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상식에서는 심준호가 프러포즈했고 오늘은 최성운이 프러포즈를 했다. 이틀 연속 두 남자한테서 프러포즈를 받은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어젯밤 시상식과는 달리 지금 그녀의 기분은 조금 들떠있었다. 아직도 최성운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를 보며 서정원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 대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주가영에 대한 그의 태도는 그녀도 똑똑히 봐왔다. 다만 최성운도 말했다시피 주가영은 그에게 생명의 은인이고 그는 주가영을 모른 척할 수가 없다. 오늘
“여보세요, 심준호 씨.”서정원은 옆에 있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한기를 무시하고 태연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심준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들렸다.“정원아, 쉬고 있었어? 혹시 내가 방해한 거야?”“아뇨,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서정원은 덤덤히 물었다.“에서 너랑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몇 개 선정했는데 네가 뭘 마음에 들어 할지 몰라서 말이야. 너 언제 시간 돼? 시간 될 때 같이 의논해 보자.”심준호가 전화 건너편에서 물었다.서정원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내일 저녁에 만나요.”“그래, 내일 저녁에 봐
“당신 태도를 보겠다고 했잖아요.”서정원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최성운을 힘껏 밀어내고 덤덤히 입을 열었다.떠나가는 서정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최성운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다가 이내 결연해졌다.그는 기필코 서정원이 그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들려주게 할 생각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집으로 돌아온 뒤 서정원은 조금 피곤했다. 원래는 ‘얼음과 불’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었지만 잠깐 뒤로 미뤄두기로 마음먹었다.나른하게 침대 위에 누운 서정원의 뇌리에 오늘 밤 최성운이 그녀에게 낭만 있
손윤서의 눈빛에서 서정원을 향한 질투와 증오가 보였다.‘서정원! 또 서정원이야! 서정원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최성운의 애정을 받는단 말이야? 게다가 최성운이 프러포즈까지 했는데 거절해?’서정원은 밀당을 잘했다. 뻔뻔한 서정원이 그렇게 많은 남자를 꼬신 이유가 있었다.‘어제는 심준호였다가 오늘은 최성운이라니! 다들 눈이 먼 건가? 왜 다들 서정원을 에워싸고 도는 거지? 서정원이 대체 뭐가 그리 좋아서?’“윤서야, 우리 이제 어떡해?”손윤서가 갑자기 침묵하자 전화 건너편의 백유란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손윤서는 정신을 차리고
서정원이 계속해 그와 반대되는 얘기를 하고 또 심준호를 꼭 만나려고 하자 최성운은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올랐다.‘서정원의 마음속에 심준호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심준호에게 별 관심 없다고 했으면서 왜 하필 내 앞에서 심준호랑 데이트하러 가겠다고 하는 거야? 진짜 그냥 일 때문이라고 해도 안 돼!’마음속 질투가 불타오른 최성운은 고개를 숙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눈앞에 있는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췄다.다시금 서정원의 벚꽃처럼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빨간 입술에 입을 맞췄을 때, 최성운은 순간 호흡이 빨라지며 손을 한시도
손윤서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심준호의 차를 바라보고 있을 때 최성운은 침착한 걸음걸이로 걸어 나왔다.손윤서는 최성운을 보자마자 다급히 그에게 다가갔다.그녀는 시야에서 거의 사라진 심준호의 차를 가리키며 일부러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성운아, 나 조금 전에 서정원 씨가 심준호 씨 차에 타는 걸 봤어. 두 사람 분위기가 아주 좋던데, 엄청 친해 보이더라고.”최성운은 그 말을 듣고 잘생긴 얼굴이 단번에 차가워졌다.그가 황급히 손태진과의 미팅을 끝내고 서정원을 찾으러 비서팀으로 향했을 때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주
‘내 여자라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내가 언제 최성운의 여자가 됐다고. 어처구니가 없네!’“뭐 하는 거예요?”서정원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들려져 최성운에게 안겼다.최성운의 단단하고 힘 있는 품에 안긴 서정원은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서정원은 얼굴이 약간 화끈거렸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가 최성운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었다.그의 어둡고 차가운 눈동자를 통해 서정원은 자신이 그의 품에 꼭 안겨 있는 다정한 모습을 보았다.그 순간, 서정원은 반
“오청연 씨, 제가 이번에 만나자고 한 건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오청연 씨가 안타까워서 그런 거예요.”손윤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시선을 들어 오청연을 보았다.오청연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자 손윤서는 백유란에게 눈치를 줬다.백유란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오청연 씨, 저희는 정말 오청연 씨가 안타까워요. 저희 모두 사실은 서정원이 수작을 부린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서정원은 일부러 사진 몇 장을 골라 오청연 씨에게 망신을 줘서 명성이 추락하게 했잖아요. 그래서 심준호 씨가 오청연 씨와 파혼했고요. 그렇게 하면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