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서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심준호의 차를 바라보고 있을 때 최성운은 침착한 걸음걸이로 걸어 나왔다.손윤서는 최성운을 보자마자 다급히 그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시야에서 거의 사라진 심준호의 차를 가리키며 일부러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성운아, 나 조금 전에 서정원 씨가 심준호 씨 차에 타는 걸 봤어. 두 사람 분위기가 아주 좋던데, 엄청 친해 보이더라고.”최성운은 그 말을 듣고 잘생긴 얼굴이 단번에 차가워졌다.그가 황급히 손태진과의 미팅을 끝내고 서정원을 찾으러 비서팀으로 향했을 때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주
‘내 여자라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내가 언제 최성운의 여자가 됐다고. 어처구니가 없네!’“뭐 하는 거예요?”서정원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들려져 최성운에게 안겼다.최성운의 단단하고 힘 있는 품에 안긴 서정원은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서정원은 얼굴이 약간 화끈거렸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가 최성운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었다.그의 어둡고 차가운 눈동자를 통해 서정원은 자신이 그의 품에 꼭 안겨 있는 다정한 모습을 보았다.그 순간, 서정원은 반
“오청연 씨, 제가 이번에 만나자고 한 건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오청연 씨가 안타까워서 그런 거예요.”손윤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시선을 들어 오청연을 보았다.오청연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자 손윤서는 백유란에게 눈치를 줬다.백유란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오청연 씨, 저희는 정말 오청연 씨가 안타까워요. 저희 모두 사실은 서정원이 수작을 부린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서정원은 일부러 사진 몇 장을 골라 오청연 씨에게 망신을 줘서 명성이 추락하게 했잖아요. 그래서 심준호 씨가 오청연 씨와 파혼했고요. 그렇게 하면
눈앞에 있는 최성운의 그윽한 눈빛을 마주한 서정원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화제를 돌렸다.“얼른 가야 해요. 지각하겠어요...”말을 마친 뒤 서정원은 황급히 돌아서서 문가로 향했다.1초라도 더 있으면 참지 못하고 승낙할 것 같았다.‘아니, 아직은 안 돼. 이렇게 빨리 승낙하고 싶지는 않아.’서정원이 부리나케 도망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최성운의 눈빛이 암담해졌다.그는 긴 다리를 내뻗으며 쫓아갔다.두 사람은 지하 차고에 도착했고 서정원은 최성운의 차에 앉았다.최성운은 차에 시동을 걸어 스타진 엔터 방향으로 달렸다.두 사람
그로 인해 최성운의 안색이 차가워졌다.“엘리베이터 왔어요.”서정원은 옆에 서 있는 그의 불쾌함을 눈치채고 입술을 달싹였다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정원아, 왔어?”심준호는 일찌감치 서정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는데 서정원 뒤에 최성운이 있는 걸 보자 미소가 굳어졌다.“최성운 씨는 먼저 돌아가요. 난 메이크업 받으러 가야 해요.”서정원은 최성운에게 말을 전한 뒤 메이크업 받으러 떠났다.대기실에서 나왔을 때, 서정원은 키가 크고 훤칠한 최성운이 문에 기대어 서
기자들은 최성운을 둘러싸고 그에게 질문을 해댔다.“최성운 대표님, 스타진 엔터의 제작 발표회에 참여하신 건 운성 그룹이 연예계로 나아갈 거라는 뜻인가요?”“최성운 대표님, 일전에 대표님과 서정원 씨가 파혼했을 때 서정원 씨가 시골에서 올라와 신분이 비천하여 최씨 집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서정원 씨는 부잣집 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스타진 엔터의 비밀스러운 CEO라던데, 그 때문에 서정원 씨와 다시 잘해보려는 건가요?”최성운은 미간을 구기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비켜요, 전 인터뷰를 받지 않을 겁니
기자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어 앞다투어 질문하기 시작했다.“서정원 씨, 오늘은 서정원 씨가 처음으로 스타진 엔터 CEO의 신분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건데 심정이 어떠신가요?”한 연예부 기자가 먼저 물었다.서정원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우아하게 입을 열었다.“당연히 아주 기쁘죠. 저희 스타진 엔터의 취지는 가장 훌륭한 작품을 찍어 대중들에게 보답하는 것입니다. 다들 많이 봐주세요.”“서정원 씨, 이번에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게 되었다던데 카메오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나요?”기자가 캐물었다.“당연히 없습니
“서정원 씨, 얼굴이 왜 그렇죠?”기자는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처럼 서정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흥분한 어조로 계속해 물었다.연예인들은 이미지를 가장 중요시했다. 서정원은 스타진 엔터의 CEO인데 제작 발표회에서 갑자기 얼굴이 엉망이 되었으니 큰 기삿거리였다.그렇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서정원에게로 향했다.그녀의 얼굴과 몸에서 노출된 부분이 눈에 보일 정도로 붉게 부어올랐고 얼굴 전체에 두드러기가 나서 섬뜩했다.다들 놀라서 의논이 분분했다.“세상에, 어떻게 된 일이래요? 서정원 씨 얼굴이 엉망이 되었어요!”“너무 무섭네요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