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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5화

양지원은 고개를 숙인 채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물 자국을 닦고 있었다. 흰색 바지를 입은 게 후회되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옆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지만 그녀는 가게 직원인 줄 알고 고개도 들지 않았다. 다 정리하고 고개를 드니 주강운이 훤칠하니 테이블 앞에 서 있었다.

양지원은 깜짝 놀라며 가볍게 기침을 하고 말했다.

“왔는데, 왜 말을 안 해요?”

주강운은 피씩 웃었다.

“중얼거리고 있길래 뭐라고 하는지 듣고 싶었어요.”

양지원은 얼굴을 붉혔다. 정말이지 듣기 좋은 말이 아니었다.

표절한 사람을 미친 년이라고 욕했고, 또 주강운은 왜 쇼핑몰에 가지 않고 길가의 식당을 골랐냐고 불평했다. 이 길을 걷지 않았으면 바지를 더럽힐 일도 없었을 텐데, 사람들이 보면 또 뒤에서 지저분하다고 비아냥거릴 텐데 하면서 말이다.

“바지가 더럽혀져서 그래요.”

주강운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양지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의자를 살며시 끌어당겼다.

양지원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저 평소에는 안 그래요.”

이번에는 맞은편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리둥절해서 올려다보던 양지원은 그의 그윽한 눈에 빠져들어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정말 화근이다.

그녀는 손을 가슴에 대고, 좋아하지 않아도 이 얼굴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인간은 결국 모두 시각적인 동물이다.

“참, 저한테 도움 청할 일이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일이에요?”

주문한 후 양지원은 화제를 돌려 먼저 입을 열었다.

“급하지 않아요.”

주강운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먼저 그쪽 친구분 상황을 얘기해봐요.”

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사건은 복잡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혀 어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양지원의 고등학교 동창이 대학을 졸업하고 인터넷 작가가 됐는데, 얼마 전 저작권 침해를 당했다. 표절자는 그녀의 시나리오, 캐릭터, 복선을 도용해 2차 창작의 명목으로 플랫폼에 작품을 발표하고 불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게다가 독자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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