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이 이 말을 꺼낸 이유는 지금 유나의 기분이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대로 계속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지내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나 그날 밤 술에 진탕 취했던 기억밖에 없어. 그래서 나도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진짜야?"서정원은 임재민 같은 애가 뒤에서 그런 짓을 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진짜야. 일어나보니 상의가 없어지긴 했지만, 바지는 그대로였다고."그 말에 서정원과 유나가 눈을 마주쳤다."그럼 그 사진들은 어떻게 된 건데?"서정원이 유나가 묻고 싶은
스타진은 아직 유서혜의 행보를 공식 사이트에 올리지 않았고 감독 쪽에서 먼저 얘기를 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안가 차인호 쪽에서 유서혜에게 첫 번째 연락이 왔고 내용은 같이 야식 먹으러 가자는 것이었다. 두 사람 모두 음식에 열정적인 사람들이라 그런지 만나는 방식도 특이했다.전과 다른 점은 이번 식사 자리에서 차인호는 유서혜의 연기에 관한 문제점을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연기가 별로라서가 아니라 차인호는 유서혜가 이때까지 해왔던 연기 스타일이 자신의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유서혜는 지금까지의 연기 스타일을
솔직히 말하면 서정원은 이 업계에서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봤지만, 박하준 같은 사람은 또 처음이었다.서정원은 고작 노래 몇 곡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 인지도가 조금 올라갔다고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한 박하준이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지금의 연예계는 며칠에 한 번씩 신인이 나오는 아이돌 포화상태였고 박하준처럼 작사와 작곡이 다 되는 가수들도 한 트럭이었다. 박하준은 그저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운이 좋았을 뿐이다."박하준 씨는 마치 자신이 우리 드라마 구세주라고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서정원은 턱을 살짝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
매니저는 벌레를 내쫓듯 연채린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연채린은 입술을 꼭 깨물더니 이대로 가기는 싫었는지 매니저에게 애원했다."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안 돼요? 아니면 제가 직접 음악 아티스트 팀분들을 만나 뵈면 안 될까요?"그러자 매니저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연채린 씨 계속 이러시면 보안팀에 연락해서 끌고 나가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그러고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가난한 학생 주제에 자기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아나."연채린은 소심한 성격 탓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저 실망 가득한 표정만
서정원은 덥석 연채린의 손부터 잡았고 연채린은 매정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스타진이 대단한 회사라는 건 알아요. 거기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겠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요... 그 곡을 만들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서정원은 여전히 연채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고 자신이 혹시나 놓친 건 없는지 되짚어 봤다. 그러고는 숨을 깊게 들이켜고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물었다."혹시 우리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오해요? 해성시에 스타진 엔터테인먼트가 거기 말고 또
연채린이 보여준 건 팬 소장용 사진 같은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카톡방이었다. 한 친구가 사진을 보내줬고 거기에는 유서혜의 얼굴이 있었다. 순간 포착으로 웃기게 캡처된 유서혜의 얼굴 사진 아래는 ‘웃지 마’라는 글자도 적혀있었다.유서혜는 설마 연채린이 이런 사진을 보여줄 줄은 몰랐는지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러자 연채린도 유서혜의 얼굴을 살피고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잠깐 생각하나 싶더니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 나 그거 봤어요. 실검에 올라온...""거기까지, 더 이상 말 안 해도 돼요."유서
서정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윤아가 담이 이렇게도 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최성운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오늘처럼 다른 사람에게 당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최성운은 이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서정원을 보며 유유히 말했다.“손윤서는 송연우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에 불과해요.”손윤아가 최승철의 생일 연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손씨 가문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손윤서의 평판도 나빠졌다.최성운은 개인적으로 송연우에 관해 조사만
옥석 매매로 출세한 심씨 가문은 상당한 재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심씨 가문이 부유해지기 시작한 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대외로 왕래가 잦지 않다 보니 인맥을 넓힐 기회도 별로 없었다.명망이 높은 심 회장님 덕분에 심씨 가문도 따라서 유명해졌던 것이다.결국 심씨 가문과 진심으로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 재벌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송경훈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했듯이 그 많은 재부가 무용지물일 수는 없잖아요.”서정원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돈이 많으면 확실히 일이 쉬워지는 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