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영은 눈물을 흘리며 최성운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최성운이 자신을 반드시 구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참 고맙네요.”그녀의 말에 서정원은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서정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가장자리에 서 있던 주가영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주가영의 가녀린 몸은 아래로 떨어졌고 건물 아래에서 사람들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 모습을 보고 서정원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정말 옥상에서 뛰어내린 거야? 이 여자 정말 대단하네!’한편, 주가영은 뛰어내리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발이 미끄러졌을 뿐인데 진짜로 옥상에서 떨어질
기자들은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서정원과 최성운을 둘러쌌다. 최성운의 약혼녀와 첫사랑의 싸움, 서정원 때문에 주가영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이건 엄청난 이슈였다. 기자들은 너도나도 서정원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서정원 씨,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서정원 씨, 듣자 하니 주가영 씨가 옥상에서 뛰어내린 건 서정원 씨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비록 그 전에 주가영 씨가 서정원 씨를 해치긴 했어도 목숨까지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가영 씨가 불치병에 걸린 걸 알면서도 서정원 씨는 그녀를 몰아붙였어요. 양심의 가책을 느끼
“그래.”심준호는 서정원이 고집을 부리자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난 그저 네가 더는 상처 받지 않길 바랄 뿐이야.”“상처요? 내가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타격을 입을 사람이었으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겠어요?”서정원은 말하면서 노트북을 켜고 대본을 클릭했다.심준호가 뭔가 말하려는데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들어오세요.”서정원이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문이 열리고 유나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안으로 부랴부랴 들어왔다.“정원 씨,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실력이 가장 뛰어난 PR팀에 연
“뭐 하는 거예요?”서정원은 시선을 들어 눈앞의 차가운 얼굴을 마주했다.최성운은 서정원을 내려보며 질투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심준호랑 뭔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어요? 왜 그렇게 오래 있었던 거예요?”“최성운 대표님, 우리는 지금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에요. 나랑 이렇게 가까이 있다가 누군가에게 발각당하면 큰일이에요.”서정원은 질투하는 그의 모습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최성운은 참 쪼잔했다.분명 연기라고 했는데도 그는 질투했다.서정원은 아직 그와 주가영을 질투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최성운 대표님?’서정원이 이렇게
서정원은 최승철의 병실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서정원 씨.”여진구가 병실 문을 열고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서정원은 걸음을 내디뎌 병상 앞에 섰다.“할아버지, 오늘은 어떠세요?”“많이 나아졌어.”최승철은 미소 띤 얼굴로 서정원을 보았다.서정원은 최승철의 맥을 짚었다. 그녀는 이내 그의 맥박이 많이 평온해졌다는 걸 느끼고 무척 기뻐했다.“할아버지, 며칠 뒤면 퇴원하실 수 있겠어요.”서정원이 웃으며 말했다.최승철은 입꼬리를 당겼다.“잘됐네!”그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참, 너랑 성운이는 어떻게 된 거니? 왜 인
유나는 속이 울렁거려서 괴로웠다. 그녀는 임재민의 가슴팍에 기대어 울면서 말했다.“나 너무 힘들어.”“유나 누나, 누나 취했어. 내가 데려다줄게. 누나 어디 살아?”품속의 술에 잔뜩 취한 채 울먹거리는 유나를 본 임재민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위로했다.“난 안 돌아갈래. 술 마실래.”’유나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비틀거리며 바로 향했다.임재민이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그만 마셔. 누나 취했어.”“상관하지 마.”유나는 임재민을 밀어내려 했지만 임재민은 꿈쩍하지 않았다.부랴부랴 바에 도착
“네?”서정원은 당황스러웠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밤새 심준호와 있었던 건 아닐지 의심하며 냉담한 태도로 화를 내던 그가 아닌가?그런데 갑자기 호텔까지 찾아와서 아련한 표정을 지어 보이니 서정원은 당혹스러웠다.“내가 저녁도 가져왔어요. 정원 씨가 가장 좋아하는 영양 찰떡도 있으니 얼른 먹어요.”최성운은 들고 있던 걸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아무리 바빠도 저녁은 먹어야죠.”최성운은 서정원이 너무 바빠서 저녁도 못 먹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사실 직접 요리할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서정원이
“일어났어요? 어제 유나 씨가 취해서 내가 호텔로 데려다줬어요.”서정원이 걱정스레 말했다.어젯밤 일을 떠올린 유나는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그녀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입을 열어 말했다.“황찬성이 어제 전화로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어요.”“왜요?”서정원이 물었다.“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대요.”유나는 힘겹게 그 말을 내뱉었고 이내 차오른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졌다.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난 믿을 수 없어요. 그 사람은 평생 날 사랑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는 거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