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여보세요?"신호음이 들리자마자, 한성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랑은 다르게 가볍지 않고 신중한 목소리였다.유현진은 의아했다. '내 번호 저장했을 텐데?''안 했나?'그녀는 더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말했다. "저예요, 유현진."한성우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형수님이 어쩐 일로?"상대가 이토록 대놓고 말하니 유현진은 조금 멋쩍었지만, 지금은 멋쩍어할 시간도 없으니 바로 목적을 말했다. "한 대표님 도움이 필요해서요."한성우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도와드릴 게 뭐 있겠어요? 한서가 저보다 능력 있는데."그 말인즉, 강한서를 찾으라는 뜻이었다.유현진은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 싸웠어요. 그 사람한테 말하고 싶지 않아요. 더군다나, 이 일은 한 대표님만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에요."한성우는 바로 흥취가 생겼다. "싸웠다고요? 왜요? 얘기해 봐요."유현진....'우리 둘이 싸웠다는 데, 이 사람이 왜 흥분하는 거야?'"별거 아니에요. 그이한테 사주려던 양말을 제가 주 변호사한테 드려서, 그이가 삐쳤어요."한성우는 바로 중점을 캐치했다. "주 변호사한테 양말을 드려요?""주 변호사님이 파티에서 저한테 큰 도움을 주셔서, 넥타이를 선물 드린다는 것이 양말도 같이 들어갔더라고요.""아." 한성우는 의미심장하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러면 한서가 잘못했네요. 그깟 양말 하나에 삐질 거 뭐 있다고?"유현진은 한성우와 잘잘못을 의논하기 싫었다. 한성우와 강한서는 절친이기 때문에, 아무 때고 말이 새 나가기 마련이다."한 대표님, 본론으로 돌아오죠. 저 부탁드릴 일이 있어요."​한성우는 궁금증을 풀고 나니 열정적으로 변했다. "가족 같은 사이에 부탁은요. 말씀하세요, 형수님."유현진...'태도가 이리도 쉽게 바로바로 바뀌는 건, 강한서뿐만 아니라 강한서 주위 사람들의 특징이네.'유현진은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 어제 주얼리 샵에서 발생한 일들과 유상수가 부탁한 일을 말했다.한성우는 사실 이 일을 어제 알
유현진은 안하윤이 거액의 팔찌를 구매했다는 것을 상류사회에 다 알리고 싶었다.'안세걸처럼 체면을 차리는 사람이 이때 환불을 하게 되면 다들 웃겨 죽을걸?'이것은 뒷길도 다 끊어버리는 최고의 방법이다.안세걸 본인이 환불을 포기한다면, 유상수도 더는 유현진에게 이 일을 부탁할 필요가 없다.한성우는 이런 짓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한성우가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유현진은 한성우를 떠보며 물었다. "어때요?""형수님, 경영학과 나오셨어요?"유현진..."저 연기 배웠는데요."한성우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 "형수님은 경영을 배웠어야 했어요. 그럼, 나는 무조건 높은 연봉으로 형수님을 스카우트 했을 거예요."유현진은 그저 농담으로 여겼다. "한 대표님은 어쩔 생각이죠?""좋아요. 우리 매니저도 홍보에 관해 얘기한 적 있기도 하고, 좋은 기회인 거 같아요. 바로 실시하도록 하죠."유현진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마워요."한성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제가 형수님한테 고맙죠. 형수님 아니면, 이 팔찌가 언제 팔릴지 누가 알아요?"통화를 끝낸 뒤, 한성우는 바로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성우는 두 사람의 일이 업무보다 더 재미있었다.강한서가 병원에서 나올 무렵, 한성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강한서는 아직도 병원에서 있었던 일로 화가 나 있어서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하지만 한성우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 한성우는 다시 민경하에게 연락했다.민경하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강한서에게로 넘겼다.강한서는 얼굴이 잔뜩 굳어서 전화를 받았다. "너 진짜 중요한 일이여야 할 거야!""너 와이프가 연락해 왔었어."강한서..."뭐라고?"한성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유현진이 방금 나한테 연락했다고."강한서는 유현진이라는 말을 들으니 지표가 생각나, 또다시 코가 아파지는 것 같았다. 강한서는 화가 잔뜩 나서 말했다. "너한테 연락한 걸 나한테 왜 얘기해?""나한테 왜 연락했는지 궁금하지 않아?""전혀!"말을 끝낸
강한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차라리 유현진이 널 패고 위협했다면 내가 믿었을 거야.""유현진 그렇게 여리여리한데, 널 패는 거야?"강한서의 코는 또다시 지끈거렸다."말할 거야, 말 거야? 안 하면 나 끊는다!"한성우도 더는 끌지 않고, 유현진이 부탁한 일을 강한서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유현진 정말 독한 여자야. 유상수가 베이칸 프로젝트를 낙찰받기 위해 절반 재산을 걸고 안세걸이 다리 놔주길 바라는데, 만약 이 일을 유상수가 해결 못 하면 안세걸 그 비겁한 사람이 더는 유상수를 돕지 않을 거야. 그럼, 낙찰도 없던 일이 될 테고. 딸이 어떻게 아빠한테 이렇게 독할 수 있어?"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상수는 하현주가 사고 난지 얼마 안 돼 투약을 그만두고 치료를 멈췄다. 이 일은 충분히 유현진이 유상수를 평생 원망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이번 일은 그거에 비하면 새 발의 피와도 같았다."어? 왜 아무 말도 없어?"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지 그랬어?"한성우..."유현진 말만 나오면 반응이 격하네? 양말 가지고 그럴 거 뭐 있다고."강한서는 멈칫하더니 물었다. "양말 얘기는 누가 했어?""유현진이." 한성우는 실눈을 뜨며 웃었다. "너 혹시 양말을 강운이한테 줬다고 화난 거야?""개 소리 집어치워!"강한서는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 여자는 별말을 다 하고 다니네!'한성우는 즐겁다는 듯 다시 물었다. "내가 도와줘, 말아?""네가 알겠다고 한 걸, 왜 나한테 물어봐?"강한서는 더는 한성우와 말하기 싫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강한서는 혼자 코웃음을 치고는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유현진은 친구의 부탁으로 애니메이션 더빙을 위해, 녹음실로 갔다.오디션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시간도 충족하니 그냥 간 것이다.이 친구는 처음 더빙을 접촉할 때 알게 된 친구이고 이름은 신엽인데 다들 그를 규선이라고 불렀다. 신엽은 업계 최고의 더빙 전문 성우지만 근 몇 년은 방송국과 일하지 않고 친구
유현진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여자는 재잘거리며 끝없이 말했다."눈이 너무 예쁘세요, 들어오실 때 저는 연예인인 줄 알았어요. 어느 학교 학생이에요?"유현진은 차분하게 말했다. "T 대요.""T 대요? 같은 학교네요, 저도 거기 다녀요! 전 공학 계산기 학과인데, 혹시 연기 학과?"유현진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졸업한 지 꽤 됐어요. 그쪽보다 나이 많아요."여자는 놀라움에 입을 벌리더니 말했다. "몰랐어요. 너무 동안이세요. 선배라고 불러도 되죠?""뭐라 불러도 다 돼요."여자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선배님, 더빙해보셨어요? 이따가 녹음실에서 테스트도 해야 한다고 그러던데, 저는 컴퓨터 앞에서만 해봐서 녹음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근데 저 이력서에 더빙 경험 1년 된다고 적긴 했는데 들키지 않을까요?"유현진은 웃음이 나왔다. '겁쟁인데 담력도 있고, 재밌네.'유현진이 말했다. "사실 다들 가짜로 적어요. 면접 때 침착하고 차분하면 못 알아볼걸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규선만 보면 아마도 긴장해서 말도 안 나올 것 같아요."유현진은 들어오는 남자를 짚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남자 어때요?"여자는 머리를 돌려보았다. 180센티 좌우의 키에 얼굴선은 굵고 덩치도 산만 했으며 팔에는 문신이 있었다. 언뜻 봐도 조폭 같았다."좀 무섭네요."여자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규선은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해요?"신엽은 종래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적이 없다. 하지만 목소리가 관능적이라 목소리 하나만으로 수많은 여자의 마음을 얻었다.'이런 목소리의 소유자는 꼭 멋질 거야.'여자는 생각도 안 하고 답했다. "완전 만찢남이겠죠."유현진은 사인을 마친 노트를 건네준 뒤, 손을 흔들며 남자를 향해 외쳤다. "규선!"문신남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벌써 왔어? 난 또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여자는 얼굴이 굳어졌다. 눈앞의 조폭 같은 사람이 마음속의 "만찢남" 이라니.'얼굴과 목소리가 따로 놀았어?
규선은 강한서보다 나이가 조금 많았으며,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이 있었다.유현진은 최초에 규선의 소개로 애니메이션 더빙을 접촉하였으며, 두 사람은 몇 차례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심지어 유현진의 발음 기교도 규선이 가르쳐준 것이었다.유현진은 규선을 항상 오빠처럼, 사부님처럼 여겼다.유현진은 파트가 적다 보니 얼마 안 가 바로 끝냈다.규선은 완성품에 대해 아주 만족하며 녹음실에서 나와 유현진을 불러 세웠다. "잠깐 기다려, 우리 와이프가 선해가에 자리 예약했으니 내 차로 이동해.""아니에요, 집 가까우니까 가서 먹으면 돼요."말을 끝낸 유현진은 바로 뒤 돌아섰지만, 규선은 재빨리 그녀의 팔목을 잡고 노려보았다. "밥 한번 같이 먹기 엄청 힘드네? 누가 너 팔아먹는대?""오빠, 그게 아니라...""그러면 같이 가! 아니면 우리 와이프 너랑 나 의심해. 같이 만나지도 않고."유현진..."그래요."사실 유현진은 그런 뜻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규선의 와이프는 역사 교사이고 유현진은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말투와 행동도 단아해 규선이 푹 빠져 있건만, 어찌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 가?사실 규선은 이 애니메이션의 여자 배역을 유현진에게 부탁하려고 했었다. 미리 얘기도 했고 유현진도 응낙했던 일이었지만, 얼마 안 가 다른 파트너가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자기의 여자친구를 꽂아 넣었다.정식 계약이 아닌 구두상의 계약이라 규선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몇 번이고 유현진에게 밥을 사주며 사과하려 했지만, 매번 돌아오는 건 그녀의 거절뿐이었다.그래서 규선은 이번에 와이프를 무기로 사용했다.선해가는 룸이 없지만, 늘 손님들로 꽉 차 있는 샤브샤브 맛집이다.규선은 다른 유명한 성우들과 다르게 인기를 얻은 후에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심지어 동종 업계 지인들의 모임을 제외한 일체 활동도 참여하지 않았다.이런 미스터리한 콘셉트로 사람들은 그에게 더 열광했다.유현진은 그와 가까워진 뒤 농담으로 물은 적이 있었다. 혹시
'차이현?''많이 듣던 이름인데?''그 사람도 감독인데?''설마.'유현진은 설마 하며 머리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규선이 말하는 감독이 바로, 유현진이 예전에 오디션을 보았었던 작품의 감독인 차이현이었다!'보통 감독이 아니잖아?'차이현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감독이다. 그가 맡은 작품은 어떠한 앱에서도 별점이 7점 이하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별점이 7점을 넘어가는 작품은 무조건 봐야 할 작품이다. 하지만 차이현의 작품은 최저 별점이 7.8 점이었다!예상치도 못한 차이현 감독과의 사적인 식사에 유현진은 심장이 떨려왔다.차이현은 그녀의 멍한 표정을 보며 자연스럽게 걸어와 규선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두 사람의 대화에서 유현진은 두 사람은 동문이고 사이가 좋다는 것과 규선의 와이프가 차이현의 사촌 여동생이라는 것, 그리고 두 사람은 차이현으로 인해 부부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형, 소개할게요. 이쪽은 내 후배 유현진. 우리 바닥에서 꽤 유명해요. 내가 자주 말했던 선셋 스타가 바로 유현진이예요. 얼굴도 예쁜데 목소리도 좋고 성격까지 좋아요. 현진아, 너한테 얘기했던 내 친구 차이현이야. 인사해."차이현의 반응으로 봤을 땐 아마도 그녀를 알아보았지만, 굳이 이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유현진도 어색했지만, 그저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인사를 청했다. "감독님, 반가워요. 유현진이예요."하지만 차이현은 그녀의 악수에 응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어색하게 손을 서서히 내렸다.규선의 와이프는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깊이 생각지 않고 주문부터 했다. "음식 올려주세요. 다들 배고프니 드시면서 얘기 나눠요.""그래, 음식부터 올려."열정적인 규선 부부와 달리 차이현은 직업 특징상 성격이 무뚝뚝했다. 어쩌면 유현진이라는 어색한 사람이 자리에 있어 더 말을 아꼈을지도 모른다.더군다나 유현진은, 규선이 유현진에 관한 화젯거리만 꺼내면 차이현의 말수가 더 적어지는 것을 발견했다.유현진은 너무 어색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차이현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차이현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모였는데 일 얘기는 그만 접고 식사나 해."규선의 와이프는 한마디 하려는 규선에게 그만하라는 신호를 주었다.유현진은 이 식사 자리가 불편했다.식사가 끝난 뒤, 규선은 비용을 계산하고 차이현은 화장실로 갔다.유현진은 화장실에서 나오는 차이현을 막아섰다.차이현은 멈칫하는듯하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비켜주시죠."유현진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에 들어갔다. "감독님, 아까 하신 말씀 무슨 뜻이죠?"차이현은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묻죠?""제가 뭘 알고 있을까요?"유현진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오디션을 장난으로 본다고요? 왜 그렇게 말씀하실까요? 감독님은 제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불편하셨어요? 아니면 오디션 봤던 날 제가 한 실수가 맘에 안 드셨나요? 제가 그날 무례하게 쳐들어간 건 인정해요, 제 실수에요. 하지만 오늘, 이 식사 자리는 저도 오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차이현은 그녀의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 차갑게 말했다.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 비켜주시죠."유현진도 더는 좋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듯 큰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말 똑바로 하시죠! 제가 무슨 장난을 쳤어요?"오디션은 이미 물 건너갔으니 유현진도 더는 차이현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었으며, 더군다나 이런 모욕을 당할 필요도 없었다.또 본인으로 인해 규선 부부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차이현은 깜짝 놀라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배역의 파트가 적은 게 불만이면 파트가 많은 배역을 찾으시면 되겠네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 못 봐 드립니다!""제가 언제 파트가 적다고 했죠?"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대본은 본 적도 없는 제가, 파트가 적어서 불만이었다고요?"차이현은 깜짝 놀랐다. "대본을 받은 적이 없어요?"유현진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오디션이 끝
유현진은 마음속 실망감을 감출수 없었다."이전 오디션을 볼때, 어째서 자신이 성우였음을 밝히지 않았나요?"차이현은 물었다.유현진은 고개를 흔들고는"왜냐하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우로써 어떠한 성취를 따냈다 하더라도 연기의 세계에선 그저 신인에 불과합니다."더구나 이러한 경험은 무조건 그녀의 앞날에 도움을 주는것은 아니였다. 심지어 성우영역에서의 성취는 그녀의 도전에 방해만 될 뿐이였다.차이현은 그녀를 한동안 주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른뒤 입을 열었다."전화번호 뭐예요? 여기에 연락처 남겨놓으세요."유현진은 어안이 벙벙했다.차이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명색이 규선이 추천한 사람인데 그래도 체면은 지켜줘야 되지 않겠어요?"유현진......그렇게까지 직설적이진 않아도 되는데......차이현은 그녀의 연락처만 물어보고는 자신의 전화번호는 알려주지 않았다. 까놓고 말해서 이러한 일방적인 연락은 규선을 대처하는 것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식사가 끝나고 유현진은 펜션으로 돌아갔다.비록 차이현한테서 그 역할은 이미 다른 사람과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녀는 겉으론 무덤덤한척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엄청 괴로워했다.그녀는 전에 이혼후 만약 자신이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를 거둔다면 강한서에게 한방 먹일수 있다고 상상했었지만 지금와서 보니 그저 헛된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배우를 함에 있어서 어떤 경지까지 올라야 성공했다 할수 있을까? 여우주연상? 연기대상? 하지만 지금 그녀는 비중이 작은 조연 역할조차 따내지 못했다.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여자에게, 모든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현실에서의 경쟁은 격렬했고 정당한 방법이든 아니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가 승자였다.강한서의 우리 안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그녀는 모든것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이 빼앗기리라곤 생각도 못했다."사모님, 약 드실 시간입니다."가정부의 목소리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