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키스는 서정원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그녀는 몸이 굳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몇 초 뒤에야 서정원은 뒤늦게 반응했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그들은 이미 파혼했고 두 사람은 이제 아무 사이 아니었다.‘그런데 최성운이 무슨 자격으로 날 침범하는 거야?’서정원은 마음을 굳게 먹고 최성운의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입술에서 통증이 느껴지자 최성운은 본능적으로 서정원을 놓아주었다.서정원은 가슴팍이 거칠게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녀는 수치스럽고 또 화가 난 표정으로 헐떡이면서 입을 열었다.“최성
‘문자?’서정원은 당황했다.‘최성운이 언제 나한테 문자를 보냈다는 거지?’“난 문자를 받은 적이 없어요.”서정원이 비아냥대며 말했다.최성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날 그는 휴대폰이 배터리가 없어서 시아에게 대신 문자를 보내달라고 부탁했었다.그런데 서정원이 문자를 받지 못했다니, 중간에 문제가 생긴 듯했다.최성운이 침묵하자 서정원은 차갑게 물었다.“최성운 씨, 당신은 시아 씨를 오랫동안 사랑했잖아요, 아닌가요? 당신이 지금까지 그리워하던 사람은 시아 씨 아니었나요?”“서정원 씨, 시아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는 건
최성운은 직접 운전해서 빠르게 달려 주가영의 집에 도착했다.“시아야, 시아야!”그는 문을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애타게 그녀를 불렀다.안에서 주가영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이거 놔요. 이 변태, 놔달라고요!”곧이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빌어먹을, 내가 널 마음에 들어 하는 건 네 복이야. 그런데 도망쳐? 어디로 도망치나 보자!”최성운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문을 박차고 나갔다.방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주가영은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옷차림이 흐트러진 채로 방 안에서 튀어나왔다.그녀의 뒤로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남자가
뼈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주가영의 두 손이 물풀처럼 최성운의 목을 꽉 감쌌다. 그녀의 애정 어린 눈동자는 그를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주가영은 최성운의 검은 양복 아래 건장하고 단단한 몸을 상상하며 황홀경에 빠졌다.그녀는 약간 건조하고 뜨거운 입술을 핥았다. 심장 박동이 얼마나 빠른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주가영은 오늘 밤 최성운과 함께 잊지 못할 밤을 보낼 거라고 확신했다.그녀는 최성운의 여자가 되어, 그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여자가 되어 최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는 상상까지 했다.그런 생각에 주가영
“서정원 씨? 서정원 씨는 그만두지 않았나요?”주가영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서정원이 자신의 앞에 서 있자 그녀는 일부러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의아하게 물었다.“사직서를 낸 건 맞지만 최성운 씨가 허락하지 않아서요.”서정원은 최성운을 힐끗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었다.“그러니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성운 오빠, 그래요?”주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최성운을 바라봤고 최성운은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시아야, 그 자리는 서정원 씨 자리야. 네 자리는 내가 다시 마련해줄게.”그 말에 주가영은 일어나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서정원은 주가영을 무시하고 침착하게 걸음을 내디뎌 대표이사실로 향했다.하지만 마음은 가시에 찔린 듯 콕콕 쑤셔왔다.‘주가영은 밑도 끝도 없이 도발하는데 대체 그 목적이 뭘까? 주가영은 이미 최성운과 만나고 있는 거 아닌가? 왜 최성운을 잃을까 봐,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까 봐 저렇게 두려워하는 거지?’만약 주가영이 진짜 시아라면 그녀는 최성운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했다.지금처럼 전전긍긍하지 않고 말이다.‘주가영은 대체 뭐가 두려운 거지?’서정원은 고민하다가 안토니에게 문자를 보냈다.「안토
“날 찾은 이유가 단지 업무 때문인가요?”최성운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원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서정원은 저항해도 소용없자 입꼬리를 당기며 반문했다.“그렇지 않으면요?”‘단지 업무 때문이라니...’최성운은 얇은 입술이 일자가 되도록 입을 꾹 다물었다. 그의 굳은 표정이 현재 그가 얼마나 불쾌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대표이사실 분위기가 살짝 얼어붙었다.잠시 침묵하던 최성운이 다시 입을 열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정원 씨, 나한테 다른 할 말은 없어요?”“없어요.”서정원은 덤덤히 대꾸했다.“어젯밤
“BPL?”최성운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두드렸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어 물었다.“그 회사 자료 있어요?”최성운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임창원은 들고 있던 서류를 뒤진 뒤 최성운에게 보고했다.“인터넷에서 찾아본 자료를 보면 BPL은 최근 몇 년간 설립된 회사로 경영 범위가 아주 넓습니다. 부동산, 주얼리, 화장품, 의류 등 여러 가지 업종에 걸쳐 있으며 회사가 설립된 이후 빠르게 발전하여 규모가 아주 커졌고 실력도 만만치 않습니다.”임창원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그리고 BPL 배후가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