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43화

한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신기한 약이기에 그렇게 바로 효과가 나타나?’

한현진은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의심을 억누르며 강한서 앞으로 다가갔다.

소파에 기대앉아 눈을 감고 있는 강한서는 전보다 안색이 어두워 보였다.

한현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요? 아직도 아파요?”

강한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앞에 서 있는 한현진을 보며 입술을 짓이겼다.

“멀리 떨어져 주시면 안 아플 것 같네요.”

한현진은 멈칫하더니 얼른 강한서 옆으로 다가가 그와 바짝 붙어 앉았다.

“그러면 계속 아프던가요.”

“...”

송가람이 나지막이 말했다.

“현진 씨, 자꾸 한서 오빠 자극하지 말아요. 교수님이 최대한 교수님 말씀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한현진이 송가람을 힐끔 쳐다보았다.

“교수님 말대로요? 화장실 가고 밥 먹는 것도 교수님 말대로 해야 하나요?”

강한서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옆에 앉아도 죽네 사네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한현진은 미소를 지으며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안 그래요? 우리 약혼남?”

“저질.”

강한서가 단 두 글자로 한현진을 평가했다.

한현진 역시 두 글자로 받아쳤다.

“약골.”

“무슨 약인지 보여줘요.”

한현진이 말했다.

강한서는 그녀를 훑어보았다.

“독이라도 타려고요?”

한현진이 그를 노려보았다.

“네. 일단 벙어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지부터 봐야겠네요.”

말하며 한현진은 강한서가 긴장을 늦춘 틈을 타 그의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뻗어 약을 찾았다.

흠칫 표정을 굳힌 강한서가 얼른 한현진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자 한현진은 강한서의 손을 쳐내며 그를 째렸다.

“움직이지 마.”

그리고 그 순간 한현진의 손에 뭔가가 잡혔다.

약병이라고 생각한 한현진은 호주머니의 안감 쪽으로 손을 넣어 힘껏 그것을 끄집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한현진이 힘을 쓴 순간 강한서는 갑자기 감전된 사람처럼 한현진을 소파에 밀어버리더니 벌떡 몸을 일으켰다.

강한서의 가슴이 세차게 오르내렸고 눈빛도 볼품없이 흔들리고 있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