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여자는 재잘거리며 끝없이 말했다."눈이 너무 예쁘세요, 들어오실 때 저는 연예인인 줄 알았어요. 어느 학교 학생이에요?"유현진은 차분하게 말했다. "T 대요.""T 대요? 같은 학교네요, 저도 거기 다녀요! 전 공학 계산기 학과인데, 혹시 연기 학과?"유현진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졸업한 지 꽤 됐어요. 그쪽보다 나이 많아요."여자는 놀라움에 입을 벌리더니 말했다. "몰랐어요. 너무 동안이세요. 선배라고 불러도 되죠?""뭐라 불러도 다 돼요."여자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선배님, 더빙해보셨어요? 이따가 녹음실에서 테스트도 해야 한다고 그러던데, 저는 컴퓨터 앞에서만 해봐서 녹음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근데 저 이력서에 더빙 경험 1년 된다고 적긴 했는데 들키지 않을까요?"유현진은 웃음이 나왔다. '겁쟁인데 담력도 있고, 재밌네.'유현진이 말했다. "사실 다들 가짜로 적어요. 면접 때 침착하고 차분하면 못 알아볼걸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규선만 보면 아마도 긴장해서 말도 안 나올 것 같아요."유현진은 들어오는 남자를 짚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남자 어때요?"여자는 머리를 돌려보았다. 180센티 좌우의 키에 얼굴선은 굵고 덩치도 산만 했으며 팔에는 문신이 있었다. 언뜻 봐도 조폭 같았다."좀 무섭네요."여자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규선은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해요?"신엽은 종래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적이 없다. 하지만 목소리가 관능적이라 목소리 하나만으로 수많은 여자의 마음을 얻었다.'이런 목소리의 소유자는 꼭 멋질 거야.'여자는 생각도 안 하고 답했다. "완전 만찢남이겠죠."유현진은 사인을 마친 노트를 건네준 뒤, 손을 흔들며 남자를 향해 외쳤다. "규선!"문신남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벌써 왔어? 난 또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여자는 얼굴이 굳어졌다. 눈앞의 조폭 같은 사람이 마음속의 "만찢남" 이라니.'얼굴과 목소리가 따로 놀았어?
규선은 강한서보다 나이가 조금 많았으며,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이 있었다.유현진은 최초에 규선의 소개로 애니메이션 더빙을 접촉하였으며, 두 사람은 몇 차례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심지어 유현진의 발음 기교도 규선이 가르쳐준 것이었다.유현진은 규선을 항상 오빠처럼, 사부님처럼 여겼다.유현진은 파트가 적다 보니 얼마 안 가 바로 끝냈다.규선은 완성품에 대해 아주 만족하며 녹음실에서 나와 유현진을 불러 세웠다. "잠깐 기다려, 우리 와이프가 선해가에 자리 예약했으니 내 차로 이동해.""아니에요, 집 가까우니까 가서 먹으면 돼요."말을 끝낸 유현진은 바로 뒤 돌아섰지만, 규선은 재빨리 그녀의 팔목을 잡고 노려보았다. "밥 한번 같이 먹기 엄청 힘드네? 누가 너 팔아먹는대?""오빠, 그게 아니라...""그러면 같이 가! 아니면 우리 와이프 너랑 나 의심해. 같이 만나지도 않고."유현진..."그래요."사실 유현진은 그런 뜻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규선의 와이프는 역사 교사이고 유현진은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말투와 행동도 단아해 규선이 푹 빠져 있건만, 어찌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 가?사실 규선은 이 애니메이션의 여자 배역을 유현진에게 부탁하려고 했었다. 미리 얘기도 했고 유현진도 응낙했던 일이었지만, 얼마 안 가 다른 파트너가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자기의 여자친구를 꽂아 넣었다.정식 계약이 아닌 구두상의 계약이라 규선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몇 번이고 유현진에게 밥을 사주며 사과하려 했지만, 매번 돌아오는 건 그녀의 거절뿐이었다.그래서 규선은 이번에 와이프를 무기로 사용했다.선해가는 룸이 없지만, 늘 손님들로 꽉 차 있는 샤브샤브 맛집이다.규선은 다른 유명한 성우들과 다르게 인기를 얻은 후에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심지어 동종 업계 지인들의 모임을 제외한 일체 활동도 참여하지 않았다.이런 미스터리한 콘셉트로 사람들은 그에게 더 열광했다.유현진은 그와 가까워진 뒤 농담으로 물은 적이 있었다. 혹시
'차이현?''많이 듣던 이름인데?''그 사람도 감독인데?''설마.'유현진은 설마 하며 머리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규선이 말하는 감독이 바로, 유현진이 예전에 오디션을 보았었던 작품의 감독인 차이현이었다!'보통 감독이 아니잖아?'차이현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감독이다. 그가 맡은 작품은 어떠한 앱에서도 별점이 7점 이하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별점이 7점을 넘어가는 작품은 무조건 봐야 할 작품이다. 하지만 차이현의 작품은 최저 별점이 7.8 점이었다!예상치도 못한 차이현 감독과의 사적인 식사에 유현진은 심장이 떨려왔다.차이현은 그녀의 멍한 표정을 보며 자연스럽게 걸어와 규선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두 사람의 대화에서 유현진은 두 사람은 동문이고 사이가 좋다는 것과 규선의 와이프가 차이현의 사촌 여동생이라는 것, 그리고 두 사람은 차이현으로 인해 부부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형, 소개할게요. 이쪽은 내 후배 유현진. 우리 바닥에서 꽤 유명해요. 내가 자주 말했던 선셋 스타가 바로 유현진이예요. 얼굴도 예쁜데 목소리도 좋고 성격까지 좋아요. 현진아, 너한테 얘기했던 내 친구 차이현이야. 인사해."차이현의 반응으로 봤을 땐 아마도 그녀를 알아보았지만, 굳이 이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유현진도 어색했지만, 그저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인사를 청했다. "감독님, 반가워요. 유현진이예요."하지만 차이현은 그녀의 악수에 응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어색하게 손을 서서히 내렸다.규선의 와이프는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깊이 생각지 않고 주문부터 했다. "음식 올려주세요. 다들 배고프니 드시면서 얘기 나눠요.""그래, 음식부터 올려."열정적인 규선 부부와 달리 차이현은 직업 특징상 성격이 무뚝뚝했다. 어쩌면 유현진이라는 어색한 사람이 자리에 있어 더 말을 아꼈을지도 모른다.더군다나 유현진은, 규선이 유현진에 관한 화젯거리만 꺼내면 차이현의 말수가 더 적어지는 것을 발견했다.유현진은 너무 어색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차이현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차이현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모였는데 일 얘기는 그만 접고 식사나 해."규선의 와이프는 한마디 하려는 규선에게 그만하라는 신호를 주었다.유현진은 이 식사 자리가 불편했다.식사가 끝난 뒤, 규선은 비용을 계산하고 차이현은 화장실로 갔다.유현진은 화장실에서 나오는 차이현을 막아섰다.차이현은 멈칫하는듯하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비켜주시죠."유현진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에 들어갔다. "감독님, 아까 하신 말씀 무슨 뜻이죠?"차이현은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묻죠?""제가 뭘 알고 있을까요?"유현진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오디션을 장난으로 본다고요? 왜 그렇게 말씀하실까요? 감독님은 제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불편하셨어요? 아니면 오디션 봤던 날 제가 한 실수가 맘에 안 드셨나요? 제가 그날 무례하게 쳐들어간 건 인정해요, 제 실수에요. 하지만 오늘, 이 식사 자리는 저도 오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차이현은 그녀의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차갑게 말했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 비켜주시죠."유현진도 더는 좋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듯 큰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말 똑바로 하시죠! 제가 무슨 장난을 쳤어요?"오디션은 이미 물 건너갔으니 유현진도 더는 차이현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었으며, 더군다나 이런 모욕을 당할 필요도 없었다.또 본인으로 인해 규선 부부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차이현은 깜짝 놀라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배역의 파트가 적은 게 불만이면 파트가 많은 배역을 찾으시면 되겠네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 못 봐 드립니다!""제가 언제 파트가 적다고 했죠?"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대본은 본 적도 없는 제가, 파트가 적어서 불만이었다고요?"차이현은 깜짝 놀랐다. "대본을 받은 적이 없어요?"유현진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오디션이 끝
유현진은 마음속 실망감을 감출수 없었다."이전 오디션을 볼때, 어째서 자신이 성우였음을 밝히지 않았나요?"차이현은 물었다.유현진은 고개를 흔들고는"왜냐하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우로써 어떠한 성취를 따냈다 하더라도 연기의 세계에선 그저 신인에 불과합니다."더구나 이러한 경험은 무조건 그녀의 앞날에 도움을 주는것은 아니였다. 심지어 성우영역에서의 성취는 그녀의 도전에 방해만 될 뿐이였다.차이현은 그녀를 한동안 주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른뒤 입을 열었다."전화번호 뭐예요? 여기에 연락처 남겨놓으세요."유현진은 어안이 벙벙했다.차이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명색이 규선이 추천한 사람인데 그래도 체면은 지켜줘야 되지 않겠어요?"유현진......그렇게까지 직설적이진 않아도 되는데......차이현은 그녀의 연락처만 물어보고는 자신의 전화번호는 알려주지 않았다. 까놓고 말해서 이러한 일방적인 연락은 규선을 대처하는 것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식사가 끝나고 유현진은 펜션으로 돌아갔다.비록 차이현한테서 그 역할은 이미 다른 사람과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녀는 겉으론 무덤덤한척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엄청 괴로워했다.그녀는 전에 이혼후 만약 자신이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를 거둔다면 강한서에게 한방 먹일수 있다고 상상했었지만 지금와서 보니 그저 헛된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배우를 함에 있어서 어떤 경지까지 올라야 성공했다 할수 있을까? 여우주연상? 연기대상? 하지만 지금 그녀는 비중이 작은 조연 역할조차 따내지 못했다.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여자에게, 모든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현실에서의 경쟁은 격렬했고 정당한 방법이든 아니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가 승자였다.강한서의 우리 안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그녀는 모든것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이 빼앗기리라곤 생각도 못했다."사모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가정부의 목소리가 유
가정부는 온몸이 떨리도록 화가 났다.유현진은 지금까지 너무 온순하게 사람을 대했던 탓인지 주위사람들은 그녀가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마리의 토끼처럼 여겼다. 하지만 사실상 그녀는 한 마리의 표범, 맹수 그 자체였다!군계일학, 일반인들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던 유현진이 어떻게 한 마리 토끼일수 있겠는가?강한서도 그녀를 어찌할 방법이 없는데 고작 한명의 가정부가 어찌 할수 있을까? 설령 신미정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유현진이 사모님 자리를 이어나가는 한, 그녀야말로 미래의 한주 강씨 가문의 여주인이다.하지만 그녀는 그 자리를 지킬수 있을까?가정부는 비록 화가 잔뜩 났지만 감히 그녀에게 대꾸하진 못했다.가정부를 짜르는건 전적으로 유현진에게 달렸기 때문이였다.가정부는 고개를 숙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유현진은 저녁을 먹지 않고 일찍히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강한서가 언제 돌아왔는지 그녀는 몰랐다. 아무튼 다음날 깨어났을때 침실엔 그녀 혼자뿐이였다, 강한서가 침실에 들어온 흔적도 없었다.가정부에게 묻자 말하기를, 강한서는 전날 저녁 11시쯤에 돌아와서 서재에서 잠을 청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튿날 일찍 외출했다고 했다.현재의 유현진은 강한서에 대해 1도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는 돌아오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커다란 펜션에 자기 혼자 사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일뿐, 강한서 그 개자식한테는 애정이란걸 찾아볼수 없어서 애완동물 같은건 하나도 좋아하지 않았다. 만일 애완동물을 그녀가 없는 틈을 타 강한서가 버리기라도 한다면 대판 싸움이 날게 뻔했다.마침 세수를 끝내자 핸드폰이 울렸다.유상수 세글자를 보고는 받지 않기로 했다, 핸드폰을 윗층에 두고는 식사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침에 금방 잠에서 깨어났을때 그녀는 실검을 봤었다.#한 미스테리한 여인이 60억원에 달하는 절세명품의 비취팔찌를 쾌척했다
하지만 유현진의 회신은 답장이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몇시간이 흐르고, 유상수는 사람을 통해 인터넷 상의 루머를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하나를 지우면 바로 새로운 루머 하나가 생겼다, 실검은 누군가가 계획한듯이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왔다.프로젝트가 무산될 위험에 처하자 유상수는 발을 동동 굴렀다."어때요? 아직도 받는 사람이 없어요?"백혜주는 따뜻한 우유 한잔을 찻상에 올려놓았다.유상수는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계속 누구도 안 받아."백혜주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지금이면 깨났겠죠, 혹시 일부러 안 받는거 아닐가요?""아무 이유도 없이 내 전화를 안 받지는 않을텐데""도둑이 제발 저려서 안받는거 아닐까요?"백혜주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당신이 어제 전화해서 그 애보고 강한서한테 부탁해서 한성우와 얘기해보라고 하자마자 오늘 바로 이런 일이 터졌어요. 당신은 이 일이 너무 공교롭게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어느 상가가 두 세날 지난후에 선물을 증정하나요? 이건 분명히 뭔가가 있어요."유상수는 눈썹을 찡그렸다. 사실 그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유현진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생각을 너무 많이 했어, 현진이는 한주 유씨 가문의 유일한 계승잔데 유씨 가문이 망하면 그 애한테 무슨 이득이 있다고."하지만 백혜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했다."당신, 유현진이 누구 딸인지 잊지 말아요, 그 애는 뼛속부터 하현주처럼 지독해요. 전번에 주차장에서 우리랑 만났을때 당신을 쏘아붙이던 일을 잊었어요? 만약 그 애가 사실의 전모를 알게 된다면 그 애 성격에 필히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거예요! 하물며 당신이 말하는 계승자, 지금 그 애는 한주 강씨 가문의 며느리예요, 만약 강한서가 이후 한성의 후계자가 된다면 그 애도 한주 강씨 가문의 집주인이 될텐데 유씨 가문의 작은 이익을 거들떠 보기라도 할까요?"유상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분명히 그도 여기까진 예상을 했다.
그녀의 당당함에 유상수는 자신의 생각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잠시 침묵이 흐른후 그는 입을 열었다."너 오늘 실검 안 봤니?""무슨 실검이요?"유현진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처럼 물었다."제가 방금 깨어나서 다른걸 볼 겨를도 없이 바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었어요. 실검에 뭐가 올라왔나요?"유상수는 침착하게 말했다."안 대표님이 비취를 산 사실이 뉴스에 올랐어.""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는 뉴스에 오르는게 정상 아닌가요?"유현진은 이해 하지 못한다는 듯이 물었다."이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동네방네 소문이 났는데 안 대표님이 어떻게 편하게 지내겠니?"유상수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니면 네가 다시 한서에게 부탁해서 한성우랑 상의할수 없겠니? 팔찌 문제로 상가가 주동적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말이다."유현진은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그녀가 이런 뻔뻔스러운 일을 어떻게 강한서에게 말할수 있을가, 유상수는 딸의 처지를 하나도 헤아려주지 않았다."아버지, 이건 제가 말 못해요. 아버지가 저한테 한성우랑 거래하라던것도 다 성공했고 한성우쪽에서도 동의를 얻었는데 지금 안 대표님께서 고작 실검에 오른것 때문에 환불 하면 자기 체면을 깎을가봐 상가더러 팔찌가 문제가 있어서 회수시키는 것은 말이 안돼요. 아버지가 팔찌를 파는 입장이 돼본다면 흔쾌히 하겠나요?""사정을 헤아려서 환불접수도 했는데 오히려 책임을 전가한다면 한성우가 바보도 아니고 그걸 동의하겠어요? 저도 뻔뻔스럽게 강한서한테 얘기하지는 못하겠네요."유상수는 이에 급한듯"가족끼리 못할 말이 뭐가 있니? 이럴때일수록 서로 돕고 사는게 아니겠니? 애당초 네가 강씨 가문에 시집갈수 있었던것도 이 아버지가 뒤에서 힘 쓴 결과가 아니니? 지금 살기 편하다고 이젠 나 몰라라 하는거니?"참 양심도 없지!그가 조종한것이 어디 강씨 가문 한 곳이랴?그녀의 엄마가 사고로 돌아간후 아버지는 회사 내부 대숙청을 진행했고 이로인해 주력들이 대거 퇴사하여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사는 파산위기에 처했었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