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97화

그녀는 한숨을 돌리고 나서야 고개를 쳐들었다.

“주 변호사님, 좀 무례한 질문이네요.”

“죄송합니다.”

그는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했다.

“남자친구가 있으면 도움을 청하기 곤란해서요.”

“남자친구가 있으면 당신을 돕는 데 방해가 되나요?”

양지원이 궁금해하자 주강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어머니랑 마주칠까 봐 그래요.”

“말 좀 제대로 해봐요.”

주강운은 한숨을 쉬더니 설명했다.

“집에서 빨리 결혼하라고 자꾸 소개팅을 주선하는데 회피할 수 없어서 먼저 누가 있는 척하려고요. 제 곁에 여자가 있으면 그렇게 재촉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양지원은 계속 눈만 깜박거리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소개팅을 막아달라는 거예요?”

“어떻게 안 될까요?”

주강운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지만, 양지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강운이 한현진을 좋아한다는 것을 방관자인 양지원은 똑똑히 알고 있다.

강한서가 기억을 잃은 지금 빈틈을 노려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는 뜻밖에 아무 동작도 없다.

잠시 생각에 잠긴 양지원은 오늘 아침 단톡방에서 본 소식이 생각났다. 한현진이 강한서의 기억 회복을 돕기 위해 강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원래 사랑하던 사이인데 한쪽이 잊었다고 해도 설레는 감정은 기억 상실로 인해 사라지지 않는다. 한 지붕 아래에 살다 보면 강한서는 틀림없이 다시 한현진에게 마음이 끌릴 것이다.

설마 이것 때문에 자신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단념한 것인가?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한테 들은 바로는, 주씨 집안의 규율이 매우 엄하고, 주강운이 여태 싱글이었던 것도 집안에서 며느리에 대해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집안에서 한현진의 돌싱 신분을 꺼려해서 주강운이 집안 동의를 얻어내지 못한 건 아닐까?

그러고 보면 그녀의 아버지는 매우 사리에 밝다. 그녀만 좋다면 못생겼든 신체가 불구이든 다 괜찮다고 하셨다.

‘내가 잘되기를 바라면 안 되나.’

양지원은 이런 생각을 하며 한숨을 짓고는 주강운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막으려고요? 여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