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9화

Penulis: 임공
유건과 시연의 신혼 첫날밤은 살며시 스며드는 봄비처럼 다가왔고, 한여름 소나기처럼 뜨겁게 타올랐다.

결국, 시연의 눈꺼풀이 감겨 버렸다.

“여보, 물 좀 마셔.”

유건은 시연을 품에 안고 물컵을 들어, 그녀의 입에 반쯤 가져다 댔다.

“고마워요.”

낮과 달리 한층 부드러워진 여자의 목소리였다.

유건은 미소 지으며 받아들였다.

“천만에, 여보.”

‘역시 부부 사이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구나.’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네. 부부 싸움은 침대에서 끝난다더니, 정말 딱 맞아.’

유건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장을 뒤적였다.

그러다 약을 하나 찾아 들고 돌아와 이불을 살짝 들추고는 시연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아까 시연의 뒤꿈치가 벗겨진 걸 알아차렸었다.

시연은 평소에 힐을 신지 않는 여자였지만, 결혼식이기 때문에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짧게나마 힐을 신었다.

그러다 결국, 발뒤꿈치가 까진 것이었다.

유건은 약을 짜 손가락 끝에 묻혀 조심스레 상처 위에 발랐다.

차갑고 약간 따끔한 감촉.

“앗!”

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을 움찔거렸다.

“뭐 하는 거예요?”

“가만히 있어.”

유건은 여자의 다리를 살며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다정하게 말했다.

“뒤꿈치가 까졌잖아. 약 바르면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착하지.”

시연은 여전히 귀찮다는 듯한 얼굴을 하며 재촉했다.

“빨리 해요! 너무 귀찮아요. 지금 자야 해요.”

“알았어, 알았어.”

유건은 서둘러 남은 상처에도 약을 발랐다.

“다 됐어. 이제 자.”

“흥...”

시연은 코웃음을 치며 몸을 돌려 잠들어 버렸다.

‘저것 좀 봐, 완전 귀찮다는 얼굴인데?’

유건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나도 하루 종일 피곤했어.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챙겨줬는데, 칭찬 한마디도 안 해주는 거야?’

‘조금 전까지 날 붙잡고 울던 사람은 어디 간 거지?’

‘참, 자기 필요할 때만 날 찾는다니까.’

그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을 끄고 이불을 덮었다.

다음 날 아침.

유건은 평소처럼 일어났다.

시연은 지쳐 있었고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0화

    “침대로?” 시간이 아직 이르니, 좀 더 눈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유건은 시연을 침대에 눕혔다. 시연은 허리를 한번 문지르더니, 참지 못하고 남자를 흘겨보았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그래, 다 내 잘못이야.” 유건은 능청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인정했다. ‘이 인간, 진짜 뻔뻔하긴...’ 시연은 못마땅한 듯 다시 남자를 노려보다가 말했다. “안 잘 거면 내 허리 좀 주물러 줘요.” ‘어이구, 아주 능숙하게 부려 먹네.’ 하지만 유건은 거절할 생각도 없이 아주 쿨하게 대답했다. “좋아, 내가 해줄게. 내 손기술이 당신보단 못해도 힘 하나는 좋을 테니까.” 남자의 손바닥이 시연의 허리에 닿았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돼?” ‘오, 고 대표 손기술도 나쁘지 않은데?’ ‘아무래도 힘쓰는 일은 남자가 유리한 게 맞아.’ “네...” 시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른하게 몸을 맡겼다. “그렇게... 그래요... 거기...” 마치 고양이처럼, 나른하면서도 애교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시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땐, 벌써 정오였다. 순간, 그녀는 당황하며 황급히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 와중에 옆에서 태평하게 앉아 있는 유건을 보자 괜히 화가 났다. “왜 안 깨웠어요?” 유건이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깨우면 ‘왜 깨우냐’고 뭐라 하고, 안 깨우면 ‘안 깨운다’고 또 뭐라 하고. 사모님, 이렇게 어려운 사람이었어? 너무 곤란한데?” 사실 그는 시연이 늦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시연이 할아버지를 신경 쓴다는 걸 알기에. 그래서 바로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 할아버지가 널 얼마나 예뻐하시는데. 그리고 아직 안 늦었어.” 더 이상 유건과 실랑이할 시간이 없어서 시연은 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신혼 첫날, 시연이 고른 옷은 연한 보랏빛 롱 원피스였다. 왼손 약지에서는 유건과 맞춘 커플링이 빛났다. 그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1화

    시연과 유건은 가장 마지막에 도착했다.문에 들어서자, 지하와 몇몇이 장난스럽게 놀려댔다.“어젯밤에 너무 힘들었던 거 아니야?”“형수님, 정말 수고하셨어요!”“이야, 이러다 이삿짐 싸야 하는 거 아냐?”“너희, 평생 장가 안 갈 작정이냐?”다들 어른이 되고도 여전히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시연은 그들의 말다툼에 끼지 않고, 우주를 바라보았다.지금 우주는 고상훈과 함께 조용히 바둑을 두고 있었다. 둘만이 유일하게 소란스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있었다.진아가 살짝 다가와 속삭였다.“꽤 오래 두고 있어. 처음엔 어르신께서 우주에게 말도 걸었는데...”그 말은 곧, 지금은 조용하다는 뜻이었다.‘왜...?’시연은 고상훈의 표정을 살폈다. 심각한 얼굴이었다.‘이거 좀 불안한데.'노인의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굉장히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상훈은 바둑을 굉장히 좋아했고, 그만한 실력자가 드물었다. 그런데 오늘 뜻밖의 상대를 만난 모양이었다. 그것도 겨우 십 대의 소년.이번 한 수를 두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명쾌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 듯했다.다행히도, 우주는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달랐다. 성급하게 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시연은 바둑을 둘 줄 몰랐다. 전혀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고상훈의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심상치 않았다.“우...”입을 열어 우주를 부르려는 순간, 유건이 허리를 감싸며 그녀를 저지했다.시연이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았다.“왜 그래요?”“당신이야말로 뭐 하려는 거야?”유건은 그녀를 보며 웃었다.“두 사람 바둑 두고 있는데, 방해하면 안 되지.”“우주가 괜히 할아버지에게 폐 끼칠까 봐...”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우주는 바둑 둘 줄도 몰라요...”“우주가 보통 아이야?”유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잘 두고 있던데?”“하지만...”시연은 망설였다.고상훈의 표정을 보면, 우주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건 아닐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그럴 필요 없어.”유건은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2화

    “젊은 사람들끼리 재미있게 놀다 와.”시연의 몸 상태 때문에 신혼여행 계획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제남도를 떠날 것도 아니었다.계획대로라면 섬에서 이틀, 삼일 정도 더 머무르며 쉴 예정이었다.오후가 되자, 유강석이 앞장서서 바닷가에 가자고 제안했다. 모두가 동의했다.시연은 우주를 걱정하며 물었다.“우주, 가고 싶어?”우주는 반짝이는 눈으로 시연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누나, 가고 싶어.”하지만 시연은 여전히 고민되었다. 몸이 불편한 탓에 동생을 제대로 돌볼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우주는 영리했다. 바로 유건에게 시선을 돌렸다.게다가 우주는 시연과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간절하게 바라볼 때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곤 했다.유건이 그걸 이겨낼 리 없었다. 결국 처남을 위해 나섰다.“가자. 우주는 걱정하지 마. 내가 볼게. 마침 우주도 수영 배우고 싶다며? 내가 가르쳐 줄게.”우주의 두 눈이 더 크게 빛났다.몇 번이나 말하려다 망설이며, 결국 기대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매형, 진짜... 진짜야?”“진짜지.”유건은 잔잔히 미소 지으며 소년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내가 너한테 거짓말하면, 네 누나가 날 가만둘 것 같아?”“누나.”매형의 약속을 받고 나니, 우주는 다시 시연을 바라보았다. 결국 결정권은 누나에게 있었다.동생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던 시연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물론, 또 다른 중요한 이유도 있었다.그녀는 유건을 믿었다.감정을 떠나, 유건이라는 사람 자체가 신뢰감을 주었다.“와!”우주는 기쁨에 들떠 뛰어올랐다.“매형! 누나가 허락했어! 얼른 가자!”그렇게 다들 바닷가로 향했다.남자들은 전부 바다로 뛰어들었고, 시연만이 해변 의자에 느긋하게 누워 있었다.임진아는 자연스럽게 시연 곁을 지켰다.“안 들어가?”“귀찮아.”시연은 고개를 저었다.“움직이기도 싫어.”“히힛.”진아는 장난스럽게 다가오며 속삭였다.“어젯밤에 너무 무리했어?”시연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3화

    “네?”진아가 고개를 돌려 보니, 부지하였다. 순간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지만, 이내 다시 가라앉았다.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는 사이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그냥 얼굴만 아는 정도.지하는 여자의 표정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지켜보며 궁금해했다.‘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아무 말 없이 표정만 저렇게 변하는 걸까?’그가 다시 한번 시선을 돌려 가게의 코코넛을 바라보니, 이미 개봉된 상태였다. 상황이 다 이해됐다.지하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핸드폰 안 가져온 건가?”진아는 순간 멍해졌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결심한 듯 손을 꽉 쥐며 말했다.“실례지만, 대신 결제해 주실 수 있나요? 핸드폰 찾으면 바로 송금해 드릴게요.”“흠...”지하는 일부러 생각하는 척했다.코코넛 몇 개 값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 진아가 원한다면, 섬 하나를 사서 선물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 쫀득한 찹쌀떡 같은 진아가 묘하게 재미있어서 장난치고 싶어졌다.“못 해 줄 건 없지.”“정말요?”진아는 반색하며 기뻐했다.“응.”지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대신, 나를 ‘오빠’라고 한 번 불러 봐. 그럼 그냥 사줄게. 돈도 안 받을게, 응?”진아는 순간 얼어붙었다.‘뭐라고?'그리고 곧바로 깨닫고는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입을 꾹 다물었다.“됐어요! 도움 안 받을래요!”‘성빈이 말이 맞아. 이 사람,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야!’ ‘코코넛 몇 개 사 준다고 생색을 내다니! 게다가 이런 장난까지!’진아가 화가 나서 돌아서려던 순간, 가게 주인이 말했다.“어이, 아가씨! 돈 안 내고 어디 가!” 이와 동시에 지하가 진아의 손목을 붙잡았다.“사장님 말씀 들었지? 아가씨, 먹튀는 나쁜 거야.”진아는 당황스럽고 화가 나면서도 창피함까지 몰려왔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됐어.”지하는 더 장난을 칠 기세였지만, 이대로 가다간 진아가 진짜 폭발할 것 같아서 적당히 멈추기로 했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4화

    “지하야, 우주 좀 잘 부탁해.”“걱정하지 마.”지하는 가볍게 OK 사인을 그려 보였다. ‘우주는 유건이 아내의 심장 같은 존재니까, 내가 당연히 잘 챙겨야겠지.’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유건은 시연을 방으로 데려가서 재우려 했다.혹시라도 햇빛이 들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아를 바라보았다.“진아 씨, 부탁 좀...”“네.”진아는 유건의 말에 따라 방수 의류를 들어 시연의 얼굴과 머리를 가렸다.“됐어, 고마워.”유건은 한숨을 돌리며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그 태도에 진아는 순간 놀랐다.‘고 대표가 이렇게까지 시연이를 아끼다니.’그녀는 연애를 해본 적 없지만, 주변 친구들의 연애는 익히 봐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그 어떤 남자도 유건과 비교할 수 없었다.‘이래서 시연이가 결혼을 결정했구나.’이제 진아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그것은 바로 유건이 앞으로도 시연만 바라보고, 장소미 같은 사람과는 더 이상 얽히지 않는 것. ...유건은 시연을 방으로 데려가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그리고 커튼을 내려, 편히 잘 수 있도록 했다.몇 분 정도 옆에서 머물다가 다시 밖으로 나갔다.우주는 여전히 해변에 있었다.물론 지하가 잘 챙기고 있겠지만, 그래도 유건은 시연과 한 약속을 지켜야 했다....해가 저물 무렵, 시연이 눈을 떴다. 푹 자고 난 덕분에 머리가 개운했다.그리고 방 안은 조용했고, 그녀 혼자뿐이었다.시연이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열어 보니, 바깥은 무척이나 떠들썩했다.모두가 머무는 곳과 테라스는 연결되어 있었고, 중앙의 넓은 공간에는 수영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 아래, BBQ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붉게 물든 노을과 겹쳐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가운데에는 진아와 성빈이 있었다.진아는 바비큐를 굽고 있었고, 성빈은 잘 깐 귤을 그녀 입에 하나씩 넣어 주고 있었다.시연은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시연아, 일어났어?”진아가 바로 반응하며 성빈을 툭툭 쳤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5화

    옆에서 빠르게 한쪽 팔이 뻗어 나와 우주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러나 너무 급한 탓에 숯불 화로가 그대로 넘어가면서 뜨거운 숯이 쏟아졌다. 그중 일부가 그 팔 위로 떨어졌다.“쓰읍!”유건이 눈살을 찌푸리며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입을 벌린 시연은 약 2초가량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유건 씨!”이어서 본능적으로 남자의 팔을 잡아 살펴보았다.“빨리 보여줘요.”그녀는 단 한 번 본 것만으로도,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그리고 더 볼 것도 없었다. 고온의 숯이 직접 닿았으니 당연히 화상이었다.“빨리 와요!”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시연은 유건을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우선 세면대 앞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찬물로 화상 부위를 식혔다.“잠깐만 있어요.”여자는 곧바로 욕실로 뛰어가 대야를 찾아 들고, 냉장고의 얼음 칸에서 얼음을 퍼 담았다.그런 다음, 단호하게 지시했다.“팔 넣어요.”유건은 시연을 바라보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왜 멍하니 있어요?”시연은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너무 아파서 정신이 나간 거예요?”그리고 답답해서 남자의 손을 직접 잡고 강제로 얼음물에 담갔다.유건은 당연히 정신을 놓은 게 아니었다.그는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시연이가 나를 걱정하고 있다?’시연은 원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지금처럼 유건을 신경 써 주고, 다급하게 챙기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다.그게 유건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역시, 나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겠지?'유건은 시연이 자신과 결혼한 이유가 단순히 할아버지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순간, 그는 멀쩡한 팔로 시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리고 여자를 품에 끌어당겼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물었다.“여보, 날 좋아하지?”질문을 뱉어낸 순간, 남자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사실, 유건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시연이 자신을 조금은 좋아한다는 사실을.하지만 그녀가 직접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그 또한 묻거나 확인하지 않았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6화

    우주에게 차근차근 가르치듯 말하길 십 분.“누나가 말한 거, 기억했어?”“응!” 우주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다시는 안 그럴게. 누나, 화내지 마.”동생이 잔뜩 주눅 든 모습을 보니 시연의 마음이 또 약해졌다.그녀는 우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누나는 화난 게 아니야. 우주가 걱정돼서 그래.”바로 그 순간, 우주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아이고!”기다렸다는 듯이 진아가 우주의 팔을 잡았다.“우리 우주 배고프다! 나랑 같이 가서 뭐 좀 먹자!”그녀는 우주를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아이고 참, 우리 우주를 배고프게 했네!”방 안에는 다시 부부 둘만 남았다.시연은 유건을 한번 바라보고 나서, 약상자를 꺼냈다.이곳의 약상자는 꽤 잘 갖춰져 있었다. 화상 연고까지 있었다.“얼음찜질은 이 정도면 됐어요.”그녀는 유건의 팔을 살며시 잡아 닦아주었다.“물기부터 닦고, 연고 바를게요.”이어서 깨끗한 거즈를 꺼내 물기를 조심스럽게 흡수한 후, 면봉으로 연고를 정성껏 발랐다.그리고 한층 신중해진 얼굴로 말했다.“아마 물집이 잡힐 거예요. 더 아플 수도 있어요. 그때 가서 터뜨려 줄게요.”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며, 입술을 앙다물고 조용히 말했다.“미안해요.”시연은 자기 동생이 유건을 다치게 했으니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유건은 순간 멍해졌다가,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그런 말은 하지 마.”그리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아내가 남편한테 이런 식으로 사과해야 하나?’어쩐지 유건의 속이 상했다.“지시연, 지금 너는 내 아내고, 우주는 내 처남이야. 그런 사과는 필요 없으니까 취소해.”시연은 순간 당황했다.‘말한 걸 어떻게 취소하라는 거지?’하지만 유건은 진심으로 기분 나빠했다.시연은 살짝 남자의 손을 잡고 나긋하게 말했다.“알았어요. 화내지 마요. 취소할게요.”그녀는 때로는 순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오늘 유건이 아니었으면, 다친 건 우주였을 것이다.그런 남편에게 사과하는 것은 이상한 일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377화

    “여보, 나 다 했어.”욕실에서 유건의 목소리가 들렸다.시연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대답했다.“어, 알았어요.”그리고 허둥지둥하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그러나, 손을 떼기 전, 무심코 한 번 더 장소미의 생일을 빠르게 입력해 보았다. 화면에 뜬 글씨는 ‘비밀번호 오류’였다.순간, 가슴 깊이 안도감이 밀려왔고, 시연은 바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유건이 나와 손을 내밀었다.“가자. 나 배고파.”“나도요.”시연은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났고, 걸어 나가면서도 틈틈이 유건을 힐끔거렸다.‘남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여자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 설정할까?’ ‘내가... 착각한 건 아니겠지?'...다음 날, 점심을 먹고 나서 모두 시내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출발 전, 시연은 고상훈의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건의 팔을 치료해 주기로 했다. 예상한 대로, 화상 부위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소독한 바늘을 들고 하나씩 터뜨린 후, 그녀는 유건에게 연고를 발라주었다.하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웠다.“여긴 경구약이 없어서... 돌아가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는 게 좋겠어요. 감염되면 문제가 커질 테니까요.”말하면서도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흉이 질 수도 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연해지긴 하겠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거예요.”그런 시연을 보며 유건은 미소를 지었다.“그게 뭐 어때서? 난 여자도 아닌데, 흉 남으면 남는 대로 두지 뭐.”시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남 일처럼 말하지 말아요.”“그건 그렇고.”유건이 여자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말을 꺼냈다.“뭐예요?”시연이 남자의 손길을 피하지 않자, 유건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유건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기환을 당신 곁에 붙이려고.”“네?”시연은 순간 멍해졌다. 이어서 말을 곱씹으며 다시 물었다.“나를 보호하려고 기환 씨를 붙이겠다는 거예요?”“똑똑하네.”유건은 시연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톡 건드렸다.사실 이는 지난번 납치 사건 이후, 유건

Bab terbaru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5화

    응급실에서 시연은 기본적인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 지표는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임신 중이었기에, 산부인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했다. 그 사이, 유건은 병실 밖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환아.” “예, 형님.” 오늘 시연과 함께 있었던 사람이 기환이었기에, 유건은 그에게 반드시 상황을 확인해야 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봐.” 기환은 먼저 고개를 숙였다. “형님, 죄송합니다. 형수님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는 차분하게, 자신이 기억하는 전후 상황을 전부 설명했다. 그 얘기를 다 들은 유건은 눈썹을 깊게 찌푸렸다. “네가 마신 그 밀크티... 장소미 씨가 줬다고?” “네.” 기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방심했어요. 장소미 씨가 줬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의심도 안 했습니다.” 곧이어 서둘러 덧붙였다. “그런데요 형님, 이 모든 게 장소미 씨의 계략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소미 씨도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걸 수도 있어요.” 이유는 간단했다. 처음엔 소미를 의심하긴 했다. 하지만, 소미가 이런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조금 전, 지한에게 들은 바로는 소미 역시 납치당했고, 시연보다 훨씬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건 그녀의 소행일 리 없었다. 유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일을 꾸민 놈... 우리 쪽 사정을 아주 잘 알고 있어. 다친 사람들은 전부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야.’ ‘CA국... 그 사람들이 아니라면 또 누가?’ ‘아직은 뚜렷한 대상이 없는데...’ ‘할아버지가 나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으니, 날 흔들려고 이런 짓을 벌인 건가?’ ‘진짜 못된 놈들... 남까지 해치면서 날 압박하겠다는 건가?’유건이 보기에, CA국 사람들은 비열하고 비합리적인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또 성공했다는 것. 지금,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4화

    기환은 곧장 환풍기로 향했다. ‘시간이 없어. 옷을 덮어드린 건 찰나의 시간을 끈 것일 뿐이야. 진짜 중요한 건... 여기서 빨리 나가는 거야.’ 기환은 환풍기 선을 확인한 뒤, 맨손으로 선을 잡아당겨 끊었다. 환풍기의 날개가 천천히 멈춰가는 것을 기다린 후, 바지 주머니에서 멀티툴 나이프를 꺼냈다. 그리고 곧바로 해체를 시작했다. 약 삼십 분이 지나자, 환풍기 전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됐다.” 기환은 얼굴에 희미한 웃음을 띠며 시연에게 달려갔다. “형수님...” 그런데 막 말을 꺼내려는 순간, 시연이 뭐라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네? 형수님, 뭐라고요?” “유건 씨... 유건 씨...” 기환은 귀를 가까이 댔다. 분명히, 시연은 유건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형수님, 형님을 찾고 계신 거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모셔다드릴게요.” 그는 조심스럽게 시연을 안아 들었다. 시연은 의식을 잃은 채 그의 품에 몸을 기댔다. “춥...다...” 얼굴을 찡그리며 작게 신음했다. “아...” 기환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다정히 말했다. “이제 곧 나가요. 나가면 따뜻해질 거예요.” 하지만 그 순간, 시연이 갑자기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으... 으흑... 유건 씨... 추워요...” 기환은 더 당황했다. “형님을 곧 만나게 해드릴게요. 조금만, 조금만 더...”창고의 환풍구는 제법 큰 편이라 기환이 시연을 안고 움직이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하지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조금만 더... 천천히 가자. 형수님을 다치게 하면 안 돼.’ 그는 달팽이처럼, 아주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바깥으로 나아갔다. 다행히 환풍기 밖은 냉동창고 안처럼 춥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이젠 괜찮아질 터였다. 그때, 부지하가 사람들을 이끌고 도착했다. “전부 흩어져! 이 구역 전부를 샅샅이 뒤져! 땅을 파서라도 찾아내!” “네!” 지하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3화

    “지한, 받아!” 지한이 반응할 틈도 없이, 유건은 품에 안고 있던 사람을 그대로 그의 쪽으로 넘겼다. 그러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불 속으로 돌진했다. “형님!” 지한은 깜짝 놀라 외쳤다. ‘형님 지금 뭐 하시는 거야?! 위험하잖아!’ ‘장소미 씨 때문이라면 이해가 되는데... 이번엔... 또 왜?’ 유건이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짙은 연기가 덮쳐왔다. “컥... 콜록, 콜록!” 그는 허리를 낮추며 바닥을 이리저리 뒤졌다. 이마엔 굵은 주름이 짙게 잡혔다. “대체 어디 떨어진 거야... 설마 못 찾는 건 아니겠지?” 그 순간, 그의 눈동자가 멈췄다. 불꽃 속 어딘가에서 반짝이는 금속... 그것은 시연이 선물했던 그 라이터였다. 유건의 눈이 번쩍 빛났다. “찾았다!!” 망설임 없이, 그는 불길 속으로 팔을 뻗었다. “악...!” 뜨거운 열기와 불꽃에 살갗이 타들어 갔다. 고통에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유건은 멈추지 않았다.라이터를 움켜쥐고 몸을 돌렸고, 빠르게 밖으로 달려 나왔다. “형님!!” 밖에 있던 지한은 안절부절못했는데, 유건이 나오지 않으면 직접 들어갈 생각이었다. “괜찮으세요?!” 유건은 왼팔을 감싸 쥔 채,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손을... 좀 데었어. 병원 가야겠네.” “구급차 도착했습니다.” 소방대도 이미 현장에 도착했고,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유건은 팔을 안고 걸음을 재촉하며 물었다. “사람은? 장소미 맞아?” 지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예, 그런데 상태가 좀... 안 좋습니다.” 유건의 발걸음이 멈췄다. ‘아까는 너무 급해서 얼굴도 못 봤어...’ “어디 있어?” “저쪽입니다.” 소미는 이미 구급차에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고 있었다. 유건이 올라타자, 그녀의 상태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의식은 없이 링거와 산소 치료를 받는 소미.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왼쪽 팔과 아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2화

    “으... 으으...” 소미는 마치 애벌레처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몸을 꿈틀거리며 문 쪽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유건 씨... 유건 씨... 저 여기 있어요, 여기요!”불과 몇 미터도 안 되는 거리... 그런데도 마치 하늘 끝만큼 멀게 느껴졌다. 그때, 소미는 갑자기 몸을 멈췄고, 눈물에 젖은 얼굴마저 굳었다. ‘뭐야, 이 냄새?!’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났다.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며 고개를 홱 들었다. 창문 밖, 붉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여자의 눈이 순간 수축됐다. ‘불이야...? 불... 난 거야?!’ “으으... 으으으...!” 소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눈물이 흘러내리며, 얼굴 가득 공포가 번졌다. ‘왜? 왜 불이 난 거야?’ ‘나는 말도 못 하고, 손발도 묶여 있고... 이렇게 불 속에서 타 죽는 거야?’ “으... 으으...” 소미는 발버둥 쳤지만,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바닥에 엎드린 채, 절망 속에 흐느꼈다. ...“형님!” 지한이 뛰어왔다. 사람들도 도착한 듯했다. “다 도착했습니다! 외곽부터 수색 시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좋아.” “형님!” 지한이 동남쪽을 가리켰다. “저기요! 불빛이 보여요! 불이 난 것 같습니다!” 그곳이었다. 유건은 즉시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지나쳤던 자리였다. “가자. 직접 확인하자.” “네!” 둘이 급히 현장으로 뛰어갔다. 이미 화염은 제법 커져 있었다.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불이 났다는 건, 누군가 이곳에 있었다는 의미였다. “당장 119에 신고해. 그리고 수색팀도 다 이쪽으로 불러. 샅샅이 뒤져야 해.” “알겠습니다!” 타닥타닥- 화염 속에서, 소미는 희미하게나마 유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눈이 번쩍 떠졌다. ‘고유건이야! 그 사람이 왔어!’ 소미는 다시 문 쪽으로 조금씩 몸을 기어갔다. 하지만 화염이 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1화

    지한은 유건의 싸늘하고 날카로운 얼굴을 바라보며, 감히 입을 뗄 수 없었다. 차는 묵묵히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기환이는?” 유건이 턱을 굳게 다물며 물었다. 지한은 바로 눈치를 챘고, 정기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기환이가... 연락이 안 됩니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큰일이다!!’ 기환마저 연락이 두절됐다는 건, 그 역시 무슨 일을 당했다는 뜻이었다. 좋게 생각하면 시연과 같이 있는 걸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지한은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따로 떨어졌다면, 정말 골치 아파질 것 같은데...’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유건은 깊이 생각하다가, 핸드폰을 들어 부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하야, 나야.” 유건이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자, 지하는 단번에 파악했다. [시연 씨 쪽, 내가 대신 가달라는 거야?] 0.1초의 정적. “맞아...” 유건이 낮게 대답했다. [문제없어.]친형제 같은 사이, 부지하는 당연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근데... 진짜 이게 최선일까? 난 상관없지만, 같은 ‘구출’이라도, 내가 가는 거랑 형이 가는 거... 시연 씨 입장에서 보면 다르잖아.] 유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직접 가고 싶지만...’ 시연의 생명도 소중하고, 소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연은 자기 아내, 소미는 자신이 오랜 시간 찾아 헤매던 ‘나비 공주’... ‘두 사람 중 누구라도 잘못되면, 나는 미쳐버리고 말 거야.’ 냉정하게 따지면, 유건이 지금 있는 위치는 소미에게 더 가까웠다. 그렇다면, 시연을 부지하에게 맡기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유건은 이를 악물었다. “부탁할게. 나도 최대한 빨리 가서 너랑 합류할게.” [알겠어.] 더는 묻지 않고, 지하는 전화를 끊었다. 유건은 핸드폰을 내려놓고도,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차는 도착했고, 멈췄다. 눈앞에 펼쳐진 건 연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60화

    “그 사람이 말이야, 그러니까... 응?” 소미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이마를 짚었다.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왜 그래?” 시연이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모르겠어...” 소미가 고개를 흔들었다. “어지러워... 눈앞이 흐려...” “야...” 시연은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하지만 곧, 그녀도 머리가 점점 무거워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지만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쿵! 무거운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자, 소미가 이미 의식을 잃고 테이블 위에 고꾸라져 있었다. ‘뭐야 얘... 왜 이래?’ “야! 장소미...” 시연이 소미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 “정신 차려! 지금은 잘 때 아니잖아!” 하지만 그녀도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눈앞이 새까매져서 결국 소미처럼 테이블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룸 안은 조용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룸의 문이 열리고 남자 두 명이 들어왔다.하나는 뚱뚱한 남자였으며, 또 다른 하나는 마른 남자였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다가와, 각각 한 명씩 안아 들고 룸을 빠져나갔다. ...한편, 유건은 몇몇 임원들과 함께 소회의실에서 회의 중이었다. 그때, 지한의 핸드폰이 울렸고, 그는 조용히 한쪽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통화 내용이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지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는 곧장 유건의 뒤로 다가가,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님, 장소미 씨가... 납치됐습니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유건이 즉시 손을 들어 회의를 중단시켰다. “일단 여기까지 합시다. 여러분, 각자 자리로 돌아가세요.” “네, 대표님.” 임원들은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고 회의실을 나섰다. “어떻게 된 거야? 방금 전화... 범인한테서 온 거야?” “예.” 유건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런 일이 또... CA국 쪽인가?’ ‘집사님이 이미 손을 썼을 텐데, 걔네가 아직도 움직일 여유가 있다고?’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59화

    시연은 온몸이 찌릿하게 굳었고,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로얄호텔... 그날 밤... 그 남자...’ 애써 잊으려 했지만, 그건 분명 시연의 가슴 깊숙이 박힌 가시였다.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찔림. 그런데 소미가 지금 그걸 언급했다. ‘무슨 뜻이지? 설마... 뭔가 알아낸 거야?’ 시연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고, 소미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너, 뭘 안다는 거야?” 시연은 숨을 참으며 다그쳤다. “그날... 그 남자, 누구야?” [진정해.] 소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나, 지금 강울대 뒷골목에 있어. 우리 잠깐 만나자. 내가 아는 걸 다 말해줄게.] “좋아.” 시연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근무 중 자리를 비우는 그녀를, 기환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소미가 보낸 주소를 따라, 시연은 강울대 후문 쪽에 있는 한 중식당으로 갔다. 물론, 식사하러 가는 건 아니었다. 그 식당엔 단독 룸이 있었고, 대화를 나누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먼저 도착한 시연은, 소미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걸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환은 무슨 일인지 몰라 식당 입구에서 대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미가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장소미 씨?” 기환은 의아해졌다. ‘설마 형수님이 만날 사람이 장소미 씨였어?’ “기환 씨.” 소미는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여기, 밀크티예요. 아까 주차하러 가는 길에 사 왔어요.” “아... 아니요, 전 괜찮습니다. 장소미 씨 드시죠.” “괜히 사 온 거 아니에요. 시연이도 있으니, 정기환 씨도 있을 것 같아서 석 잔 산 거예요. 안 드시면 그냥 버릴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기환은 어쩔 수 없이 받아서 들었다. “천만에요.” 소미는 환하게 웃은 후, 나머지 두 잔을 들고 룸 안으로 들어갔다. 남겨진 기환은 밀크티를 들고 복잡한 표정으로 생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58화

    “들어가시죠.” “응.” 여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밀어 열었다. 방 안엔 이미 두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 명은 말라보였지만, 한 명은 비대한 체격. 여자가 들어서자, 두 사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중 마른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현금은, 가져왔지?” 여긴 이태길, G시에서 알아주는 암시장이자, 세상에 드러나선 안 될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었다. 이곳의 규칙은 단 하나. 오직 현금을 이용하는 것.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말했다. “응.” 그녀는 미리 준비해 온 여행용 가방을 들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마른 남자가 옆의 뚱뚱한 남자를 흘끔 보더니, 둘이 함께 다가와 가방을 열었다. 현금다발을 일일이 확인한 뒤, 이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가 시킨 일, 내용은 다 이해했어.” “좋아.” 여자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끝나는 대로 여기서 다시 만나자. 그때 잔금을 줄게.” “거래 성사.” 이 말을 마친 여자는,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듯 몸을 돌렸다. 그 순간, 모자챙이 벗겨져, 바닥에 떨어졌다. 놀란 여자가 허둥지둥 줍기 전에, 마른 남자가 손을 뻗어 먼저 집어 들었다. 그리고 씩 웃으며 내밀었다. “여기.”여자는 얼른 모자를 받아서 들었지만, 남자가 자신을 뚫어지게 보는 시선에 온몸이 오싹해졌다. “뭘 그렇게 봐?” “아, 그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 우리... 예전에 본 적 있나?” “아니거든.” 여자는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뱉고, 단숨에 자리를 떠났다. ‘기분 나빠...’ 한시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 자리를 벗어나 골목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타는 순간까지,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거칠게 숨을 몰아쉰 그녀는 전혀 생각지 못한 듯했다. ‘설마 했는데... 이 암시장에서 잡은 놈들이 그 둘일 줄은 몰랐네.’ ‘하마터면... 들킬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457화

    탈의실 한가운데엔, 의료진이 환복할 때 앉는 나무 벤치가 놓여 있었다. 그 위에 시연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의식을 잃은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유건은 물론, 함께 들어온 간호사도 깜짝 놀랐다. “지 선생님, 왜 이러시죠?” “여보!” 유건은 단숨에 뛰어 들어가 무릎을 꿇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간호사님, 당장 의사 좀 불러주세요! 제 아내는... 임신 중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가 급히 뛰쳐나가려던 찰나, 유건의 품에 안긴 시연이 눈썹을 찌푸리며 낮게 신음을 흘렸다. “으...음...” 유건은 얼떨떨했다. ‘여보...?’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희미한 눈빛으로 유건을 바라보다가, 주변을 둘러봤다. 탈의실이었다. “여긴...? 당신, 어떻게 들어왔어요?” ‘설마 이젠 수술실까지 침입하는 건가? 이 사람...?’“정신 좀 들어?” 유건은 대답 대신 그녀를 꼭 안은 채 그대로 걸어 나가려 했다. “어디 불편해? 쓰러질 때 부딪힌 데는 없어?” “어...어어?” 시연은 놀라 입을 벌렸다. “쓰러졌다고요?” 그가 그렇게 오해하고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아... 이건 완전한 착각이잖아.’“내려줘요.” 시연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괜찮긴 뭐가 괜찮아. 쓰러졌잖아.” “아니, 쓰러진 게 아니라...” 결국 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어요.” 이번 수술을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긴 했지만, 시연은 끝까지 버텼고, 체력이 바닥나 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으려다 잠시 벤치에 앉았는데, 그대로 잠이 들었던 거였다. “진짜예요. 그냥 잠들었어요.” “잠든 거라고?” 유건은 여전히 믿지 못한 얼굴이었다. “나, 당신 생각만큼 그렇게 허약하지 않아요. 수술 끝났다고 바로 기절하는 스타일 아니라고요.” 옆에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