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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화

강한서는 순간 그날 한현진이 귓가에 속삭였던 말을 떠올렸다.

“송가람을 감싸줄 때마다 난 송가람을 밟아버릴 거야. 그리고 네가 감히 송가람과 만난다면 난 네 후대를 끊어버릴 줄 알아.”

강한서의 시선이 다리 사이에 놓인 발로 향했다. 조금 더 위로 향했다면, 정말 대가 끊어질 수도 있었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이렇게 계속 집착하는 거, 재밌어요? 한현진 씨는 송씨 가문의 딸이자 아저씨의 금지옥엽이잖아요. 원하는 남자든 누구든 만날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본인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집착하는 거예요?”

며칠간 마음을 굳게 먹은 덕에 한현진은 이미 전처럼 그의 날카로운 말에 쉽게 상처받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여전했다. 그녀는 그저 강한서를 다그치며 물었다.

“그럼 강한서 씨는요? 기억을 잃은 사람이 왜 기억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고 절 쫓아내는 일에만 집착하는 거예요?”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한쪽만 기억하고 다른 한쪽은 기억하지 못하는 생사를 함께 한 정이라는 건 말이에요, 기억이 없는 사람에겐 부담이라고요.”

“거짓말.”

한현진이 눈시울을 붉혔다.

“너 나 기억하는 거 맞지? 설사 기억 못 한다고 해도 나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잖아. 그렇지? 네가 왜 계속 날 쫓아내려 하는 건지 나 정말 모르겠어. 강한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줘. 우리 같이 해결해 나가면 안 될까?”

강한서는 아무 말 없이 이상하도록 복잡한 심경이 가득한 눈빛으로 한현진을 바라보더니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강운이를 이용해 제 화를 돋우거나 그럴 필요 없어요. 좋아하지 않으시면 상처 주지마세요. 민 실장에게 정명석 씨가 한현진 씨 첫사랑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정명석 씨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현진 씨와 나이도 비슷한 것 같던데, 아마 저보다는 더 말이 통할 거예요.”

그 말에 한현진의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갑자기 강한서의 어깨를 툭 밀쳤다.

“강 대표님은 아량도 넓으시네요. 헤어지는 마당에 제가 만날 남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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