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났어요? 어제 유나 씨가 취해서 내가 호텔로 데려다줬어요.”서정원이 걱정스레 말했다.어젯밤 일을 떠올린 유나는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그녀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입을 열어 말했다.“황찬성이 어제 전화로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어요.”“왜요?”서정원이 물었다.“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대요.”유나는 힘겹게 그 말을 내뱉었고 이내 차오른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졌다.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난 믿을 수 없어요. 그 사람은 평생 날 사랑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는 거죠? 분
“나 대신 좋은 방법 좀 생각해 줘. 난 반드시 최성운을 얻고 말 거야!”손윤서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눈빛이 결의에 찼다.“그...”백유란은 잠깐 주저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게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네 명예에 조금 영향이 갈 수도 있어...”“얼른 말해봐!”손윤서가 재촉했다.“일단 자고 보는 거야.”백유란이 손윤서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혹시...”손윤서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백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윤서야, 너랑 최성운 씨가 그런 사이가 된다면 서정원과 주가영을 신경 쓸 필요가 있겠어?
비열한 수단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돼야 했다.게다가 그녀는 이미 아주 훌륭한 계획을 세웠다. 그때가 되면 손윤서는 자신도 약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면 일이 벌어진 후 최성운이 화를 내더라도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두 사람 모두 누군가의 음모에 당했다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손윤서는 그 죄를 뒤집어쓸 사람까지 이미 생각해 두었다.그러니 이제 창립기념일 행사만 기다리면 됐다....운성 그룹, 대표이사실.임창원은 서류 하나를 들고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최성운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임창원
전화를 끊은 뒤 서정원은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유나가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쥔 채로 눈물을 글썽이는 게 보였다.“왜 그래요?”서정원이 걱정스레 물었다.유나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황찬성이... 날 차단했어요.”‘차단이라니!’서정원은 어이가 없었다.‘황찬성 이 인간 대체 뭐야?’헤어진다고 해도 유나를 차단할 정도로 매정하게 굴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그는 아무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유나를 차단해 버렸다.참 어이없는 일이었다.“난 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믿을 수 없어요.”
“뭐라고요? 날 내쫓는 거예요?”서정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최성운 씨, 이거 먹버예요! 잊지 말아요. 누가 할아버지를 치료했는지! 내가 없었으면 할아버지가 이렇게 빨리 나아서 오늘 퇴원할 수 있었겠어요?”“그래요? 당신이 없었다면 할아버지는 쓰러지지 않았을 텐데요.”최성운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빨리 안 가고 뭐 해요?”“그러니까 오늘은 내연녀 주가영 씨를 꼭 지키겠다 이거죠?”서정원의 아름다운 두 눈이 분노로 가득 찼다.최승철의 퇴원은 중요한 일이었고 병원 밖에는 많은 기자들이 몰
“성운 오빠가 좋아하는 건 저예요. 제 집안 형편과는 상관없어요. 사랑에 어떻게 다른 것들이 섞일 수가 있죠?”주가영은 입술을 달싹이며 마음속 질투를 감쪽같이 감췄다.‘집안이 평범하면 뭐? 최성운과 결혼해서 최씨 집안의 안주인이 된다면 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여자가 될 텐데 겨우 서정원 따위가 뭐라고.’기자들은 계속해 다음 질문을 했다.“참, 주가영 씨. 죽을병에 걸리셨다던데 지금 주가영 씨 상태로는 최성운 대표님 곁에 얼마나 더 있을 수 있죠?”“현대 의학은 아주 발달했어요. 전 제가 꼭 나을 거라고 믿어요. 전 성운
“할아버지, 저 할아버지랑 조금 더 있을게요.”최성운이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최승철이 아픈 뒤로 그는 줄곧 후회했었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할아버지를 많이 관심해 주지 못한 걸 말이다.지금 다행히도 할아버지는 무사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최대한 시간을 많이 비워서 할아버지와 함께 할 생각이었다.손자가 자신을 걱정하자 최승철은 기분이 좋아져 최성운의 손을 잡고 활짝 웃어 보였다.“그래, 그래.”최씨 저택.“이모, 저것 좀 보세요. 오빠 서정원 그 여자랑 틀어진 것 같은데요?”휴대전화를 보던 최지연은 최성운이 최
“성운아, 일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고. 건강 조심해.”“네.”최성운은 덤덤히 대답한 뒤 돌아서서 나갔다.최성운의 차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며 최승철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워커홀릭인 그의 손자가 자주 시간을 내서 그와 함께 있어 주니, 최승철은 아주 흐뭇했다.“어르신, 일찍 쉬세요.”여진구가 최승철을 부축해 방으로 돌아갔다.최승철이 방으로 들어가자 휴대전화가 울렸다.고개를 숙인 그는 그것이 이진숙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발견했다.최승철은 단번에 눈살을 찌푸렸다.그의 며느리는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최지연과 협력해 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