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채린이 보여준 건 팬 소장용 사진 같은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카톡방이었다. 한 친구가 사진을 보내줬고 거기에는 유서혜의 얼굴이 있었다. 순간 포착으로 웃기게 캡처된 유서혜의 얼굴 사진 아래는 ‘웃지 마’라는 글자도 적혀있었다.유서혜는 설마 연채린이 이런 사진을 보여줄 줄은 몰랐는지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러자 연채린도 유서혜의 얼굴을 살피고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잠깐 생각하나 싶더니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 나 그거 봤어요. 실검에 올라온...""거기까지, 더 이상 말 안 해도 돼요."유서
서정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윤아가 담이 이렇게도 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최성운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오늘처럼 다른 사람에게 당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최성운은 이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서정원을 보며 유유히 말했다.“손윤서는 송연우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에 불과해요.”손윤아가 최승철의 생일 연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손씨 가문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손윤서의 평판도 나빠졌다.최성운은 개인적으로 송연우에 관해 조사만
옥석 매매로 출세한 심씨 가문은 상당한 재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심씨 가문이 부유해지기 시작한 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대외로 왕래가 잦지 않다 보니 인맥을 넓힐 기회도 별로 없었다.명망이 높은 심 회장님 덕분에 심씨 가문도 따라서 유명해졌던 것이다.결국 심씨 가문과 진심으로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 재벌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송경훈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했듯이 그 많은 재부가 무용지물일 수는 없잖아요.”서정원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돈이 많으면 확실히 일이 쉬워지는 법이
이튿날, 서정원은 시큰해 나는 허리를 만지면서 속으로 다시는 최성운 앞에서 아이에 관한 말을 꺼내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다.그녀는 오늘 연채린과의 약속을 위해 미리 스케줄을 비워뒀다. 약속이 시간이 되자마자 그녀는 연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연채린이 전화를 받을 때 이미 스타진 문 앞에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서정원은 이내 직접 연채린을 마중하러 나갔다. 스타진 문 앞에 얌전히 앉아있던 연채린은 걸어 나오는 서정원을 보고 놀라 눈을 깜빡였다.“진짜 스타진 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이었어요?”그녀의 말
기문둔갑과 로또.연채린은 순간 이상한 곳에 들어와버린 느낌이 들었다.안마 의자에 앉은 사람이 반응이 없자 서정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뒤돌아 연채린에게 말했다.“귀 막아요.”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연채린은 서정원이 말하는 대로 얌전히 귀를 막았다.서정원은 전화를 꺼내 들고 뮤직 어플을 열었다. 연채린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귀가 째질 듯한 노랫소리가 서정원의 전화에서 흘러나왔다.서정원은 노래 한 곡을 재생하고 있었는데 연채린을 귀를 막고 있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지만 어렴풋이 노래에서 계속 똑같은 네 글자를 반복하고
서정원은 고개를 돌려 연채린의 황홀한 표정을 보고 약간 놀랐다. 그녀는 손으로 연채린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정신을 차리라고 일깨워줬다.그러나 연채린은 눈만 깜빡일 뿐 계속 믿기지 않는 듯한 모양으로 눈앞에 남우현을 바라보았다.남우현은 어리둥절해 하면서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서정원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있는 걸 발견했다.그는 팔짱을 끼고 몸을 앞으로 약간 숙여 연채린과의 거리를 좁히고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안녕하세요?”연채린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남우현이 갑자기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줄 생
“설마 나한테 신인 양성을 맡기려는 건 아니죠?”“우리 회사 영업팀을 망하게 하려는 생각은 없거든요.”서정원이 말했다.그녀는 남우현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매일 게으른 모습이었는데 그에게 신인 양성을 맡긴다는 건 오히려 그에게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핑계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전에 남우현에게 신인 양성을 맡겼다가 혼났던 기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다.바로 이때, 연채린이 서정원의 팔을 툭툭 다치더니 불안한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저분이 진짜 그 음악 아티스트 남우현 씨에요?”연채린은 오늘 스타진
“음...”연채린은 머뭇거리다가 서정원을 힐끗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라운지 바에서 만났어요.”남우현의 표정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알 수 없는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서정원은 어이없다는 듯 그를 째려보고는 말했다.“녹음 준비나 해요.”남우현은 여전히 달갑지 않다는 듯 서정원을 몰래 째려보았다.“남우현 씨, 제가 미리 알려드리자면 연채린 씨는 제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사람 중에서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에요.”서정원의 말을 들은 남우현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장 재능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