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은 오토바이를 타고 진세연을 데려다주는 길이었다.퇴근길이라 그런지 차량과 행인이 많았다.그들은 신호등이 있는 곳에 다다랐다.진명이 행인을 피하려다 오토바이의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무언가가 그의 등 위에 부딪히더니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진명은 멍해났다. 그러고는 금세 정신을 차렸다. 진세연과 그의 등은 무의식적으로 “진한 스킨십”을 했다. 옷이 얇아 그는 그 부드러움이 작지만은 않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진세연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최대한 뒤로 움직여 진명과의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그러나 그녀가 뒤로 갈수록 관성이 커져 브레이크를 밟으면 더욱 강하게 진명의 등에 부딪혔다.처음에 진명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혈기왕성한 남자였다.브레이크를 밟고 부딪히는 횟수가 늘면서 아무리 컨트롤하려 해도 그의 마음은 들뜨기 시작했다.오토바이에 여자를 태우는 느낌이 이렇게나 좋을 줄 몰랐다.만약 나중에 임아린을 태울 기회가 생긴다면, 그게 더 좋을 것 같았다......진명은 생각할수록 설렜다.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일이 이렇게 즐겁다는 것을 느꼈다.전에 한희정이 오토바이를 보고 그에게 남자답지 못하다고 욕 한 일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오토바이를 바꿀까 고민까지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누가 그를 때려죽인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그는 이 오토바이에 임아린을 태우고 드라이브 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진명이 망상하는 사이에 병원에 도착했다. 진세연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세연 씨, 근처에 한의원에서 쓰는 의료용 침을 파는 곳이 있을까요?“두 사람의 어색한 분위기를 먼저 깬 건 진명이었다.“여기가 한의원이라 대각선 쪽에 큰 한약방이 있어요. 아마 거기에 있을 것 같아요.”진세연은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다.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세연과 함께 한약방에 가서 침과 소독약을 샀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 과일도 샀다.위층 병실.진명은 진세연과 함께 병실로 들어가 그녀의 어머니, 이미선을 찾아뵀
“진 비서님께서 의학을 좀 아셔. 저번에 우리 엄마가 아프셨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보러 와주셨거든.”진세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설마 이 사람 의사야?”진호는 놀라기도 했고 의심했다. 상대는 비서인데 왜 갑자기 의사가 된 걸까?“저는 의사가 아닙니다.”“하지만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의학을 배운 적은 있습니다.”진명은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과일을 침대 옆 서랍위에 올려뒀다.“그냥 아마추어 잖아요!”진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나, 병원에 이렇게 많은 의사들도 엄마 병을 못 고쳤는데 이런 아마추어가 무슨 수로 고쳐?”“진호야, 막말 하지 마!”“진 비서님이 좋은 뜻으로 그러시는 건데,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진세연은 불쾌한 듯 혼을 냈고, 진명을 향해 미안한 웃음을 지었다. “진 비서님, 제 동생이 철이 안 들어서 말을 좀 막해요. 그냥 무시해 주세요.”“괜찮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진명은 웃으며 말했다.진호는 입을 벙긋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인정할 수 없어서 진명을 아주 경계했다.그는 자신의 누나가 예쁜 걸 알았고 따라다니는 사람이 많은 걸 알았고. 그때 엄마가 아플때도 사람들은 여러 핑계를 대며 누나에게 가까이하려 했다.그는 진명이 의학을 안다는 핑계로 자신의 누나에게 다른 마음을 먹었을까 봐 의심했다.집에 유일한 남자로써 그는 자신의 누나를 보호할 책임이 있었다.“아주머니, 우선 제가 맥 좀 짚어드릴게요.”진명은 침대 옆에 앉았다.“응, 고마워…”이미선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그녀는 진명과 진세연 남매의 대화를 다 들었다. 비록 진명은 전문적인 의사는 아니었지만, 그는 좋은 의도를 갖고 있었기에 그녀는 진명에게 감사했다.그리고, 진명은 이미선의 맥을 짚어주었다.머릿속에 그려진 의학 지식들로 그는 이미선의 몸 상태를 단번에 파악했다.이미선은 과로로 인한 질병이었고, 척수가 손상을 입어 염증 같은 증세가 생긴 거였다.이런 병은 심각하진 않지만 그녀는 적절한 시기
“진 비서님, 저희 엄마 상황이 어떤가요?”진세연은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증상이 복잡해서 한 마디로 정리할 순 없네요.”“하지만 작은 염증 같은 병들은 당장 큰 문제는 아니고, 침 한번 놓아드리고, 한약 며칠동안 더 복용하시면 완치될 수 있을겁니다.”진명은 웃으며 위로했다.이미선은 그동안의 치료를 통해서 손상된 척수가 거의 회복이 되었고 남은 건 복잡한 합병증이었다.만약 지금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면 이런 합병증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이런 합병증들이 계속 악회되면 문제가 커지고 몸이 약해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칠 수 있는 건가요?”“정말이에요? 너무 다행이네요!”진세연은 매우 기뻐했다.원래 그녀는 그저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지 진명의 의학 기술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었다.하지만 예상외로 진명은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그녀는 기쁘기도 하고 감격스러웠다.“작은 병이요?”“병원에 그 많은 전문가들도 못 고친 병이 작은 병들이라고요?”“누나, 모르겠어? 이 사람 지금 헛소리하는 거야. 절대 말려들면 안돼!”진호는 누나의 팔을 잡고 차갑게 진명을 보았다.그는 지금 진명이 헛소리한다는 걸 확신했고, 누가 봐도 자신의 누나를 꼬시려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그건......”진세연은 찬물을 맞은 것처럼 다시 진정됐다.이전에 병원에서 이미 그녀에게 엄마는 척수 손상이라고 말했었고, 진명이 말한 증상들과는 아예 달랐다!두 가지를 비교해 봤을 때 진명은 아마추어이니 당연히 병원의 말을 더 믿었다.“진 비서님,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저희 엄마는 지금 앉아 있는 것도 힘드신데, 이게 작은 병은 아니지 않을까요?”진세연은 진명의 의학 기술에 의심이 들었고, 그녀는 진명이 잘 몰라서 엄마의 증상을 발견하지 못 했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아요.”“걱정 마세요. 제가 고칠 수 있다면 고칠 수 있는 거예요!”진명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래요?”“그럼 우리 엄마를 100프로 낫게 해줄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진호는 비
이 병실은 일반 병실이었다. 안에는 3개의 침대가 있었고, 나머지 두 침대에는 다른 환자들이 누워있었다.“청년, 밥은 아무렇게나 먹어도 말은 아무렇게나 하면 못 써!”“이씨가 여기서 입원을 얼마나 오래 했는데! 병원에 있는 의사들도 못 고쳤어!”“이렇게 젊은 사람이 전문 의사도 아니면서 무슨 능력으로 고치겠다는 거야?”“그러니까! 의학 좀 배웠다고 의사가 되는 게 아니야.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책임 지려고 그래…”......두 환자는 모두 고개를 저었고 그 누구도 진명의 기술을 믿지 않았다.진호는 안 그래도 진명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의심했는데, 두 환바들이 거들으니 더 진명을 믿을 수 없었다.“누나, 여기 아저씨들 말이 맞아. 우리 엄마 목숨으로 장난치면 안돼!”“그건......”진세연은 방금 이미 진명을 믿었는데, 엄마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니 다시 한번 고민하기 시작했다.“다들 저를 안 믿으시니 어쩔 수 없네요.”“하지만 한 가지 알려 드릴게요. 아주머니 병은 아직 치료할 수 있는 시기이니 최대한 빨리 방법을 찾아서 치료해야 해요.”“그렇지 않으면 합병증이 점점 악화되서 온 몸에 퍼질 거고 그때 가면 모든 게 다 늦을 거예요!”진명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한 사람의 목숨이라고 생각해서 그는 가기 전에 당부의 말을 전했을 뿐이다.“그런 말 한다고 우리가 당신을 믿을 것 같아요?”진호는 그를 우습게 여겼다.“아니, 난 진 비서님을 믿어!”진세연은 잠깐 망설이다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와 진호는 달랐다. 진명은 회사에서 그녀를 구해주었고, 그 일만 바도 그녀는 진명에게 신뢰가 생긴 상태였다.그녀는 진명의 정직함을 믿었고 절대 허튼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나도 이 분을 믿어…”이미선은 힘겹게 일어나 힘없이 말했다.사실 그녀도 완전히 진명의 기술을 믿는 건 아니었다. 그저 병원에 오래 있으면서 매일 같이 많은 비용이 들었고, 이미 이것만으로도 진세연과 진호 남매에게
천명육침은 기로 바늘을 다스려야 하고, 저번에 임씨 어르신 병을 치료할 때 몸에 기운이 없어서 마지막엔 쓰러질 뻔했었다.이번에 그는 조금 업그레이드되어서 저번보다 훨씬 나았고, 천명육침을 더 익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그렇다고 해도 아직 숙달이 되지 않아 그는 침을 다 놓은 뒤 이마에 땀이 맺혔고 온 몸에 힘이 다 빠져 있었다.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흰 가운을 입고 나이는 27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의사가 간호사 한명을 데리고 들어와 회진을 돌았다.이미선에게 은침이 많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본 젊은 의사는 너무 놀라서 뛰어왔다.“세연씨, 이게 무슨 일이죠? 다들 뭐하는 거예요!”“전 선생님, 여긴 진 비서님이라고 저희 회사 동료인데 의학을 좀 아셔서요…”“지금 침으로 저희 엄마를 치료하고 계세요…”진세연이 간단하게 설명했다.눈 앞에 이 젊은 의사는 전 박사였고 이미선의 주치의였다. 그리고 진세연의 이웃이기도 했다.이미선이 처음 아팠을 때 진세연은 제일 먼저 전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전 박사의 도움 하에 이미선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이 사람이 동료라고요?”“뭐하는 겁니까!”“의사도 아닌데 어떻게 아주머니 병을 치료한다는 거죠?”전 박사는 분노하며 이미선의 몸에 있는 은침을 잡으려 했다. “저기요, 얼른 이거 안 치워…”“건들이지 마세요!”“환자분께서 지금 치료를 받고 계시잖아요. 마음대로 빼시면 안돼요!”진명은 진박사의 팔을 잡았고 그는 힘이 쎄서 전 박사의 행동을 막을 수 있었다.“이거 놓으세요!”“아주머니는 척수가 손상되셔서 그동안 치료를 받으시고 거의 다 완치가 되신 상태예요!”“이렇게 마음대로 치료했다가 증상이 악화되고 온 몸이 병들게 되면 책임지실 건가요?”전 박사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고, 애써 팔을 빼내려 했지만 진명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뭐라고요?”“박사님, 그렇게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요?”진세연과 진호 남매는 매우 놀랐다.특히 진호가 놀랐다. 그는 안 그래도 진명의 기술을
“아주머니 얼굴이 빨개지신 이유는 죽기 직전이라는 걸 의미해요. 이미 생명이 위험해져서 아무리 대단한 신도 못 구할겁니다!”전 박사는 고개를 저었고 진명을 우습다는 눈빛으로 보았다.“뭐라고요?”진세연 남매는 충격을 받았다.그리고 진호는 분노한 채 벌떡 일어났다.“진씨,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우리 엄마를 죽였어. 당신 오늘 제삿날이야!”진호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진명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진명은 무방비 상태에서 주먹을 맞았다.“봉 간호사 얼른 교수님 불러와서, 마지막으로 환자분한테 긴급처치 해야 한다고 알려!”“그리고 경비원 몇 명 더 불러와서 이 사기꾼 잡아 가라고 해. 경찰에 넘겨버릴 거야!”전 박사는 고개를 돌려 간호사에게 말했다.봉 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인 뒤 얼른 나갔다.“왜......”“왜 이렇게 된 거지…”진세연은 침대 옆에 앉아 눈물을 흘렸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진명은 아픈 눈을 붙잡고 정신을 차린 뒤 화난 목소리로 다그쳤다. “진호씨, 진정해요. 이런 증상이 정상이에요…”임씨 어르신 일을 겪은 이후로 진명은 이미선의 이런 상황이 나쁜 징조가 아닌 걸 알았다. 그리고 임씨 어르신때 보다 훨씬 나았다.“우리 엄마가 이렇게 피를 많이 토했는데 정상이라고?”“내가 바본 줄 알아? 우리 엄마 목숨 돌려네…”진호를 이를 꽉 깨물고 망설임없이 진명에게 주먹을 날렸다.“호야, 멈춰!”이때 이미선의 목소리가 들리며 더 이상 예전처럼 허약하지 않았다.“엄마, 괜찮으세요…?”진세연은 벙찐 채 눈물이 멈췄다.“괜찮아.”이미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서 바로 일어났다.“엄마, 이제… 일어나실 수 있어요?”진호는 너무 놀라서 눈동자가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이전에 이미선은 몸이 너무 약해서 앉는 것도 힘들었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었다.하지만 지금 이미선은 아무런 무리 없이 일어날 수 있었다.“응, 지금 온 몸이 가벼워졌어!”이미선은 팔을 살짝 움직이며 미소를 지었다. “세연아, 몸이 다 회복된 것 같아. 나
진호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철푸덕 진명 앞에 꿇어 앉았고, 세게 자신의 뺨을 두 번 때렸다. “진 비서님, 좀 전엔 다 제 잘못이었습니다. 좋은 의도로 저희 어머니를 구해 주셨는데, 저는 정작…”“저는 정말 쓸모없는 놈입니다…”진호는 죄책감을 느끼며 자책했다.“됐어요, 오해할 수 있었죠. 앞으로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하지 말길 바라요…”진명은 진호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닌 걸 알았기에 그도 쪼잔한 스타일은 아니니 진호는 손 내밀어 일으켰다.전 박사는 상황이 이렇게 뒤집어 질 줄 몰랐고 안 좋은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세연씨, 이 사람한테 감사하면 안돼요!”“그동안 우리 병원에서 치료하면서 아주머니 증세가 이미 거의 완치 상태였어요. 그저 운이 좋아서 치료가 됐을 뿐이라고요!”“선생님, 그렇게 말하시면 안되죠!”“저희 모두가 목격자예요. 이전엔 엄마가 기력이 하나도 없으셨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겨워하셨는데, 진 비서님 의료 기술로 엄마의 병을 고친 게 어떻게 운이죠?”진세연은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이건 다 진 비서님의 공로인데 병원이랑 무슨 상관이야!”“이건 아니지!”......병실에 있던 두 환자는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당연히 전 박사가 공로를 자신에게 돌리는 걸 모를 수 없었다.“이 사람의 공로라고 해도 뭐가 달라지나요?”“아주머니는 원래 몸이 약하셨어요. 방금도 이유 없이 그렇게 많은 피를 토했는데, 치료 방법이 잘못됐을지도 몰라요. 어떤 후유증이 있을지 모른다고요!”전 박사는 인정할 수 없었다.“그건......”진세연과 진호 남매는 할 말을 잃었고 두 사람은 모두 진명을 바라보며 엄마가 다른 후유증이 남을까 봐 걱정했다.“다들 피 좀 자세히 보세요. 검은 색에 보라빛이 돌잖아요. 이건 정상적인 혈색이 아니에요, 약물에서 나온 독이라고요…”“아주머니께서 최근 몇 달 동안 기력 보충하는 일반 한약을 드셨고, 약이 증상에 맞지 않으니 몸에 독소가 쌓여서 증상이 악화된 거예요
“뻔뻔한 자식!”“쓰레기 같은 기술로 대단한 척 우리 환자들을 속이다니, 도덕성이 하나도 없어!”“그러니까! 평소에 우리가 먹는 약들도 알고 보니 다 이런 거 아니야?”......나머지 환자들은 전 박사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자신의 주치의도 도덕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의심했다.“세연아, 됐어. 전 박사님도 오랜 시간 우리를 도와주셨고, 이 분도 좋은 의도로 그러신 거니 여기까지 하자.”“그리고 내 병은 이미 다 나았어. 더 이상 입원하지 않아도 되니까 진호랑 얼른 물건 정리해. 얼른 퇴원하고 집에 가자.”이미선은 단언하지 않았고, 두 집이 이웃이었던 걸 생각해서 굳이 따지지 않았다.“퇴원? 안돼요!”“아주머니, 지금 거의 천 만원이 넘는 입원비랑 의료비가 밀려 있는데, 비용을 다 지불하시기 전까지는 절 대 못 나가요!”전 박사는 얼른 이미선과 자식들을 막아섰다.“선생님, 저희가 당장은 그렇게 큰 돈이 없어서요. 병원 쪽에 말하셔서 저희가 돈을 마련할 시간을 좀 주시겠어요?”“저희가 종이에 써서 병원에 낼 게요. 나중에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갚겠다고요.”이미선은 난감한 표정이었다.그녀는 이번에 병원에 있었던 기간이 길어서 비용이 꽤 많이 들었다. 그 중 일부는 친적들이 도와서 냈고, 나머지 일부는 전 박사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전 박사를 생각해서 그들이 후불로 지불할 수 있게 봐주었다.비록 전 박사는 약으로 그들을 속였지만 그들을 도와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아주머니, 사정은 잘 알지만 병원은 제 것이 아니에요. 이런 상황은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서 도와드릴 수 없어요.”“그런데, 다른 방법이 있긴 하죠.”전 박사는 눈을 반짝였다.“무슨 방법이죠?”이미선은 의심쩍은 듯 물었다.“아주머니, 그래도 저희가 이웃으로 몇 년을 지냈으니까 바로 말씀드릴게요!”“사실 제가 세연씨를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이제 세연씨도 결혼할 나이가 됐으니 저한테 시집오게 해주시면 이 돈은 제가 대신 내드리겠습니다. 예물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