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힐 정도로 잘생긴 그의 얼굴을 보면서 그녀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성운 오빠!”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야릇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버렸다. 그녀는 황급히 최성운을 밀어내고 똑바로 앉았다.‘왜 이렇게 얼굴이 뜨거운 거야? 창피하게. 왜 이 남자를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 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반하기라도 한 건가?’고개를 들어보니 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은 다름 아닌 최지연이었고 그녀가 또 무슨 짓을 벌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서정원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하이힐을
베란다로 향한 그녀는 최성운이 따라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화를 받았다.“준호 씨, 무슨 일이에요?”“정원아, 보고 싶어.” 그가 잔뜩 우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내일 아침 10시, 블루스 카페에서 만나요.” 마침 그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터라 그녀는 고민 끝에 그와 약속을 잡았다. “알았어. 내일 봐.” 그녀가 데이트를 승낙한 건 아직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 심준호는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음날, 비록 주말이기는 하나 서정원은 습관처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녀의 기억이 맞는다면 서정원은 최성운의 약혼녀이고 손윤서는 지금까지 최성운을 좋아하고 있었다. 지난번 생일 파티에서 손윤서는 서정원한테 망신을 주려고 일을 꾸몄었다. 서정원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다고 모함하여 최성운이 서정원을 쫓아내길 바랐지만 서정원은 손쉽게 그 일을 해결했다. 그 일로 인해 손윤서는 계속 서정원을 원망했고 친구들 앞에서 서정원이라는 여자를 꼭 쫓아내야 한다고 몆 번이나 말했었다. 만약 서정원이 최성운 몰래 심준호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한테 알린다면 분명 좋아할 것이다. ‘근데 서정원은
“제발 다음은 없길 바라네요.”심준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더니 이내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지금 당장 제 앞에서 사라지세요.”“하지만...”백유란은 심준호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지만 심준호의 싸늘한 눈빛을 보니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저기요, 얼른 나가주시죠!”심준호의 싸늘한 표정을 본 직원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백유란을 끌어냈다.백유란이 길가에 서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손윤서가 도착했다.“서정원은?”백유란을 발견한 손윤서는 얼른 그녀에게 물었다.정신을 차린 백유란은
‘혹시 야근하러 간 건가?’서정원이 자신의 몸도 신경 쓰지 않고 야근한다는 생각에 최성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얼른 차를 운전하여 회사로 달려왔지만, 서정원을 발견할 수 없었다.최성운은 직원에게 퇴근 기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서정원이 오늘 하루 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어딜 간 거지?’최성운은 다소 답답한 마음에 서정원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꺼져있었다.“최 대표님, 오후 회의 곧 시작합니다.”임창원이 그에게 말했다.“알겠습니다.”건성으로 대답한 최성운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오늘
‘미행했냐고?’최성운의 입꼬리가 씰룩이더니 이내 차갑게 말을 뱉었다.“내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사람으로 보여요?”그는 분명 서정원이 심준호와 몰래 데이트해놓고 지금 오히려 그에게 따져 든다고 생각했다.서정원은 다시 사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마 그녀가 심준호와 카페에 있었을 때 몰래 찍힌 것 같았다.‘최성운이 찍은 게 아니면 누가 찍은 거지?’당시 그녀는 누군가가 카페 입구에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를 들었었고 상황을 보러 간 심준호가 그녀에게 그저 사생팬이 몰래 그를 찍고 있었다고 말했었다.‘혹시 그 사생팬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가 지금 거칠게 키스해오고 있었다.서정원의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밖으로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장이 쿵쿵쿵 뛰었다.최성운의 키스 솜씨는 아주 좋았지만, 서정원은 다소 버티기 힘들었다.그녀는 두 손으로 최성운을 힘껏 밀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더 자극만 준 꼴이 되었다.서정원의 옷 속으로 최성운의 큰 손이 들어왔다...시원한 찬 바람과 최성운의 뜨거운 손이 그녀의 가슴으로 올라왔고 마치 뜨거운 불길처럼 그녀의 온몸을 달아오르게 했다.“그만 해요! 최성운 씨!”갑자
그렇게 며칠 동안, 서정원과 최성운은 냉전을 시작하였다.두 사람은 누구도 그날의 일을 언급하지 않았고 서정원도 일부러 최성운과 거리를 두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최성운도 한결같이 일관된 평소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서정원은 모든 에너지를 “얼음과 불” 프로젝트에 쏟아부은 덕분에 프로젝트는 아주 순조롭게 흘러갔고 진행 속도도 예상보다 더 빨라졌다.그랬기에 브루스는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시제품을 받은 서정원은 얼른 블루스에 연락했다.“브루스 씨, ‘얼음과 불’의 시제품이 나왔어요. 시간 되세요? 제가 가져가서 보여드릴게요