눈먼 체하고 있다고 오해까지 했으니 이것은 그의 상처를 반복적으로 짓밟는 것과 다름없었다.

성도윤은 별 표정 없이 정면을 응시하며 얇은 입술로 차갑게 내뱉었다.

“그래서, 계속할 거에요?”

차설아는 입술을 깨물고 대답했다.

“당신이 계속하고 싶으면 계속해요.”

“그럼 좀 비켜줄래요?”

성도윤은 고개를 돌렸다. 보아하니 정말 혼자 힘으로 용음구를 빠져나가려고 마음을 먹은 듯했다.

“...”

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떨구고 다시 남자의 뒤로 향했다.

둘 다 집요함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사람이라 누구도 그만두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성도윤은 자신의 힘으로 무사히 용음구를 빠져나왔다.

이때 구조를 온 전문 일군들과 마주쳤는데 모두 기가 막힌 표정이었다.

“두 분 다 괜찮으신 겁니까?”

“어머나, 이럴 수가. 우리 같은 전문인들도 사냥총을 소지하고 짝을 지어 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어, 그게... 상황이 좀 복잡해요.”

여러 사람의 속사포 같은 질문에 차설아는 어색해했다.

그녀도 성도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몰라 성도윤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졌어.”

성도윤은 다른 사람들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걸음을 멈추고 차설아가 있는 쪽을 향해 말했다.

“그래, 내가 졌어.”

차설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네가 이겼으니 너의 소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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