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는 거예요?”서정원은 시선을 들어 눈앞의 차가운 얼굴을 마주했다.최성운은 서정원을 내려보며 질투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심준호랑 뭔 얘기를 그렇게 오래 했어요? 왜 그렇게 오래 있었던 거예요?”“최성운 대표님, 우리는 지금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에요. 나랑 이렇게 가까이 있다가 누군가에게 발각당하면 큰일이에요.”서정원은 질투하는 그의 모습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최성운은 참 쪼잔했다.분명 연기라고 했는데도 그는 질투했다.서정원은 아직 그와 주가영을 질투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최성운 대표님?’서정원이 이렇게
서정원은 최승철의 병실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서정원 씨.”여진구가 병실 문을 열고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서정원은 걸음을 내디뎌 병상 앞에 섰다.“할아버지, 오늘은 어떠세요?”“많이 나아졌어.”최승철은 미소 띤 얼굴로 서정원을 보았다.서정원은 최승철의 맥을 짚었다. 그녀는 이내 그의 맥박이 많이 평온해졌다는 걸 느끼고 무척 기뻐했다.“할아버지, 며칠 뒤면 퇴원하실 수 있겠어요.”서정원이 웃으며 말했다.최승철은 입꼬리를 당겼다.“잘됐네!”그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참, 너랑 성운이는 어떻게 된 거니? 왜 인
유나는 속이 울렁거려서 괴로웠다. 그녀는 임재민의 가슴팍에 기대어 울면서 말했다.“나 너무 힘들어.”“유나 누나, 누나 취했어. 내가 데려다줄게. 누나 어디 살아?”품속의 술에 잔뜩 취한 채 울먹거리는 유나를 본 임재민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위로했다.“난 안 돌아갈래. 술 마실래.”’유나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비틀거리며 바로 향했다.임재민이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그만 마셔. 누나 취했어.”“상관하지 마.”유나는 임재민을 밀어내려 했지만 임재민은 꿈쩍하지 않았다.부랴부랴 바에 도착
“네?”서정원은 당황스러웠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밤새 심준호와 있었던 건 아닐지 의심하며 냉담한 태도로 화를 내던 그가 아닌가?그런데 갑자기 호텔까지 찾아와서 아련한 표정을 지어 보이니 서정원은 당혹스러웠다.“내가 저녁도 가져왔어요. 정원 씨가 가장 좋아하는 영양 찰떡도 있으니 얼른 먹어요.”최성운은 들고 있던 걸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아무리 바빠도 저녁은 먹어야죠.”최성운은 서정원이 너무 바빠서 저녁도 못 먹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사실 직접 요리할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서정원이
“일어났어요? 어제 유나 씨가 취해서 내가 호텔로 데려다줬어요.”서정원이 걱정스레 말했다.어젯밤 일을 떠올린 유나는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그녀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입을 열어 말했다.“황찬성이 어제 전화로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어요.”“왜요?”서정원이 물었다.“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대요.”유나는 힘겹게 그 말을 내뱉었고 이내 차오른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졌다.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난 믿을 수 없어요. 그 사람은 평생 날 사랑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는 거죠? 분
“나 대신 좋은 방법 좀 생각해 줘. 난 반드시 최성운을 얻고 말 거야!”손윤서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눈빛이 결의에 찼다.“그...”백유란은 잠깐 주저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게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네 명예에 조금 영향이 갈 수도 있어...”“얼른 말해봐!”손윤서가 재촉했다.“일단 자고 보는 거야.”백유란이 손윤서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혹시...”손윤서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백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윤서야, 너랑 최성운 씨가 그런 사이가 된다면 서정원과 주가영을 신경 쓸 필요가 있겠어?
비열한 수단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돼야 했다.게다가 그녀는 이미 아주 훌륭한 계획을 세웠다. 그때가 되면 손윤서는 자신도 약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면 일이 벌어진 후 최성운이 화를 내더라도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두 사람 모두 누군가의 음모에 당했다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손윤서는 그 죄를 뒤집어쓸 사람까지 이미 생각해 두었다.그러니 이제 창립기념일 행사만 기다리면 됐다....운성 그룹, 대표이사실.임창원은 서류 하나를 들고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최성운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임창원
전화를 끊은 뒤 서정원은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유나가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쥔 채로 눈물을 글썽이는 게 보였다.“왜 그래요?”서정원이 걱정스레 물었다.유나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황찬성이... 날 차단했어요.”‘차단이라니!’서정원은 어이가 없었다.‘황찬성 이 인간 대체 뭐야?’헤어진다고 해도 유나를 차단할 정도로 매정하게 굴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그는 아무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유나를 차단해 버렸다.참 어이없는 일이었다.“난 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믿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