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는 벌레를 내쫓듯 연채린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연채린은 입술을 꼭 깨물더니 이대로 가기는 싫었는지 매니저에게 애원했다."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안 돼요? 아니면 제가 직접 음악 아티스트 팀분들을 만나 뵈면 안 될까요?"그러자 매니저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연채린 씨 계속 이러시면 보안팀에 연락해서 끌고 나가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그러고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가난한 학생 주제에 자기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아나."연채린은 소심한 성격 탓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저 실망 가득한 표정만
서정원은 덥석 연채린의 손부터 잡았고 연채린은 매정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스타진이 대단한 회사라는 건 알아요. 거기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겠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요... 그 곡을 만들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서정원은 여전히 연채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고 자신이 혹시나 놓친 건 없는지 되짚어 봤다. 그러고는 숨을 깊게 들이켜고 최대한 차분한 말투로 물었다."혹시 우리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오해요? 해성시에 스타진 엔터테인먼트가 거기 말고 또
연채린이 보여준 건 팬 소장용 사진 같은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카톡방이었다. 한 친구가 사진을 보내줬고 거기에는 유서혜의 얼굴이 있었다. 순간 포착으로 웃기게 캡처된 유서혜의 얼굴 사진 아래는 ‘웃지 마’라는 글자도 적혀있었다.유서혜는 설마 연채린이 이런 사진을 보여줄 줄은 몰랐는지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러자 연채린도 유서혜의 얼굴을 살피고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잠깐 생각하나 싶더니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 나 그거 봤어요. 실검에 올라온...""거기까지, 더 이상 말 안 해도 돼요."유서
서정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손윤아가 담이 이렇게도 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최성운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오늘처럼 다른 사람에게 당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최성운은 이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서정원을 보며 유유히 말했다.“손윤서는 송연우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에 불과해요.”손윤아가 최승철의 생일 연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손씨 가문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손윤서의 평판도 나빠졌다.최성운은 개인적으로 송연우에 관해 조사만
옥석 매매로 출세한 심씨 가문은 상당한 재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심씨 가문이 부유해지기 시작한 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대외로 왕래가 잦지 않다 보니 인맥을 넓힐 기회도 별로 없었다.명망이 높은 심 회장님 덕분에 심씨 가문도 따라서 유명해졌던 것이다.결국 심씨 가문과 진심으로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 재벌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송경훈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했듯이 그 많은 재부가 무용지물일 수는 없잖아요.”서정원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돈이 많으면 확실히 일이 쉬워지는 법이
이튿날, 서정원은 시큰해 나는 허리를 만지면서 속으로 다시는 최성운 앞에서 아이에 관한 말을 꺼내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다.그녀는 오늘 연채린과의 약속을 위해 미리 스케줄을 비워뒀다. 약속이 시간이 되자마자 그녀는 연채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연채린이 전화를 받을 때 이미 스타진 문 앞에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서정원은 이내 직접 연채린을 마중하러 나갔다. 스타진 문 앞에 얌전히 앉아있던 연채린은 걸어 나오는 서정원을 보고 놀라 눈을 깜빡였다.“진짜 스타진 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이었어요?”그녀의 말
기문둔갑과 로또.연채린은 순간 이상한 곳에 들어와버린 느낌이 들었다.안마 의자에 앉은 사람이 반응이 없자 서정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뒤돌아 연채린에게 말했다.“귀 막아요.”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연채린은 서정원이 말하는 대로 얌전히 귀를 막았다.서정원은 전화를 꺼내 들고 뮤직 어플을 열었다. 연채린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귀가 째질 듯한 노랫소리가 서정원의 전화에서 흘러나왔다.서정원은 노래 한 곡을 재생하고 있었는데 연채린을 귀를 막고 있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지만 어렴풋이 노래에서 계속 똑같은 네 글자를 반복하고
서정원은 고개를 돌려 연채린의 황홀한 표정을 보고 약간 놀랐다. 그녀는 손으로 연채린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정신을 차리라고 일깨워줬다.그러나 연채린은 눈만 깜빡일 뿐 계속 믿기지 않는 듯한 모양으로 눈앞에 남우현을 바라보았다.남우현은 어리둥절해 하면서 서정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서정원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있는 걸 발견했다.그는 팔짱을 끼고 몸을 앞으로 약간 숙여 연채린과의 거리를 좁히고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안녕하세요?”연채린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남우현이 갑자기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줄 생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