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넌 그냥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 거잖아. 수술실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따라 들어갔는데 독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서정원, 네가 그런다고 네 죄가 사라질 것 같니? 넌 어르신을 죽인 살인자야. 어르신의 며느리로서 난 절대 이 일을 그냥 넘기지 않을 거다. 너를 반드시 감방에 보내고 말 거야!”이진숙은 명분을 내세우며 휴대폰을 꺼내 바로 신고했다.“최성운 씨, 저 못 믿으시는 거예요?”그들에게 비난을 받는 서정원을 최성운은 그저 미간을 찌푸린 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서정
켕기는 것이 있었던 이진숙도 얼른 눈시울을 붉히며 한없이 슬픈 표정으로 최성운을 위로했다.“네 할아버지 일은 우리도 슬프단다. 너도 서정원 본 모습을 똑똑히 봤잖니. 걔만 아니었다면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도 없었어! 걔가 악랄한 수법을 쓴 거라고!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계속 서정원의 말대로 할아버지 부검까지 했다간, 그거야말로 불효란다.”“우린 그저 네 할아버지를 편히 잠들 수 있게 장례만 치르면 된단다. 그래야 네 할아버지도 편히 가실 수 있을 거라고. 이젠 알겠니? 내가 옆에서 잘 도와줄 거야. 네가 또다시 서정원
“이모.”최지연이 얼른 그녀를 제지했다.“충동적으로 하시면 안 돼요. 일단 걔는 그렇게 내버려 두자고요. 지금 중요한 건...”그녀는 멈칫하더니 이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목소리를 낮춰 소곤거렸다.“이모가 계속 오빠한테 부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시면 눈치 빠른 오빠가 분명 의심할 거예요.”“설마 그러겠니?”조금 전까지 충동적으로 행동하려던 이진숙은 찬물을 끼얹은 듯 침착해졌고 이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물론이죠. 오빠랑 함께 산 지 얼마인데 아직도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병원을 나선 최지연은 얼른 임동석에게 연락해 근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익숙한 룸으로 들어갔다.임동석은 최지연을 발견하자마자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잔에 차를 따라주었다.“일은 이미 대충 전해 들었다. 아주 완벽하게 해줬더구나. 내가 하면 바로 들키더니, 이번에야말로 최성운과 어르신께선 절대 제일 가까운 사람이 그런 짓을 했다는 걸 모르겠더구나.”그는 다소 후련한 듯한 모습으로 조롱 섞인 어투로 말했다.최지연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차갑게 말했다.“너무 기
최지연은 이를 갈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임동석이 그녀를 버리려고 하니 그녀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최승철의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나면 그녀는 최성운과 함께 최씨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지연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권력을 손에 넣으면 반드시 임동석을 가만히 두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깊은 밤,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다.병원 영안실은 아주 고요했다.최지연과 이진숙은 복도 끝에 살금살금 숨어들어 영안실이 있는 방향을 살폈다.“정말로 가야 하는 거니?”이진숙이 최지연의 손을 잡으
“꺄악!!!”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최지연과 이진숙은 패닉에 빠져버렸고 비명을 지르며 구석으로 도망쳤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귀신인가?!’“아버... 아버님 죄송해요... 정말로 고의가 아니었어요... 제발 저한테 오지 마세요. 전 성운이 엄마잖아요. 제발 저를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이진숙은 이미 놀라 손전등을 내동댕이친 상태였고 갑자기 살아나 앉아있는 최승철을 볼 엄두가 없었던 그녀는 두 손으로 눈을 꽉 가렸다.최지연도 이미 충격에 놀라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안색마저 창백해졌다. 그녀의 이마엔 식은땀이 주
최승철이 살아있었던 것이었다!최지연과 이진숙이 서로 마주 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에서 두려움의 감정을 보아냈다.두 사람은 급히 최승철에게 다가가 기쁜 척 눈물을 흘렸다.“아버님.”“할아버지!”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이렇게 살아계실 줄 알고 있었어요. 저희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믿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영안실로 와 본 거예요. 그런데 정말이었네요.”최승철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그의 두 다리를 잡은 두 사람의 손을 쳐냈다.“너희 둘 다 내 앞에서 연기할 필요 없다. 방금 너희
병원 VIP 병실.서정원과 최성운은 조심스럽게 최승철을 부축해 침대 위로 눕혔다.“할아버지, 편히 쉬세요.”최승철을 대하는 최성운의 태도는 어느새 아까의 분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주 부드러워졌다.최승철은 최성운의 손을 잡고 토닥거렸다.“성운아, 난 괜찮다.”서정원은 옆에서 최승철이 편안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이불을 덮어주면서 잊지 않고 당부했다.“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께서 이 일로 화가 나시고 슬퍼하고 계신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할아버지 건강을 위해서라도 무리하시면 안 돼요. 감정 기복이 심하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